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비건 상대는 北김명길…'순회대사' 직함 담화로 공식 데뷔

[the300] "트럼프 '새로운 방법' 현명한 결단 환영" 담화 발표...北수석대표로 비핵화 실무협상 총괄

오상헌 기자 l 2019.09.20 18:02
 

김명길 전 주베트남 북한대사(60)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새로운 실무협상 맞상대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4일 유력하게 제기됐다. 사진은 2019년 2월 20일, 북미 2차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수행한 김명길 대사관이 출근하는 모습. (뉴스1DB)2019.7.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명길(60)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20일 담화를 내고 수석대표 자격으로 북미 실무협상을 총괄한다는 사실을 국제 외교 무대에서 공식화했다. 김 순회대사가 실무협상 대표를 맡을 것이란 관측은 많았으나 북한이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한 건 처음이다. 김 순회대사는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새로운 카운터파트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을 담당한다. 

김 순회대사는 지난 2월말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주베트남 대사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전과 실무 준비를 담당했던 인물이다. 과거 6자회담 등 북핵 협상에 실무적으로 참여했고,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에서 장기간 대미 업무를 전담하는 등 외무성 내 대표적인 미국통으로 꼽힌다. 

김일성종합대학 영어과를 나온 김 순회대사는 남미 가이아나에서 유학한 것으로 알려진다. 2000년 10월 조명록 전 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의 워싱턴 방문 때 주유엔 북한대표부 참사관 자격으로 수행했고, 외무성 미주국 부국장을 거쳐 2005부터 2009년까지 유엔 대표부 공사, 차석대사 등을 지냈다. 유엔 대표부 차석 대사는 북미 소통 창구인 '뉴욕채널' 담당으로 대미 업무를 전담한다. 

북한은 지난 6월30일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 때 고위급·실무 대표 명단을 미국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으나 그간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판문점 회동 후에도 실무협상이 지연되고 북미 사이에 냉기가 흐르면서 북한이 비건 대표의 카운터파트가 누군지 분명히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게재된 담화에서 그는 사진의 직함을 순회대사로 명시하고 자신이 "조미(북미) 실무협상 우리측(북측) 수석대표"라고 분명히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언급한 '새로운 방법'을 환영한다며 '단계적 비핵화' 접근법을 고수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 순회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리비아 모델' 무용성 언급과 '새로운 방법' 발언을 언급한 뒤 "보다 실용적인 관점에서 조미 관계에 접근해야 한다는 현명한 정치적 결단을 환영한다"고 했다. 

아울러 "'새로운 방법'에 어떤 의미가 함축되여있는지 알 수 없지만 조미쌍방이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으며 실현가능한것부터 하나씩 단계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최상의 선택이라는 취지가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미국측이 조미협상에 제대로 된 계산법을 가지고 나오리라고 기대하며 그 결과에 대하여 락관(낙관)하고 싶다"고도 했다. 한편, 북미 실무협상은 '하노이 노딜' 이후 7개월 만인 이달 말쯤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북미 고위급 대표는 리용호 외무상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맡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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