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부터 내려놓겠다" 남경필, 탈당하나

[the300]14일 페이스북 통해 "남은 한가지 국민 뜻 고스란히 받드는 것"

구경민 기자 l 2016.11.14 09:32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27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에서 열린 서울대 국가정책포럼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이번 포럼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안희정 충남도지사, 원희룡 충남도지사가 참석해 '협치는 가능한가?'를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2016.10.2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지난주말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100만 촛불집회'가 열린것과 관련해 "위대한 국민이 이뤄낸 평화로운 명예혁명 앞에 한없이 부끄럽고 죄스러운 마음 뿐"이라며 반성과 사죄의 심경을 밝혔다. 특히 "저 부터 내려놓겠다"고 밝혀, 탈당 등 정치적 결단이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남 지사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깊이 반성하고 사과드린다"면서 "광화문 광장에 모인 100만 국민이 한 목소리로 외친 '정치는 삼류, 국민은 일류'가 맞다"고 시인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치는 아직도 삼류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그 과오의 한 가운데 제가 서 있다. 우리 아이들이, 어르신들이 차가운 날씨에 거리로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책임에서 저 또한 조금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고백했다. 

남 지사는 특히 "지금의 이 죄인 된 심정을 밑거름 삼아 저부터 비우고 내려놓겠다"며 "그 빈자리를 온전히 국민의 마음과 뜻으로 채워놓겠다"고 했다. 이는 탈당 등 당 문제를 정리하는 것에서부터 고심하고 있다는 것으로 읽힌다. 

그는 또 "지난 20여년 정치를 하면서 보수의 혁신과 성공을 위해 한 길만 걸어왔다고 자부했지만 보수정권이 나라를 파탄 지경에 이르게 한 참담한 현실 앞에서 고개를 들 수가 없다"면서 "때로는 행동 없는 말만으로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한 것은 아닌지, 때로는 공익보다는 개인의 정치적 이해를 앞세운 것은 아닌지, 깊이 반성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근혜정부 출범 후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잘 돼야 국민도 나라도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래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흔들릴 때마다, 대통령과 당을 지키고 도와달라고 국민 여러분께 호소했다. 그때마다 국민 여러분은 격려와 함께 기회를 주셨다"고 했다. 

하지만 "그런 국민의 마음에 깊디깊은 배신의 상처만 안겨드렸다"며 "'어려움이 생기면 국민들께서 또 기회를 주시겠지'하는 안이함으로, 반성과 혁신의 약속은 매번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 이 국면에서, 차마 또 다시 용서를 구할 염치조차 없다"며 "이제 남은 일은 단 한 가지밖에 없다. 국민의 뜻을 고스란히 받드는 것이다. 국민 여러분은 '비우고 내려놓지 않으면 새 것을 채울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금 일깨워주셨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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