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의 정치상식]권력놀음으로 탄생한 세종시

[the300][우리가 잘못 아는 정치상식](21)

정두언(17·18·19대 국회의원) l 2017.01.22 04:00
전국 곳곳에 대설특보가 내려진 20일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앞 도로에서 공무원들이 출근 하고 있다. 2017.1.20/뉴스1

21. 권력놀음으로 탄생한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

수도이전 위헌 판결 후 노무현 정부는 수도이전의 편법으로 행복도시를 대안으로 내놓았다. 그리고 오히려 박근혜의 한나라당이 행복도시법을 주도했다. 이 와중에 박세일 정책위의장이 의원직을 사퇴했다. 나도 행복도시 특위에 들어가서 계속 반대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때 특위에서 만든 1, 2, 3안이 뭐냐면, 만약에 이전 대상 부처 기관이 20곳이라면 ①다 가야 한다, ②15곳 가야 한다, ③10곳 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런 코미디 같은 대안이 어디 있는가. 

그래서 내가 대정부질문에서 다시 얘기를 했다. 

"어느 학교에 빵을 주는데 20개 줄까요, 15개 줄까요, 10개 줄까요 그러면 당연히 다 달라고 하지 않겠냐. 그게 무슨 대안이냐. 대안이라면 이래야 대안이다. 행복도시가 50만 자족도시를 목표로 하는 것 아니냐. 20개 정부기관이 전부 가는 것 1안, 15개 정부 기관이 갔을 때, 그 대신 여기에 기업 등 무엇을 몇 개 넣겠다가 2안, 10곳이 간다면 그 대신 기업 등을 몇 개 넣겠다가 3안, 이런 것이 대안 아닌가?"

국민의 대표기관이라는 국회에서 하는 일이 이렇게 엉터리인 것이 한둘이 아니다. 지금 생각해보아도 세종시 수정안이 딱 맞는다. 50만 명이 사는 자족도시를 위해서는 이러이러한 기업이 들어가야 한다는 MB(이명박 대통령)가 제시한 방안이 옳았다는 말이다.

세종시는 헌법개정 절차를 밟아서 제대로 하든지 포기하든지 했어야 하는데 정치적인 이해관계로 적당히 타협한 변종으로 바뀌었다. 당 대표였던 박근혜가 노무현 정부와 타협해서 기형적인 도시가 탄생한 것이다. MB는 세종시 수정안이 실패하자, 과학비즈니스벨트도 안 보낸다고 나왔다. 국정 운영을 감정적으로 한 것이다. 

수정안이 안됐으면 과학비즈니스벨트라도 붙여서 제대로 된 도시를 만들어야 했다. 어떻게 국가 지도자가 감정적으로 일을 처리 하는가. MB는 대선 과정에서 과학비즈니스벨트를 대전 근방으로 하겠다고 공약했다가 수정안이 무산되자 다른 곳으로 할 것처럼 했다. 

나는 약속을 지켜 대전 부근에 과학비즈니스벨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 과학비즈니스벨트는 대전뿐 아니라 광주로도 가고 포항으로도 가고 한마디로 누더기가 됐다. 계획만 세워놓고 예산도 잘 안 내려가고 진행이 안 되고 있다. 거의 실종되어 가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충청도 사람 빼놓고는 관심도 없다. 국가 정책이 이래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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