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호남, 선거태풍 부나…與 "험지출마"-野 "호남단결"

[the300]새정치, 현역의원 순차 탈당 위기감…이재오 "과감하게 호남도전"

김성휘 기자,이하늘,최경민 기자 l 2015.12.23 10:28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이 12월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여야 지도부에 국민공천의 취지를 살리는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2015.12.9/뉴스1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탈당은 대의가 아니다. 분열이 승리의 길이 아니라 필패의 길이라는 것을 삼척동자도 아는 일"이라 밝혔다. 2015.12.23/뉴스1

새정치민주연합 내분으로 현역의원이 잇따라 탈당하는 등 정치지형이 요동치는 호남이 내년 총선 주요 격전지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종전 같으면 야당의 텃밭이어서 이른바 '기호 2번 투표'가 무난하게 예상됐지만 20대 총선은 안철수·천정배 신당의 등장, 새정치연합의 호남지지 하락과 현역의원 탈당이 이어지며 혼돈 양상이다. 새정치연합에서 김동철 의원(광주 광산)은 이미 탈당했고 임내현 의원(광주 북구) 등이 23일 기자회견하는 등 줄줄이 탈당을 예고하거나 거취를 고심 중이다.

여기에 지역주의 극복을 기대하는 새누리당의 호남입성 노력도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23일 여야 모두 호남공략 메시지를 낸 것은 이런 맥락이다.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은 정치신인이나 명망가 도전자들이 호남과 같은 어려운 지역에 도전해야 한다고 공개 요구했다. 험지출마를 넘어선 호남출마론이다.

이 의원은 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처음 (출마)하거나 명망 얻거나 하면 호남으로 나서야 한다"며 "그간 쌓은 정치적 명성으로 광주나 전주, 목포에서 과감하게 후보를 내면 한국정치에 새바람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 정권 출신, 새로 정치하려는 분들 과감하게 최악의 시뮬레이션에 도전해주길 바란다"며 "김무성 대표도 특정인을 만나서 그런 얘기 전한다고 하니까 이 기회에 새누리당이 발상의 전환으로 호남 공략 통해 정치발전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 현역의원의 타 지역 차출론에는 "지역 주민들과 약속하고 지지받아 국회의원 된 사람에게 지역구 옮기라 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이 의원은 서울 은평을 5선의원이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의 집권을위한모임 주최 '새정치연합, 뭐가 문제인가' 토론회에 나란히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2015.10.12/뉴스1

같은 시각 전병헌 새정치연합 최고위원은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당은 광주와 호남을 근간으로 하는 DJ 호남정신을 계승한 적통"이라며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을 이롭게 하는 일은 호남이 원하지 않는 일이라고 자성·자각하자"고 단결을 요구했다.

전 최고위원은 야권 신당 출현과 동료의원들의 탈당에 "우리 당이 사분오열하면 박근혜 대통령이 바라는 것이고 이미 현상적으로, 여론조사로도 그렇게 나온다"며 "그것은 가장 호남민심에 반하는 일"이라고 했다.

새정치연합 현역의원들은 광주, 전남, 전북 순으로 탈당 정서가 강한 걸로 파악된다. 문재인 대표 지도부와 갈등에다 호남에서 현역의원 교체를 바라는 이른바 '현역교체지수'가 비교적 높은 것도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광주 현역 의원 가운데 장병완·권은희 의원도 거취를 고심 중이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전남 목포)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제적으로 (당을) 나가 (신당 통합) 운동을 할 수도 있다"며 "민심이 원하면 제가 어디에 서 있을지 예측 불허"라고 말했다.

서울의 중진이자 비노 구심점인 김한길 의원(서울 광진)의 탈당도 임박한 걸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표는 탈당 도미노 가능성에 "탈당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강력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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