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스코어보드 시즌 개막…'5성 의원' 비법은

[the300][런치리포트-국감 스코어보드 사용설명서]"의원님, 한눈 팔면 안돼요"…최우수 의원들의 비법공개

김평화, 김하늬, 김민우 기자 l 2019.10.02 04:30


"의원님, 한눈 팔면 안돼요"…국감 스코어보드 시즌 열린다
[the300][국감 스코어보드 사용설명서]①'어디든 간다'…비하인드 스토리 공개


'내 삶을 바꾸는 국정감사'

머니투데이 정치부 더300(the300)은 17개의 상임위원회와 함께 호흡한다. 상임위 전담 기자는 위원장을 비롯해 여야 간사, 위원들의 의정활동을 지켜본다. 전체회의와 현안보고는 물론이고 법안 소위, 예산 소위까지 꼼꼼이 들여다보며 ‘일하는 국회’의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정책뉴스에 집중한다.

특히 국회의 하이라이트인 국정감사(국감)는 개의부터 산회까지 전담 기자들이 자리를 지킨다. 과거 국정감사장은 정부의 국정 운영을 평가하는 자리지만 정쟁에 치여 정책이 주목받기 힘들었다. 정책을 따져묻고 충실히 질의를 준비한 의원들의 노력이 빛을 보지 못했다. 도리어 ‘막말’이나 기이한 행동을 하는 국회의원이 이슈를 빨아들이곤 했다.

정책을 추구하는 더300의 ‘국감 스코어보드’는 이 같은 고민에서 출발했다. 지난 2014년 더300이 출범하면서 새롭게 도입한 ‘국감 스코어보드’는 올해도 진화된 형식으로 시작된다. 평가기준을 △정책전문성 △이슈파이팅 △국감준비도 △독창성△국감매너 등 5가지로 정하고 매일 국감 활동을 살핀다. 상임위별 이슈는 물론 현안까지 파악해 어떤 의원이 가장 전문성이 뛰어나고, 정책질의를 하는지 매 순간 채점표에 체크한다. 의원들의 이석시간, 발언의 적절성, 고성 욕설 등 한마디도 빼놓지 않는다.

상임위 전담 기자들은 매일 진행되는 국감에서 이들 기준에 따라 100점 만점 기준으로 점수를 매기고 별점(5개 만점)으로 환산한다. 종합국감때엔 의원별 위 5가지 기준 점수를 최종 공개하는 등 입체평가를 진행할 계획이다.

매일 열리는 국감 현장의 생생한 기사는 물론이고 의원별 점수와 촌철살인 ‘한줄평’으로 국민들에게 주요 현안과 정책을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국정감사기간동안 더300 기자들이 직접 평가한 ‘스코어보드’는 134개에 달한다.

또 ‘촌철살인’ 한줄평과 함께 의원들의 주요질의 내용을 해시태그 형식으로 공개한다. 의원들이 국감장에서 어떤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 들었는지 국민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스코어보드만 보면 의원들이 국감장에서 어떻게 활약했는지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시각화할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스코어보드에 피감기관장에 대한 평가도 추가됐다. 의원들의 질의에 피상적으로 “검토하겠습니다”, “확인하겠습니다” 등으로 ‘면피’성 대답을 하는 국무위원이나 기관장에 대한 평가도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다.

매년 국감때마다 정치권에선 더300을 주목한다. 해당 상임위 국감이 끝나면 의원들은 더300이 평가한 ‘국감 스코어보드’를 앞다퉈 찾는다. 성적표를 받아든 의원들은 “수많은 의원평가 시스템 중에서 스코어보드가 가장 공정하다”고 평가한다. 현장을 지키는 전담기자들의 객관적인 평가로 인정받기 때문에 가능했다.



