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경쟁'도 脫새누리 양상…반기문 귀국시 탈당 규모 커질듯

[the300]반기문, 새누리당 입당에 선그어…유승민과 함께 보수 가치 경쟁 가능성

김태은 기자 l 2016.12.21 13:31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2일(현지시간) 뉴욕 UN총회에서 열린 안토니오 구테헤스 신임 사무총장 취임식 중 참석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새누리당이 분당 수순에 접어들면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보수 진영 개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와 연대 가능성을 사실상 부인하면서 보수 진영 내 확장성 경쟁은 이제 새누리당 밖에서 펼쳐질 전망이다.

21일 새누리당 등 정치권에 따르면 새누리당 탈당 규모는 내년 초 반기문 사무총장의 귀국 후 더욱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비박(비박근혜)계는 물론 친박(친박근혜)계 중 색깔이 옅은 중도파 중에서도 반기문 총장의 거취에 따라 탈당을 최종 결심하려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 한 재선 국회의원은 "여권 대선주자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 중인 반기문 총장을 바라보고 있는 이들이 '침묵하는 다수'를 이루고 있지 않겠느냐"며 "반 총장이 새누리당 밖으로 '콜사인'을 보내면 그때 안전하게 탈당하고자 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반 총장은 최근 친박계와 선을 긋고 새누리당 밖에서 대권을 도모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반 총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한 행사에서 "한국 국민은 국가의 리더십에 대한 신뢰가 배신당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사실상 박 대통령을 겨냥한 비판에 나섰다. 20일(현지시각)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한국 특파원들과의 기자회견에서는 새누리당 입당 가능성에 대해 “정치라는 것이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수단과 비전이 있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제가 깊이 생각을 안 해봤다"며 언급을 피했다.

실제 올 하반기 들어 반 총장 측과 새누리당 비박 인사들 간 접촉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특히 새누리당 비박계 국회의원들의 탈당 움직임과 함께 새누리당 비박계와 반 총장을 고리로 세력화를 도모하는 시도도 구체화 단계에 들어섰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앞서 익명을 요구한 반 총장의 핵심 측근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반 총장은 새누리당이나 기존 정당으로는 안 나온다.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며 "원래 그런 구도였다. 친박쪽에서 구애했을 뿐 애초에 친박쪽 인사가 아니었고 국민의당에 갈 생각도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기사보기☞[단독]"반기문, 기존 정당으로 안 나올 것…신당 창당에 무게")

반 총장이 귀국해 새누리당 탈당파와 손잡게 되면 사실상 '친박연대'로 전락하게 되는 새누리당과 보수의 가치를 분리시키고 새누리당의 전통적 지지층 흡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포용적 리더십'을 앞세워 야권 세력까지 폭넓게 아우르는 세력 구축을 통해 대선에서 승기를 굳힌다는 포석이다.

이 과정에서 반 총 장은 새누리당 탈당파의 구심점으로 떠오른 김무성·유승민 두 사람과는 협력 내지는 경쟁 관계를 맺게될 것으로 보인다.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는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한만큼 반 총장을 매개로 개헌 세력들과 '제3지대'를 통한 승부수를 던질 것이란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반 총장 역시 충청권 이외에 영남과 호남 지역을 끌어들일 수 있는 방안에 관심을 두고 개헌을 화두로 삼겠다는 뜻을 드러낸 바 있다.

유승민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와는 길이 갈라질 가능성이 있다.  물론 반 총장이 탈당파에 손을 내민다면 거부할 이유가 없으며 대선 후보 경선 또한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탈당을 결심하기 직전까지 새누리당 내에서 제대로 된 보수의 가치에 대한 뜻을 펼쳐보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고 탈당 후에도 이를 구현하기 위해 개헌이나 지역 연합에 따른 연대와 연합에는 고개를 저을 수 있다.

유 전 원내대표와 가까운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은 "전권 비대위원장을 요구했던 것도 탈당을 위한 명분 쌓기가 아니라 정말 제대로 된 보수 정당에 대한 한가닥 희망을 놓지 못했던 것"이라며 "국회법 파동 때도 원칙주의자 면모 때문에 끝까지 버틴 것 아니겠느냐. 제대로된 보수의 가치를 위해 원칙에 입각해서 행보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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