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이어 최경환도 '공천개입' 의혹 녹취록 공개

[the300]지역구 변경 종용…"대통령 뜻이냐" 질문에 최경환 "그럼, 그럼"

배소진 기자 l 2016.07.18 21:00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대표 불출마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경환 의원은 "총선 패배와 관련해 국민께 큰 실망을 끼쳐드려 송구하다"며 "정권 재창출 위해 전대에 불출마한다"고 밝혔다./사진=뉴스1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에 이어 총선 과정에서 '진박 감별사' 역할을 했던 최경환 의원까지 특정 후보에게 출마 지역구 변경을 요구하는 녹취록이 18일 추가로 공개됐다. 최 의원 역시 이를 박근혜 대통령의 뜻이라고 언급했다.

18일 TV조선에 따르면 최경환 의원은 지난 1월 수도권에 출마했던 새누리당 예비후보 A씨에게 출마 지역구를 옮길 것을 요구하는 전화를 걸었다. 녹음파일에서 최 의원은 "그렇게 해요. 사람이 세상을 무리하게 살면 되는 일이 아무것도 없잖아. 자꾸 붙을라고 하고 음해하고 그러면 XXX도 가만 못있지."라고 말했다.

A씨가 공천보장을 약속해달라고 하자 "그래, 그건 XXX도 보장을 하겠다는 거 아냐… (말씀하셨어요?) 그러니까 빨리 전화해서 사과 드리고"라며 압박을 했다. 이어 ""감이 그렇게 떨어지면 어떻게 정치를 하나? 하여간 빨리 푸세요. 그렇게 하면 우리가 도와드릴게"라며 지역구를 옮길 경우 도와주겠다는 뜻도 전했다.

지역구 이동이 대통령의 뜻인지 거듭 확인하는 A씨에게 최 의원은 "그럼, 그럼, 그럼, 그럼. 옆에 보내려고 하는 건 우리가 그렇게 도와주겠다는 것이고"라고 말했다. A씨가 요구한 비례대표 보장에는 거절의사를 밝혔다.

최 의원과의 통화는 윤상현 의원이 이미 한 차례 출마지역 변경을 회유한 뒤에 이뤄졌다.

윤 의원은 A씨가 언짢은 듯 "너무 심한 겁박을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자 "까불면 안된다니까. 형이 얘기한 대통령 뜻을 가르쳐 준거 아냐. 정무수석하고, 경환이형하고, 나하고 대통령, 다 그게 그거 아냐”라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그러면서 “뒤에 대통령이 있다니까. 최경환이 또 전화해야 해?"라고 묻기도 했다. A씨는 "최경환 부총리가 전화하면 내가 (변경)할게"라고 말했고 윤 의원은 곧 "바로 전화하라 할게”라고 말했다. 그리고 실제로 최 의원의 전화가 걸려온 것이다.

앞서 이날 오후 공개된 첫 녹음파일에서도 윤 의원은 형. 내가 대통령 뜻이 어딘지 알잖아. 형 거긴 아니라니까"라며 "경선하라고 해도 우리가 다 (후보로) 만들지. 친박 브랜드로 '친박이다. 대통령 사람이다' 서청원 최경환 현기환 의원 막 완전 (친박) 핵심들 아냐"라고 말하는 등 대통령과 청와대 정무수석, 친박 실세의원들을 거론하며 지역구 변경을 종용했다.

A씨는 실제로 출마지역을 옮겼지만 경선 결과 낙마, 총선에 출마하지 못했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