스코어보드, 이렇게 만듭니다…'5성 의원' 등극하려면
[the300][런치리포트-국감 스코어보드 사용설명서]②평가 기준, 감점 기준

국정감사의 계절이 돌아왔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의 독자적인 콘텐츠, 국감 스코어보드의 계절이기도 하다. 더300 기자들은 국감 현장을 지키며 의원들(보좌진 포함)의 활약상을 별점으로 평가한다. 명확한 기준이 있다. 더300 기자들과 입법 전문가, 의원, 보좌진이 함께 고민해 만든 평가기준은 △정책전문성 △이슈파이팅 △국감 준비도 △독창성 △국감 매너 등이다.

더300 기자들은 국감기간 내내 현장을 지킨다. 회의장에서 누군가 끝까지 노트북을 펴고 있다면, 그는 아마도 더300 기자일 것이다. 의원 질의와 피감기관의 답변을 듣고 기록한다. 인상깊은 장면 등은 따로 체크해둔다. 질의가 마무리되면 활약상을 복기해 별점을 매긴다.

정부부처 장관 등 피감기관 기관장도 평가 대상이다. 의원들의 공격을 어떻게 방어하는지를 보면 업무 파악도가 드러난다. 분위기를 주도하는 노련함도 긍정적 평가요소다.

◇정책전문성(25점)-'정쟁 NO, 정책 YES'=이번 국감은 상임위원회를 불문하고 '조국감(조국 법무부 장관+국감)'이 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 국감은 국회가 각 상임위별로 정부의 성과를 평가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장이 돼야 하는데, 여야 간 정쟁의 장으로 변질될 것이란 우려다. 더300은 정책이 아닌 정쟁에 집중하는 의원들에게 높은 별점을 주지 않는다.

국정 전반을 살피는 국감 현장에서 '표심'을 얻기 위해 지역 민원 해결에 집중하는 모습도 감점 요인이다. 지역 현안만 지나치게 강조하면 지역을 넘어선 깊이있는 논의가 이뤄지기 어렵다. 해당 상임위와 상관없는 타 상임위 이슈를 끌어와 진흙탕 싸움을 만드는 것도 감점요인이다.

스코어보드는 정책 국감에 얼마나 충실한지를 평가한다. 대신 피감기관을 잘 이해하고 합리적으로 비판하는 의원들에 주목한다. 피감기관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대안을 제시한다면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이슈파이팅(25점)-주목 '국감스타'=국감에 나서는 의원들은 한번에 7분 남짓 질의 시간을 얻는다. 자신에게 주어진 한정된 시간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가 중요하다. 피감기관의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내고 '뉴스'가 될만한 이슈를 만든 의원들은 주목받는다. 질의에 앞서 탄탄한 준비가 중요한 이유다. '답답한' 질문으로 시간을 허비한 의원들은 기회를 놓치는 셈이다.

◇국감준비도(20점)-준비도 성실, 국감도 성실=국감 질의내용을 보면 그 의원실이 얼마나 준비를 성실히 했는지 파악할 수 있다. 성실한 준비 뿐 아니라 국감 당일 국감장에서의 성실도 평가요소 중 하나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잘 꿰어야 보배. 보좌진과 함께 열심히 준비한 내용을 어떻게 잘 소화하냐도 중요하다.

◇독창성(15점)-똑같은 이슈? 표절은 사절=각 상임위별로 국감에서 다뤄질 것이 확실시되는 이슈들이 있다. 속된 말로 '뻔한' 이슈다. 그런 주제더라도 새로운 시각으로 차별화한다면 좋은 평가를 받는다. 반면 누구든 다 아는 사실을 새로운 것처럼 반복해서 말한다면 시간만 허비할 뿐이다. '어디서 들어본듯한' 질의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나만의 고민'이 담긴 독창성 있는 주제, 참신한 질의,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한다면 높은 점수를 받는다.

◇국감매너(15점)-무난하면 만점, 감점만 있다=삿대질과 고성. 국감 품격을 떨어뜨리고 지켜보는 국민들의 '정치 혐오'를 일으키는 행동들이다. 국감이 정책이 아닌 정쟁 위주로 흘러갈수록 이런 모습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무난하게', 큰 '분란'을 일으키지 않으면 만점을 받을 수 있다. 비신사적 행동이 나올 경우 감점이 있다.

