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백 전투력·새누리 '키맨' 권성동 이번엔 법사위다

[the300][국회의원사용설명서 2.0]검사 출신 3선, 특위 해결사 명성

김성휘 기자 l 2016.07.07 05:40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 뇌구조/머니투데이

새누리당의 해결사이자 '믿을맨' 권성동 의원이 20대 국회 첫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때로는 밀어붙이고, 때로는 협상할 줄 아는 정치력과 거침없는 발언으로 유명세를 탔다. 여야의 전쟁터인 법사위에서 간사가 아닌 위원장으로 어떤 운영능력을 보일지 관심이 높다.

검사 출신인 그는 2009년 10월 재선거로 18대 국회에 중도 합류해 올해 3선 의원이 됐다. 강릉 토박이로 중앙대 법대를 나와 27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수원지검·서울중앙지검 등을 거쳐 '나쁜 놈들 잡는' 검사를 천직으로 알고 살았다. 

정치에 눈을 뜬 것은 법무부와 대검찰청에 근무하면서다. 국회 등 검찰 외적인 업무를 겪으면서 '정치와 국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2008년 이명박정부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거쳐 2009년 재보선에서 고향에 출마했다.

20대 국회에는 새누리당 친이계 출신이면서 비박계 핵심인물로 떠올랐다. 김무성 대표 시절 당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아 김 대표 측과도 가깝다.

[키워드]1. 전투력

2010년 특임장관 인사청문회,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등 그는 등원 초기부터 청문회 단골로 이름을 날렸다. 19대 국회때도 새누리당은 난제가 있으면 논리와 전략을 갖춘 그에게 믿고 맡겼다. 법제사법위 간사, 환경노동위 간사에다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 각종 인사청문 특위에 단골로 참여한 이력이 말해준다.


전투력은 어려운 고비에서 돋보이는 법이다. 19대국회 환경노동위에선 '일당백'으로 야당과 협상했다. 정의당 심상정, 더불어민주당 은수미·장하나 의원 등 걸출한 노동 전문가들과 맞설 땐 전문성보다는 솔직함이 무기였다. 지난달 당 사무총장에서 물러날 땐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의 "사무총장 교체" 발표에 순순히 응하기보다 절차와 정당성이 필요하다고 맞섰다.

이렇게 여간해선 쉽게 물러서지 않는 그를 상대 당에선 불편해 하면서도 실력만큼은 인정한다.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기보다 논리를 갖추고 협상할 줄 아는 능력을 지녔다는 것이다. "강성으로 보이지만 말이 통하는 인물"로 본다.
권성동 새누리당 국회의원 평점/머니투데이

[키워드]2. 법사위

법사위는 법안 통과의 마지막 관문 격으로 중요도가 높지만 폐지나 역할 축소 등 논란도 이어진다. 권 의원은 법사위 역할론에 확신을 갖고 있다. 한국이 단원제 국가인데다 상임위별로 만들어진 법안들이 충돌한다면 최종 통과 전 이를 조율할 공간은 법사위밖에 없다. 이 때문에 "법사위가 제대로 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법률이 엉망이 된다"는 소신이 강하다.

그는 야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아왔던 19대국회에선 법사위의 여당 '수문장'으로 활약했다. 이번엔 '문'자를 떼고 수장에 오른 셈. 법사위원장은 청와대는 물론 원내지도부와 긴밀한 소통, 협상력도 필수다. 총선 결과에 따른 원구성 협상과 무소속 일괄 복당이 더해져 그는 여당이자 제1당의 법사위원장이란 이례적 위치다.

그동안 제출한 법률안도 상당수가 법사위 소관이다. 19대국회에 73개 법안을 대표발의, 18개가 대안반영으로 사실상 통과됐고 7건이 수정가결, 13건은 원안가결됐다. 단 원안가결 중 상당수는 기존 법률의 내용을 고치기보다 법정형을 정비하는 법안에 속한다.

