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0km 장도 오른 김정은, 미리보는 베트남 일정·동선

[the300] 北매체, 김정은 베트남行 공식 확인...북미회담 후 내달 1~2일 베트남 공식방문 일정 가능성

오상헌 기자, 하노이(베트남)=권다희 기자 l 2019.02.24 10:15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릴 제2차 북미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평양에서 출발했다고 노동신문이 24일 보도했다. (노동신문) 2019.2.2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베트남 당국에 이어 북한 매체들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베트남 방문 사실을 24일 일제히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과 달리 항공기가 아닌 전용 특별열차 편으로 장도에 나섰다. 북미 핵담판을 앞두고 조부인 김일성 주석의 과거 베트남 방문 행로를 따른다는 권력 적통의 상징성과 중국과의 우호 관계, 보안과 신변 안전 등을 두루 감안한 전략적 행보란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26일 오전쯤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해 27~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비핵화와 항구적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갖는다. 아울러 북한 지도자로는 54년 만에 베트남을 공식 방문해 응우옌 푸 쫑 베트남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다.  

김 위원장은 지난 23일 오후 5시쯤 평양역에서 특별열차에 몸을 실었다. 중국을 거쳐 베트남 하노이까지 4500km를 달려야 하는 대장정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이날 김 위원장의 평양 출발 사실을 처음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26일 오전쯤 하노이에 도착한다고 가정하면 약 60여 시간이 걸리는 셈이다. 외신들은 "북중 관계를 과시하는 한편, 신변 안전 등을 고려한 동선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전날 밤 9시20분쯤 북중 접경지역 단둥을 통과한 특별열차는 이날 오전 베이징을 지날 것으로 보인다. 특별열차는 중국을 종단해 광저우, 난닝을 거쳐 베트남 국경을 통과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별열차의 최종 기착지는 베트남-중국 접경지 인근인 베트남 랑선성 동당시의 동당역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이 나온다. 동당시~하노이 구간은 승용차를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의전·경호와 일정 등을 총괄하는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은 지난 17일 동당역에 들러 현장을 점검했다. 베트남 당국은 26일 동당시∼하노이 국도 1호선 차량통행 전면통제했다. 

김 위원장의 공식 베트남 방문 일정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이날 김 위원장의 베트남 방문 기간이나 일정 등은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베트남 당국도 23일 "김 위원장이 수일내 국빈 방문급의 공식 우호 방문을 한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구체적인 일정 언급은 삼갔다. 

현지에선 김 위원장이 27~28일 북미 정상회담 후 3월1일이나 2일까지 베트남 공식 방문 일정을 소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먼저 나온다. 26일 하노이에 도착한 후 '비핵화-상응조치' 의제를 점검하고 합의문 초안을 검토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북미 회담 후 공식 방문 일정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와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위시한 북미 실무협상팀은 지난 21일부터 나흘째 핵심 의제와 합의문을 조율하는 회담을 진행 중이다.  

김 위원장이 26일 새벽 동당역 도착 후 하노이까지 이동하는 과정에서 박닌성 등에 들러 산업시찰을 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하노이에서 북쪽으로 40km 떨어진 박닌성에 있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에 전격 방문할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김 위원장의 베트남 공식 방문 목적 중 하나는 베트남식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발전상을 둘러보기 위해서다. 따라서 경제·산업 시찰은 어떤 식으로든 주된 일정으로 포함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편, 김 위원장의 현지 숙소는 멜리아 호텔이 사실상 확정적이다. 멜리아 호텔은 북한 실무진이 묵고 있는 영빈관, 유력한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거론되는 메트로폴 호텔과 약 1킬로미터 지근거리에 위치해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전을 총괄하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을 비롯한 북한 대표단은 지난 17일 베트남 하노이 숙소를 벗어나 박닌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 공장 주변(위)과 하이퐁 지역에 위치한 LG전자 공장 주변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달 27~28일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베트남 국빈 방문 때 삼성과 LG전자 현지 공장을 전격 방문할지 주목된다. (삼성·LG전자 제공) 2019.2.1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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