국감장에서의 성실성도 이 항목에서 평가한다. 국감 증인들과 피감기관 소속 직원들과 국감 증인들도 어떤 질문에든 대답할 준비를 해온다. 긴 대기시간에도 질문 하나 받지 못하고 국감장을 떠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질의 시간이 끝났다고 자리를 비우는 의원들 역시 감점을 받는다. 물론 각자의 사연이 있겠지만 국민들은 이를 알 수 없다.

자리를 지키는 게 전부는 아니다. 긴 시간동안 국감이 이뤄지기 때문에 지루할 수 있다는 건 인정해도, 그게 의원들의 일이다. 낮잠 자는 의원들,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진 의원들은 종종 사진기자들의 카메라에 포착돼 곤욕을 치르기도 한다. 현장을 지키다보면 카메라에 잡히지 않은 장면들이 눈에 띈다. 이 경우 감점을 피할 순 없다.


김성식·신용현·박용진…스코어보드 '명예의전당' 비결은
[the300][국감 스코어보드 사용설명서]③최우수 의원들의 비법공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국정감사 스코어보드는 이번이 네번째다. 지난 세 번의 국감을 돌이켜보면 ‘잘하는 의원’들은 항상 잘했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만한 의원들도 상당수다. 이들의 비결은 뭘까.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은 역대 국감 스코어보드 종합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2016년, 2017년 국감 종합 스코어보드에서 별 5개 만점을 받았다. 지난해 국감에서도 5개를 받아 기재위 1위를 기록했다. 김 의원의 강점은 냉철한 전문성이다. 학자나 관료에 비교해도 손색없다. 구체적인 대안 제시와 깔끔한 전달력도 돋보였다.

김 의원의 비결은 ‘꾸준한 공부’다. 항상 경제 분야 전문가와 함께 공부한다. 현장의 목소리에도 귀기울인다. 현안을 제대로 이해한 덕분에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국감에서 별 5개 만점을 받았다. 신 의원 역시 꾸준한 학습이 비결이다. 신 의원은 어떤 이슈가 언급되더라도 대부분 이해하고 있었다.

과방위 바른미래당 간사로서의 조율능력도 돋보였다. 그는 원자력안전위원회 종합국감 당시 결격 사유 논란이 일자 국감 출석을 앞두고 돌연 사임한 강정민 원안위원장을 두고 의사진행 발언을 했다.

신 의원은 “국감 당일에 부처 차관급 인사가 사직서를 제출한 초유의 사태”라며 “라돈 같은 생활 방사선 문제가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국감 당일 사직서를 제출한 강 위원장은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생활방사선은 신 의원이 지난해 국감에서 주도해온 이슈다. 신 의원은 “라돈침대 사태 이후 정부 정책에서 진전된 것이 없다”며 “라돈 등 방사선 원료 물질을 수입하고, 가공, 시공, 판매 등에 대한 범부처적 콘트롤타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용진 의원은 ‘사립유치원 회계비리’ 이슈를 이끌어 지난해 국감의 ‘주인공’이 됐다. 교육위원회를 비롯해 14개 상임위원회 국감을 통틀어 최대 이슈였다.

국감 처음부터 끝까지 이슈 주도권을 놓치지 않고 끌어갔다. 교육위 국감 첫날인 지난해 10월11일 박 의원은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로 포문을 열었다. 국감의 마지막인 종합감사가 열린 29일에는 박 의원은 17개 시도교육청에서 추가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 공개하면서 ‘펀치’를 날렸다.

추후 박 의원이 발의한 ‘유치원 3법’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됐다. 절차를 걸쳐 현재 본회의에 회부된 상태다. 이슈를 이끌어가는 능력, 박 의원이 스코어보드 ‘명예의전당’에 오른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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