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김혁철, 사흘째 하노이 실무협상 마무리…'4시간 접촉'(상보)

[the300]북미 실무진, 오전 약 1시간 회동…7시간 후 협상 재개해 3시간만에 마쳐

하노이(베트남)=권다희 기자 l 2019.02.23 22:30
(하노이(베트남)=뉴스1) 박세연 기자 =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5일 앞둔 22일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가운데)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의 의제협상을 위해 차량을 타고 베트남 하노이 파르크호텔로 들어서고 있다. 2차 북미정상회담은 오는 27~28일 양일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다. 2019.2.2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의제 조율을 위한 북미 실무팀의 사흘째 협상이 23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7시40분께 마무리됐다. 양측은 이날 오전 약 한시간 회동 후 오후 다시 만나 약 3시간 추가 협상을 벌였다. 

북한 측 수석대표인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는이날 오전 8시50분 경부터 하노이 소재 파르크 호텔에서 한 시간이 채 안되는 시간 동안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만났다.

이후 김혁철 대표는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 등과 함께 오후 4시40분경 파르크 호텔에 모습을 다시 드러내 7시 40분경 호텔을 빠져나갔다. 오전 한시간 미만의 '짧은' 협상 뒤 오후까지 약 4시간 접촉한 것이다. 

파르크 호텔은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등 미국 실무협상팀의 숙소이자 이날까지 사흘간 북미 실무진이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곳이다. 

사흘째인 이날 오전 협상이 전날과 비교해 짧게 끝나며, 이 같은 상황이 북미간 이견이 좁혀진 신호인지 여부에 대한 해석이 엇갈렸다. 

양국 실무팀이 이날 오후 협상을 재개하기까지는 약 7시간이 소요됐다. 본국에 협상 내용을 보고한 뒤 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타스 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날 오후 하노이를 향해 평양에서 열차를 타고 출발했다. 김 위원장의 출발 전 김혁철 대표 등 하노이의 북한 실무팀이 서둘러 상황을 보고했을 가능성이 있다. 

북미정상회담이 나흘 앞으로 다가오고, 김정은 위원장의 베트남 방문이 임박한데 따라 북미 실무진의 협상도 막바지를 향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미 실무협상팀은 지난 21일 오후 1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같은 장소에서 4시간30분 동안 첫 의제 실무협상을 진행했다. 

22일엔 오전 9시경부터 오후 2시30분까지 같은 곳에서 협상을 가진 뒤 오후 5시20분 협상을 재개해 7시10분까지 약 7시간30분간 마주 앉았다. 

북미가 실무회담을 오는 27일 정상회담 시작 직전까지 이어갈 수도 있다. 양국은 지난해 제1차 북미정상회담 때에도 회담 당일 새벽까지 실무협상을 진행했다. 

북미 양국 실무진들은 2차 정상회담 합의문에 담길 ‘비핵화-상응조치’의 최종 조율을 앞두고 팽팽한 기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고위당국자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동결을 거론하며 미국이 북한에 핵, 미사일 등에 대한 초기 동결을 요구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지금까지 거론된 영변 핵시설 폐기로 핵물질 생산능력을 차단하는 조치와 함께 미국이 중, 단거리 미사일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에 대한 신고와 포괄적 검증 등이다. 

영변 외 존재하는 걸로 추정되는 우라늄 농축시설이나, 수소폭탄 기폭 장치인 중수소 생산설비 등을 만드는 시설 등을 공개 후 동결, 폐기 하는 영변 ‘플러스 알파’도 거론된다.

동시에 북한은 평양 내 미국의 연락사무소 설치 외 대북제재 완화 등 ‘플러스 알파’의 상응조치를 요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전날 오후 하노이에 도착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비건 대표 간 회동도 곧 성사될 전망이다. 한미 북핵수석대표는 북미간 실무협상 내용을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측이 북미회담의 상응조치로 제안한 ‘경협 카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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