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공천룰' 놓고 친박-비박 갈등 폭발

[the300]김무성 "누구도 국민공천제 흔들 수 없어"

배소진 기자 l 2016.02.17 10:51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굳은 얼굴로 입장하고 있다. 2016.2.1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새누리당이 공천신청을 마감한 가운데 공천룰을 둘러싼 계파 갈등이 극에 치닫고 있다. 전날 우선추천지역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발표에 친박계는 지지를, 비박계는 비판을 가하며 타오르는 불에 기름을 끼얹은 모습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그 누구도 국민과 약속한 국민공천제를 흔들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며 이 위원장의 '우선추천지역 선정 방침' 발표에 거듭 반발했다.

그는 "우리가 국민들에게 수백번 약속한 국민공천제는 절대 흔들 수 없는 최고의 가치"라며 "공천 과정도 국민 뜻대로 당헌 당규에 맞게 공명정대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정치 지망생들이 공천혁명이라 생각할 수 있는 국민공천제를 믿고 새누리당에 공천 신청을 많이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박계이자 친이(친이명박)계의 수장격인 이재오 의원도 이날 회의에 참석해 친박계를 향해 쓴소리를 늘어놨다.

이 의원은 "당이 좀 정상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선거가 50여일 남았는데 마치 예선만 하고 본선은 안 하는 당같이 보인다"고 공천룰을 둘러싼 당내 갈등상황을 비판했다.

그는 "특정지역에 특정인이 가서 선거사무소 개소식이나 후보사무실 축사를 하는 경우가 있다. 당연할 수 있는 일이지만 지금은 이것조차 당내갈등을 부추길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연일 이 친박계 예비후보들을 지지하며 이른바 '진박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친박계 실세 최경환 의원을 공개저격하다시피 한 것이다.

이 의원은 "당내 경선만 끝나면,그냥 후보를 정하면 다 새누리당 국회의원 되는 거냐"며 "저라고 오라는 데 없고 가고 싶은 데 없겠나. 제가 가서 비박계 결집이니, 친이계의 결집이니 이런 게 붙으면 그 지역 사람들은 뭐라 하겠나 해서 그런 것"이라고 최 의원의 행보를 거듭 비난했다.

반면 정갑윤 국회 부의장은 "사회적으로 덕망있는 인재를 적극적으로 영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20대 총선을 치르는데 우리당 외부인제 흡수 체계는 상향식 공천방식에만 의존하고 있다"고 김 대표에 반기를 들었다.

그는 "상향식공천은 지역사회 저변으로부터 참신한 인재를 영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일종의 자율적 시장기능에 치중하고 있다"며 "종로나 마포갑같이 험지논란과 더불어 우리 당내 불협화음을 보여주고 분야별로 놓치지 아까운 인재 영입에 한계를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우선추천지역을 중심으로 중앙 차원이나 지역차원에서 당이 필요로하는 맞춤형 인재영입을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지역별 공천인력에 대해 당 차원에서 어느정도 교통정리를 해줄 필요가 있다"고 이 위원장을 지지했다.

한편 김 대표는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이한구 위원장의 발표에 대해 "묵과할 수 없다"며 언짢은 기색을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책상을 내리치는 등 분위기가 험악해질 뻔 했다는 게 회의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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