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관]트럼프·김정은도 아는 文의 집념, 아베에게 보여주자

[the300]G20서 모디·푸틴과 '집념 외교'..日 보복발표 후 文 메시지 없어

김성휘 기자 l 2019.07.07 13:56
【오사카(일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사카 국제컨벤션센터 인텍스 오사카에서 '불평등해소 및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세계 실현'를 주제로 열린 G20 정상회의 세 번째 세션 시작에 앞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인사하고 있다. 2019.06.29. pak7130@newsis.com

지난주 G20 정상회의(일본 오사카)와 판문점 남북미 만남. 문재인 대통령이 '끝까지 챙긴다'는 자세로 임하는 모습이 여러 차례 포착됐다. 그런데 외교갈등을 넘어 경제보복까지 이어지는 한일 관계에 대해 7일까지도 문 대통령의 메시지가 없다.

담당기자로서 취재해보면 문 대통령의 외교 노력은 최선을 다한다는 말로 부족할 정도다. 혼신을 다한다고 할까. 참고자료를 보고하면 밤이 늦도록 마지막 페이지까지 꼼꼼히 읽고 숙지한다. 순방국 현지에서도 그의 '빨간펜'은 멈추지 않는다. 오사카의 한-인도 정상회담, 한-러시아 정상회담이 그 결과다. 

지난달 28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 장면.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3월초부터 인도인 단체관광비자 발급을 시행하고 있다"며 "우리 국민들의 인도 체류 허가기간 연장이 늦어지고 있다"고 모디 총리의 관심을 당부했다. 

이 사안은 올 초 서울에서 가진 한-인도 정상회담으로 거슬러간다. 우리 정부는 인도인 단체관광비자 발급을 개시하기로 했다. 인도는 이에 상응해 인도 내 우리 국민들의 체류허가 기간을 현행 1년에서 3년으로 연장키로 했다. 

문 대통령은 6개월 뒤, 인도의 약속이 늦어지고 있다고 말한 것이다. 모디 총리는 "해당 사안을 빠른 시일 안에 해결할 수 있도록 지시하겠다"고 답했다. 모디 총리는 '모디 재킷'으로 불리는 가디건을 문 대통령 맞춤으로 제작해 청와대에 보내고, 문 대통령은 그의 재선을 축하해주는 등 양 정상은 남다른 우호관계를 쌓고있다. 그럼에도 챙길 것은 챙겼다.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0일 판문점 남측지역에서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동했다고 1일 보도했다. 2019.07.01. (출처=노동신문) photo@newsis.com

문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사상 초유' 새벽1시 정상회담을 마다하지 않은 것도 이 외교의 결과가 국민의 삶으로 돌아오기 때문일 것이다. 문 대통령은 30일 한미정상회담과 판문점 남북미 정상회동, 북미 정상간 판문점 1시간(53분) 대화를 성사시키는 집념과 집중력도 보였다. 

일본의 경제보복을 이기고 한일관계를 해결하는 데에도 이런 면을 드러낼 필요가 있다. 일본이 반도체 핵심소재 3가지의 수출규제 계획을 발표한 건 1일, 실제 발효된 건 4일이다. 7일까지 문 대통령의 육성이 없었다.

물론 대통령의 대응 여부, 한다면 어떤 수위여야 할지 고심했을 것이다. 대통령의 한 마디가 지닐 의미를 생각하면 신중해야 한다는 것도 일리있다. 그렇다고 오는 10일로 예상되는 문 대통령과 기업총수들의 만남까지 기다린다면 지난 1일부터 열흘간 대통령의 생각이 국민에게 가닿지 않는 셈이다.
 
문 대통령은 여태 수많은 '직접 챙기기'를 보여왔다. 1년전인 지난해 7월24일, "매달 규제개혁 회의를 주재하며 직접 챙기겠다"고 각 부처 장관에게 규제혁신을 독려했다. G20에서도 그랬다. 대통령이 "직접 챙기겠다"고 하는 건 국민에겐 최상급의 관심, 관련 공직자들에게는 최고 수준의 자극일 것이다. 

한일 관계도 그런 사안이어야 한다. 김상조 정책실장이나 홍남기 부총리 등이 대신 움직이는 걸로는 부족하다. 당장 월요일인 8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문 대통령의 언급이 주목된다. 한일 정상회담도 추진할 만하다.
 
【오사카(일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사카 국제컨벤션센터 인텍스 오사카에서 '불평등해소 및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세계 실현'를 주제로 열린 G20 정상회의 세 번째 세션에 참석하고 있다. 2019.06.29. pak7130@newsis.com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