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신당추진에 박차…문재인 인재수혈로 '견제'

[the300]安 '공정성장' 깃발…文 '인재영입 본격화'

구경민 박광범 이하늘 기자 l 2015.12.27 17:17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치 실현을 위한 집중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5.12.2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신당의 경제정책 기조를 내세우며 신당추진에 박차를 가했다. 탈당 러시로 제1야당의 위상이 위축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을 영입, 인재수혈로 맞불을 놨다. 내년 총선을 4개월도 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두 사람은 정책 뿐아니라 인재 발굴에서 치열한 주도권 다툼을 벌일 태세다.

◇安, 일요일마다 이슈선점…신당기조 선보여

안 의원은 2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신이 추진중인 신당의 기조를 공개했다. 안 의원은 일요일마다 기자회견을 갖고 이슈를 선점,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 

안 의원은 이날 '공정성장'을 중심으로 한 경제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안 의원은 "'공정성장'을 경제정책의 제1기조로 삼아야 한다"며 "정부 주도의 산업 정책에 목을 매는 경제는 이제 넘어서야 한다. 몇몇 재벌에 의존해서는 재벌만 행복하고 국민 다수는 불행한 구조
를 바꿀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온갖 독과점질서를 공정거래 질서로 바꿔야 한다"며 "공정한 경쟁과 공정한 분배하에 우리는 다시 성장할 수 있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이것이 제가 오랫동안 강조해왔던 '공정성장론'"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 신당 기조로 △교육개혁 △격차해소 △통일 등을 선보였다.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서는 "박근혜 대통령식 창조경제는 전혀 창조적이지 않다. 새누리당식 낙수이론, 관치경제로는 21세기 경제의 활력과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없다"며 정면 비판했다.

전통 야당에 대해선 "무능·무비전·무책임으로 규정되는 새누리당의 낡은 정치 행태는 오늘날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위기를 초래한 근본적 원인 중 하나"라고 날을 세웠다. 앞으로 안 의원은 전통 야당 지지층을 겨냥한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신당 기조를 밝힌 데 이어 지지자들과 토론회를 갖고 '세몰이'에 나섰다. 

안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 1소회의실에서 '새정치 실현을 위한 집중토론회'를 열고 신당 기조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신당의 정치세력화를 성공시키기 위한 지역별·부문별 의견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신당의 정책은 민생을 강화했으면 좋겠다"며 "말로만, 구호로만, 강령으로만 백 번 (민생정책을 주장) 해봐야 국민들은 안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김동철·문병호·유성엽·황주홍 의원 등이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해 안 의원과 함께하기로 한 것과 관련, "현역의원 40~50명이 (탈당해 안철수신당으로) 나오면 공천을 받을 수 있다는 것부터 빨리 불식시켜야 한다"며 "실제로도 그래선 안 된다. 호남 인사
들도 절반은 (공천에서) 탈락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감하게 그 분들에게 2선 후퇴를 요구해야 한다"고 안 의원에게 조언했다.

◇文, 표창원 전격 영입…인물영입 본격화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외부 인물 영입에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였다. 탈당 여파를 최소화하면서 세규합에 나선 '안철수 신당'을 견제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소장은 27일 문 대표의 설득에 의해 새정치연합에 공식 입당했다. 표 소장은 문 대표가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고 나서 공개한 외부인재 영입 1호다.

문 대표의 추가 영입 대상으로는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과 장하성 고려대 교수 등이 거론된다. 

특히 문 대표가 안철수 의원의 멘토이자 2012년 대선 당시 안철수 캠프에 있었던 고려대 장하성 교수의 영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측은 장 교수를 놓고 신경전을 펼쳤다.

문 대표는 표 소장 영입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중도 확장하는 영입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신당의 중도 지지세력이 확장되는 것을 길목에서 차단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또 새정치연합은 당명개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새로운 당명 후보로 '희망민주당', '더불어민주당', '민주소나무당', '새정치민주당', '함께민주당' 등 5개를 확정했다. 5개 후보군에 있는 이름에는 모두 '민주당'이 들어있지만 '새정치'가 포함된 것은 단 하나뿐이어서 새로운 당명에선 안 의원의 상징인 '새정치'가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

새정치연합은 연내 여론조사를 마쳐 당명을 확정한 후 당명시안작업에 착수해 1월 중순께 당명 개정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연내에 안철수 흔적 지우기를 마무리하겠다는 분명한 의지 표명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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