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전문가 김택환 새책 "삼성전자 매각설은 사이비"

[the300]제조업 경쟁력 강조…손학규 추천사 쓰고 정의화는 국회의원에 선물

김성휘 기자 l 2016.06.05 11:03
'21세기 대한민국 국부론' 표지


'21세기 대한민국 국부론'을 제목으로, '넥스트 인더스트리'를 부제로 한 이 책은 독일 경제 그 중에서도 제조업 경쟁력을 집중 조명한다. 세계적 산업강국 독일이라는 창으로 한국의 산업 경쟁력을 진단하고 미래에 개척해야 할 분야를 소개한다. 

그런데 내용보다 먼저 정치적 의미로 관심을 모았다. 손학규 전 민주당 상임고문이 저자 요청으로 추천사를 쓰고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19·20대 의원들에게 선물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기자로, 또 학자로 독일을 취재·연구한 김택환 전 경기대 교수. 그는 전남 강진의 손 전 고문 거처로 찾아가 추천사를 부탁했다. 손 전 고문은 "독일 베를린대학 연수 시절부터 이따금 만나온 사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내 정치인생을 관통하는 그 무엇을 한 단어로 정리하면 민주적 리더십"이라며 "민주적 리더십이 대한민국 국부론과 결합하면 김구 선생이 노래한 '높은 문화국가'가 되는 것 아닌가"라고 평가했다.

정 전 의장은 지난달 말 국회의장 직속 미래전략자문위원회가 쓴 '미래를 위한 제언 2016'을 국회의원들에게 선물하면서 이 책을 함께 보냈다.

손학규·정의화 두 사람은 현재 선 위치는 다르지만 중도개혁 정치세력화를 꿈꾸는 것은 유사하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손 전 고문에겐 정치복귀 러브콜이 쏟아진다. 정 전 의장이 국회의장 퇴임과 함께 '새한국의비전' 싱크탱크를 세우자 손 전 고문 합류 여부가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게다가 이 책은 독일 사례를 주요한 모티브로 하면서 새로운 정치·경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말로 끝맺고 있다. 책을 매개로 손학규·정의화 두 사람이 교감한 것 아니냔 관측을 낳기에 충분했다.

책의 화두는 간결하다. 미국 중국 일본 등과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글로벌 메가트렌드를 파악하고, 특히 독일을 뛰어넘을 정도의 제조업 강국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런 맥락에서 삼성 몰락이나 삼성전자 매각 가능성을 직설적으로 비판한다.

신자유주의가 선진국에서 이미 실패로 판정받았지만 국내에 여전히 이에 익숙한 "사이비 조언가들이 활개친다"고 꼬집는다. '2030 대담한 미래'를 쓴 미래학자 최윤식을 언급하며 "최윤식 소장을 포함해 일각에선 삼성의 몰락 시나리오를 제시하면서 '삼성 이재용 부회장은 미래를 위해 삼성전자를 팔 수 있을까'라고 말한다"고 지적한다. 

이어 "잘못된 안내는 기업을 망치고 나라 산업을 몰락의 길로 인도할 수 있다"며 "21세기에도 핵심산업·미래산업인 전자산업은 매각이 아니라 혁신, 즉 연구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해야 할 분야"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독일을 소재로 '넥스트 코리아' '넥스트 이코노미' '넥스트 리더십'을 썼다. 이 책은 '넥스트' 시리즈의 네번째다.

◇21세기 대한민국 국부론-넥스트 인더스트리= 김택환 지음, 자미산 펴냄. 304쪽/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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