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등 G20 정상들, '구글세' 합의…내년 시행

[the300] G20 정상회의, 조세회피 대응방안 채택…다국적기업 '국제거래 정보통합보고서' 제출해야

이상배, 세종=조성훈, 김민우 기자 l 2015.11.16 22:00

박근혜 대통령/ 사진=뉴스1


박근혜 대통령 등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구글, 애플 등 다국적 기업의 조세회피를 막는 이른바 '구글세' 도입 등 역외 조세회피 대응방안을 최종 채택했다. 이에 따라 다국적 기업들은 내년부터 각국 정부에 '국제거래 정보통합보고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16일(현지시간) 터키 휴양도시 안탈리아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은 15개 조세회피(BEPS) 대응방안을 최종 채택했다. 15개 과제는 2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시행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간 BEPS 이행 모니터링 체계도 구축된다.

앞서 G20은 2013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회의에서 국제적 조세회피 방지를 위한 액션플랜 이행과 글로벌 조세정보 자동교환 모델 개발에 합의한 바 있다. 이후 지난 2년간 국가간 협력과 논의를 거쳐 지난달 페루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각국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이 BEPS 대응방안을 승인했고, 이번 G20 정상들의 최종 승인을 거쳐 구글세 도입이 확정됐다.

BEPS 대응방안의 핵심은 다국적 기업이 실제 활동하는 국가에서 세금을 물도록 하는 것이다. 주요국들이 BEPS 대응방안에 합의한 것은 구글과 애플, 스타벅스 등 다국적 기업들이 그동안 조세피난처 등에 지적재산과 영업권을 이전해 소득을 몰아줌으로써 교묘하게 법인세 등 각종 세금을 회피해왔다는 문제의식에 따른 것이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9월 다국적 기업의 경영정보와 이전가격(국외 특수관계사와 원재료, 제품 및 용역 등을 거래할 때 적용하는 가격) 관련 거래현황이 담긴 '국제거래통합정보보고서' 제출을 의무화한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국조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다국적 기업들의 저항이 예상되는 만큼 모니터링 결과를 토대로 다른 국가들과 보조를 맞출 계획"이라며 "앞서 제출된 국조법 개정안은 G20 정상들이 BEPS 대응방안을 채택한데다 국회의 이견도 없는 만큼 당장 내년부터 시행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G20 정상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재발을 막고 자산운용업의 급성장에 대응하기 위한 금융규제 개혁 방안과 이행 계획 등을 논의했다. 또 부패방지를 위해 법인의 실소유자를 투명화하고, 민간부문의 청렴성을 제고하는 한편 정보공개의 투명성을 확대하는 방안도 협의했다. 정상들은 국제통화기금(IMF) 개혁과 관련해서도 쿼터 규모 2배 확충과 지배구조 개혁 방안 등을 담은 2010년 개혁안의 미국 의회 비준을 압박했다.

또 각국 정상들은 이날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성장둔화와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과 파급효과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지속성장과 잠재성장률 제고를 위한 구조개혁과 성장전략 이행을 중점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공공·노동·교육·금융 등 '4대부문 구조개혁'을 중심으로 한 성장전략 보완책을 제시했다. 지난해 열린 호주 브리스번 회의에서 G20 정상들은 2018년까지 5년간 국내총생산(GDP)를 현 추세 대비 2% 이상 제고하기 위한 성장전략을 마련한 바 있다. 올해 정상회의에서는 기존 성장전략의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각국 경제여건 변화에 맞게 성장전략을 보완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 같은 논의를 토대로 정상들은 이날 '2018년까지 G20 회원국 전체 성장률을 추가로 2%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이뤄내자"는 등의 내용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한편 박 대통령 등 G20 정상들은 13일 프랑스 파리 테러와 시리아 난민사태 등과 관련해 테러 및 난민 문제에 대한 국제공조 강화에도 뜻을 모았다. 정상들은 테러 방지를 위해 테러자금을 차단하고, 국가 간 정보 공유를 확대하는 한편 테러리스트들의 국제적 이동을 막기 위해 국경 보안을 강화키로 했다. 또 난민 보호 및 지원을 위해서도 협력키로 했다.

전날 박 대통령은 '테러리즘과 난민 위기'를 주제로 G20 정상회의 만찬에서 "테러리즘은 새로운 양상으로 계속 진화하며 국경을 초월하여 수많은 사람들의 삶과 기본가치를 위협할 뿐만 아니라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저해하는 국제사회의 암적 존재가 되고 있다"며 13일 파리 테러를 강도 높게 규탄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업무오찬을 끝으로 G20 정상회의 일정을 모두 마쳤다. 이어 박 대통령은 18일부터 필리핀 마닐라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행사에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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