정치 무대는 열심히 한 만큼 성과가 나는 곳으로 여긴다. 그런 점에서 영국 정치인 윌리엄 윌버포스의 일대기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아낀다. 윌버포스는 귀족 출신이지만 노예제 폐지 신념을 여론으로 확산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를 읽는 또다른 열쇠는 '강원도'다. 강릉에선 젊은 인재 한 번 잘 키워보자는 지지를 업고 내리 3선 했다. 강릉의 정치인 심재엽 전 의원은 17대 국회의원으로 18대 총선(2008)에 나섰으나 무소속 최욱철 후보에게 석패했다. 

최 의원이 강원랜드 감사 시절 활동이 문제가 돼 당선무효가 되면서 2009년 재선거가 벌어졌다. 심 전 의원이 권토중래를 노렸고 개소식에 박근혜 당시 당대표가 참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젊은 피' 권성동을 이기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5곳 재보궐 선거 중 3곳에 패했지만 권 의원은 일찌감치 승세를 굳히고 여의도에 입성했다.

4선 이후를 기약하자면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은 숙제다. 20대 국회 들어 6일까지 조세특례제한법 등 법안을 3개 제출했는데 모두 평창올림픽 관련이다.

[이 한 장의 사진]
연탄 나르기 봉사활동 중인 권성동 의원/권성동 의원 제공

권 의원은 지난 3월6일 강릉시 종합자원봉사센터에서 매년 진행하는 연탄 나르기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2009년 국회 입성 후에는 젊음의 패기를 강조하는 풋풋한 모습도 남겼다. 
권성동 의원이 초선의원 때 의정활동 포부를 밝힌 국회보 일부/국회보 캡처


[한마디]"7월 마지막주는 너무 덥다"

소신파 면모가 강하다. 남들은 쉽게 하기 힘든 이야기를 솔직하게 꺼낸다. 그러다보니 논쟁적 발언이 적지않다.

"가습기살균제 사건 본질은 민간기업 옥시 부도덕 행위가 핵심이다. 20대 국회에서 청문회든 국조특위든 진상규명할 방침이다. 섣불리 정부책임론 제기하며 정치공세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2016년 5월12일, 국회 환경노동위 간사로 가습기살균제 사건 관련 입장.

"관피아라고 해서 유관기관이나 산하기관으로 일체 갈 수 없도록 막아 놓은 것은 조금 풀 필요가 있다.…관피아(官+마피아)라며 관료 출신들을 죄인시 하거나 백안시 할 필요는 없다."- 2016년 4월27일, 20대 총선에 새누리당의 세종시 득표가 낮은 점을 지적하며.

"다른 의원들은 쉬는데 우리 특위 위원들만 일하고 있다. 7월 마지막 주는 너무 덥다."- 2013년 7월28일, 국가정보원 국정조사 특위 일정에 대해.

[요!주의]직설화법? 아슬아슬

검사 출신 정치인은 과단성, 저돌적인 추진력 등 특유의 스타일을 보인다. 권 의원도 예외가 아니다. 당에서 필요한 일이면 능력치를 최대한 끌어올려 관철시켰다. 이 과정에서 거침없는 발언은 때로 '사이다'처럼 들리지만 불편하게 여기는 쪽도 적지 않았다. 자기주장만 고집하지 않고 경청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면은 장점이다.

△강원도 강릉(1960) △명륜고등학교·중앙대 법학과 △중앙대 대학원(수료) △제27회 사법시험 △수원지방검찰청 검사, 서울중앙지검검찰청 검사, 법무부 인권과 검사 △대통령 민정수석실 법무비서관(2008) △새누리당 전략기획본부장, 혁신비상대책위 사무총장 △국회 법제사법위·환경노동위 간사 △국회 법제사법위원장(2016~) △18·19·20대 국회의원(3선, 강원 강릉시)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이 당 사무총장이던 6월 2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16.6.21/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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