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약속이 대통령과의 약속" 현기환 녹취록도 공개

[the300]"서청원 의원 지역구에 출마하지 마라" 김성회 전 의원에 회유 압박…청, 공천 개입 논란 불가피

배소진 기자 l 2016.07.19 20:37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사진=뉴스1


지난 4.13 총선 새누리당 공천에 현기환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까지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친박'(친 박근혜) 맏형인 서청원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화성갑에 출마선언을 한 김성회 전 의원에게 윤상현, 최경환 의원 뿐 아니라 현 전 정무수석까지 지역구 변경을 종용했다. 

당시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과 현 전 정무수석의 '비밀회동' 의혹이 불거졌을 때 청와대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단언했었던 터라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19일 TV조선에 따르면 현 전 수석은 김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다른 지역구로 옮길 것을 요구했다. 녹음파일에 따르면 현 전 수석은 "가서 (서청원) 대표님한테 저한테 얘기했던 것과 똑같이 말씀하셔라. '대표님 가는 데 안가겠다고'"라고 지시했다.

그는 "저하고 약속한 건 대통령하고 약속한 것과 똑같은 것 아니냐"며 박근혜 대통령을 언급했다.

김 전 의원이 "그게 진짜 VIP(대통령) 뜻이면 따르겠다"고 하자 현 전 수석은 "따르시고 '정해주시면 다른 지역 갑니다'라고 솔직히 말하라. 길어져봐야 좋을 것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말씀드릴 때 그렇게 해라. 바로 조치하라. 그렇게 일 복잡하게 만들지 말고"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이 지역구 변경을 망설이는 기미가 보이자 현 전 수석은 짜증섞인 목소리로 "정말 이런식으로 할 거냐. 서로 인간관계 다 까면서…서청원 전 대표 가는 지역은 안가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냐"고 채근했다. 또 "사람이 일하다보면 여러가지 고비가 있고 결정을 해야 할 때도 있다. 판단을 제대로 하라. 오늘 바로 전화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한편 새누리당 공천심사가 한참이던 지난 3월, 이한구 당시 공천관리위원장과 현 전 수석이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극비회동을 가졌다는 의혹이 언론에 보도됐던 바 있다.

당시 이 위원장은 "내가 누구를 만나든 왜 문제가 되느냐. (위원장인) 나는 아무나 만나야 한다"며 "(확인은) 쓸데 없는 얘기다. 말도 안되는 걸 답변할 수 없다"고 즉답을 피하는 등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반면 청와대는 "(현 수석에게) 물어본 결과, 그런 것은 없다고 했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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