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朴·親文 강화 속 공간 넓혀가는 '중도'

[the300]손학규·이재오·정의화, 독자세력화 모색…국민의당, '대선 문호개방'으로 손내밀기

김태은 기자 l 2016.08.17 16:11
중도신당 창당을 추진중인 이재오(오른쪽), 최병국 전 의원이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사무실에서 열린 현판식에서 사무실 현판의 가림막을 걷고 있다. 중도신당은 다음 달 6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창당준비위원회를 공식 출범시킨 뒤 2017년 1월 공식 창당대회를 열어 차기 대선후보를 지명하는 것을 목표로 창당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6.8.1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친박(친박근혜)과 친문(친문재인) 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중도 성향의 '제3지대'를 모색하는 정치적 지형이 변화의 계기를 맞을 지 주목된다. 

새누리당이 최근 친박계의 당 장악으로 '도로 친박당'으로 회귀했다는 비판이 나온데 이어 오는 29일 전당대회를 치르는 더불어민주당 역시 친문을 향한 구심력이 강해진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각 당내의 비주류 세력이 위축되고 외부 확장성보다는 내부 응집력이 커지는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있다.

이를 계기로 이들 정당 바깥에서는 중도 포지션을 노린 세력화가 활발해지는 편이다. 친박과 친문 모두에 거부감을 보이는 지지층을 끌어당길 수 있는 '제3지대' 공간이 넓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이재오 전 새누리당 의원이 중심이 돼 창당에 나선 '늘푸른한국당'은 내년 1월 창당을 목표로 세 모으기를 본격화했다. 중도신당을 표방하며 개헌을 통한 권력구조 변화와 정당제도 및 선거제도 개편에 동의하면 특정 정파와 상관없이 함께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재오 전 의원이 등 여권에 뿌리를 두고 있긴 하지만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의 합류를 끌어낼 수 있을 지에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그럼에도 '친박 패권주의'에 대한 반감이 커질 경우 대안 세력으로서의 존재감을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이다.

정계복귀를 기정사실화한 손학규 전 민주통합당 대표 또한 당분간은 기존 정당과는 거리를 두고 '국민운동체'라는 캠페인 집단을 통해 독자적인 행보를 펼칠 가능성이 점쳐진다. 대한민국을 개조해야 한다는 취지에 공감하는 사회 주요 인사들과 함께 정치활동을 재개하면서 중도 성향의 합리적 대안세력으로 키울 것으로 관측된다.

손 전 대표와 가까운 한 야권 인사는 "손 전 대표가 이미 한번 민주당에서 계파의 희생양이 됐기 때문에 특정 계파주의를 극복하는 중도 통합의 상징성을 지닐 수 있다"면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양쪽 모두 계파색이 강해지는 가운데 손 전 대표의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역시 제3의 중도신당 필요성을 역설해 온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깨끗한 정치와 직접민주주의를 기치로 내세워 성공을 거둔 이탈리아의 '오성((M5S)운동'을 모델로 삼아 대안정당 창당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탈리아 오성운동은 현실밀착형 공약으로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집권 민주당보다 높은 정당 지지율을 얻는 등 돌풍을 일으켰다. 특정 인물 중심의 기존 정당과는 달리 일상정치를 구현해낼 수 있는 정당 구조를 통해 중도층의 반향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지난 4월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중도의 합리적 대안 세력으로 자처하며 제3지대 공략에 일정 부분 성공을 거둔 바 있다. 최근에는 '대선 문호개방'을 내세워 손 전 대표를 비롯해 중도 세력들을 포용하고 확장성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새누리당도 더민주도, 저렇게 특정 인물을 중심으로 한 계파 패권주의가 강해지는 한 스스로의 혁신은 절대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손 전 대표나 정 전 의장이나 국민의당이 언제나 손잡을 수 있는 세력들이고 중도층으로부터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여지도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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