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승용 사퇴, 이종걸 당무거부…野 지도부 와해 직전

[the300] 최재천 정책위의장 등 주요 당직자들 文 지도부 반기 거세져

최경민 구경민 배소진 기자 l 2015.12.08 17:48
주승용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위원직 사퇴를 밝히고 있다.주 최고위원은 "제가 먼저 책임지고 결단하겠다. 제가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남으로써 통합의 물꼬를 트고자 한다"고 사퇴를 발표했다. 주 최고위원은 지난 4일과 7일 열린 최고위에 연이어 불참하는 등 당무를 거부하며 최고위원직 사퇴를 예고해 왔다. 2015.12.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새정치민주연합의 지도부가 와해 직전에 놓였다.
주승용 최고위원이 사퇴하고 이종걸 원내대표도 당무거부를 지속하는 등 비주류 당직자들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전남과 전북의 당원들이 문재인 대표에 대한 당원소환투표를 청구하면서 호남의 민심도 요동치고 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표가 당을 살리기 위한 통합에 나서지 않고 당을 분란에 빠뜨리고 있다"며 사퇴를 선언했다. 지난달 27일 오영식 최고위원이 문 대표의 '문안박 연대' 제안에 반발해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2번째 최고위원의 사퇴다.

주 최고위원은 문 대표가 안철수 의원이 제안한 혁신전대를 받지 않은 이후 4일부터 당무를 거부해왔다. 7일 문 대표와 독대해 혁신전대를 촉구했지만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분열의 정치가 통합의 정치를 압도했다", "악마를 막지 못했다"는 등의 격앙된 언어로 문 대표에게 날을 세웠다.

주 최고위원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문 대표에게 안철수 의원의 탈당은 우리당이 파국으로 가는 전초전이기 때문에 결단해줘야 한다는 말을 했는데, 오히려 (문 대표가) 안 의원을 설득해줬으면 좋겠다는 주문을 (내게) 했다"며 "문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지만 받아들여지 않았기 때문에 저라도 결단해야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하고 사퇴를 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표와 당내 '투톱'을 이루고 있는 이종걸 원내대표의 당무거부도 지속되고 있다. 이 원내대표 역시 주 최고위원과 같은 이유로 7일 최고위원회에 불참했다. 이 원내대표는 9일 최고위에도 참석하지 않을 계획이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대표, 주 최고위원와 면담을 한 이후 당내 문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정리할 뜻을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프랜차이즈 산업 대토론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당의 승리, 선당후사를 위해 스스로 헌신하고 희생할 수 있는 모든 방법들을 찾아내는 것이 당의 지도자 역할"이라고 밝혔다. 문 대표의 사퇴와 혁신전대의 개최를 다시 한 번 요구한 셈이다.

최재천 정책위의장도 거취를 고민하고 있다. 최 의장은 사퇴 여부에 대해 "주변 사람들과 논의를 하고 있다"고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면서도 "오영식 최고위원에 이어 수석최고위원(주승용)이 사퇴하고, 원내대표까지 당무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당 지도부는 당연히 정치적으로 무너질 것"이라며 문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문재인 지도부에 대한 비주류 당직자들의 반발은 이뿐만이 아니다. 전날에는 이윤석 조직본부장, 정성호 민생본부장, 김영록 수석대변인이 문 대표의 사퇴와 혁신전대 개최를 내세운 '야권대통합을 위한 구당모임'에 이름을 올렸다. '구당모임'은 이날 오전에도 회동을 하고 '현 지도부 체제로는 총선승리가 어렵다'는 인식을 함께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전남전북 당원 2300여명은 문 대표에 대한 당원소환투표를 청구했다. 이들은 청구서를 통해 "문 대표는 지금까지 모든 선거에서 연전연패해 당의 위상을 심각하게 실추시켰다"며 "문 대표는 '이기는 정당을 만들겠다'는 공약위반과 책임정치를 회피한 데 대해 당원과 국민에게 사과하고 즉각 퇴진하라"고 촉구했다.

당내 갈등이 심화되자 문희상·김성곤·박병석 의원 등 새정치연합 중진들은 갈등 중재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중진 의원들은 이날 회동을 가진 후 당내 분열과 갈등을 매듭지어야 한다는 점에 뜻을 같이 했다.

박병석 의원은 "문 대표와 안 대표 모두 당에 필요한 사람으로 둘이 함께 해야 된다"면서도 "현 지도체제로는 사실상 힘들지 않겠느냐 공감대가 있었는데 그 방법에 대한 문제는 좀 더 논의를 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대표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토론에서 '마이웨이'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주승용 최고위원의 사퇴의 경우 "다수 최고위원들은 (주 최고위원과) 생각이 다르다"고, 탈당 및 분당설의 경우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서 배수진을 치는 것"이라고 그 의미를 축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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