국토부, 신규 재정사업 집행률 0% 25개 '최다'

[the300][집중분석-2013 결산 "내 세금 이렇게 샜다" 5 국토교통부④]국도건설 사업 미비…4대강 채무 상환用?

지영호 기자 l 2014.07.10 16:20


지난해 정부가 추진한 신규 재정사업 중 집행실적이 없는 사업은 13개 부처 46개 사업으로 나타났다. 이 중 국토교통부 소관 사업이 25개를 기록, 전체 미집행 사업의 58%를 차지했다.

9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의 전체 신규사업 430개를 분석한 결과 이 중 10.7%인 43개 사업의 실집행률이 0%로 조사됐다. 예산액으로 따지면 전체 예산액 2조6122억원 중 4.5%인 1184억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집행이 이뤄지지 않은 사업은 최근 3년간 증가 추세다. 2011년 12개 부처에서 32개 사업이 진행되지 않았으나 2012년에는 10개부처 41개 사업에서 사업 추진이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사업비를 받고도 집행이 이뤄지지 않은 부처는 국토부가 가장 많았다. 국토부의 신규 재정사업 중 실집행률이 0%인 사업은 2011년 14개, 2012년 26개, 지난해 25개로 3년동안 예산이 집행되지 않은 사업을 가장 많이 보유한 부처로 꼽혔다.

예정처는 국토부의 실집행률이 이뤄지지 않은 사업이 많은 것에 대해 다수의 국도건설 사업이 미진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예정처 관계자는 "국도건설 사업에서 타당성 재조사 실시와 설계 미완료 등의 사유로 연내 공사가 시작되지 못하는 경우가 연례적으로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국도건설사업에 투입될 사업비가 4대강 사업 부채 상환에 일부 쓰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기춘 국토교통위원장은 "2년 전쯤 47번 국도 확장공사 예산을 400억원 이상 확보해 추진했는데 실제 공사가 지지부진했다"며 "정부에 요청해 예산사용집행내역을 확인해보니 8월말로 절반 가까이 불용처리됐다"고 지적했다.

12월 말까지 사용하고 쓰지 못한 돈을 불용처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면 8월에 불용처리하는 것은 의도가 의심된다는 것이다.

그는 "전국적으로 확인해보니 이런 돈이 1조원 가까이 됐다"면서 "정부가 시급한 지방 국도사업 등 사회간접자본에 예산을 배정해놓고 이 돈을 4대강 사업에 투입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