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자율차 완전상용화 독일보다 3년 앞당겨" 세계선도 잰걸음

[the300]

김성휘 기자 l 2019.10.15 15:31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경기 화성의 현대차 남양연구소를 찾아 전기차·수소차 및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겠다는 미래차 국가비전을 발표하고 3대 전략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 전기차·수소차 시장에 한국 점유율을 키우고, 독일이 2030년으로 제시한 자율주행차 완전 상용화를 국내에선 3년 빠른 2027년까지 해내겠다고 밝혔다. 미래차 분야 대기업-중소중견-벤처기업간 상생 생태계를 촉진해 기술발전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미래차 절대강자 없어 기회= 문 대통령은 비전 연설에서 "우리는 산업화를 일찍 시작한 나라들을 뒤쫓기 위해 쉼 없이 달려왔고 그 결과 연간 자동차 생산 400만대, 세계 7위의 자동차 생산 강국이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추격형 경제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며 "미래차 시대에 동등한 출발점에 설 수 있게 됐다. 우리는 더이상 추격자가 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세계 주요 기업들이 미래차 전환을 추진 중이지만 아직 시장의 절대 강자가 없는 상황에 주목했다. 우리가 자동차산업에서도 선진국을 따라가는 추격형이 아닌, 세계를 이끄는 최초-최고 경쟁력을 갖출 기회가 여기서 열린다고 봤다.

이에 기존 미래차 관련 정책들의 유효성을 점검하고, 미래차산업의 비전과 목표, 법·제도·인프라 구축 등의 정책과제를 대폭 보완한 게 ’미래차산업 발전전략‘이다. 문 대통령과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등이 이날 밝힌 3대 전략은 △친환경차 세계시장 선도 △자율주행차 미래시장 선점 △미래차 생태계 조기 전환이다. 

2030년 국내 신차 판매 중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를 33%로 늘리고, 세계시장에서 한국 점유율은 10%를 갖는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전기차 급속충전기는 1만5000기 설치한다. 수소차 충전소는 2030년까지 660기를 설치, 어디서나 20분 내에 충전소에 도달할 수 있게 한다. 

자율주행차는 2027년 주요도로에 완전자율주행을 상용화, 2030년을 제시한 독일보다 3년 앞당겨 '세계 최초'가 되겠다는 꿈이다. 그러자면 인프라 정비가 시급하다. 자율주행차가 달리려면 고속도로가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하게 정비돼야 한다.

미래차 생태계도 중요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부품업체 등이 상생협력을 추진, 부품기업 중 전장부품 기업비중을 올해 4%에서 2030년 20%로 대폭 늘린다. 전장부품이란 자동차에 쓰이는 전기전자 부품과 시스템을 말한다. 전장부품 업체 확대 전략은 전기 수소 자율차 등으로 시장이 전환되면 전기장비 부품 수요가 급증할 거란 계산 때문이다. 

정부는 단발성 자금 지원이 아니라 제도 마련, 기술개발 지원 등을 통해 미래차 생태계를 조기구축한다. 자율셔틀, 자율택시 등도 개발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1월17일 울산 남구 울산시청에서 열린 전국경제투어 '수소경제와 미래에너지, 울산에서 시작됩니다' 수소경제 전략보고회에 앞서 수소경제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문 대통령 왼쪽은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2019.01.17. photo1006@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미래차 생태계 협약..수소트럭 공개= 이날 자동차 관련 기업 대표 및 대학 학부·대학원생, 국회의원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정부에서 경제부총리, 산업·국토·환경·과기·중기부 장관, 금융위원장, 경찰청장 등 미래차와 관련된 거의 모든 정부 부처 수장이 참석했다. 국가적 범정부적으로 미래차 육성에 나선다는 뜻을 보이는 면면이다. 

두 건의 상생 협약도 체결됐다. 우선 현대차가 보유한 차량 운행 데이터를 고객 동의하에 스타트업 4개사에 공개하는 협약이다. 4개사는 마카롱팩토리, 미스터픽, 오윈, 팀와이퍼이다. 이를 통해 소상공인 매장 픽업 서비스, 출장세차 등 차량데이터 기반 서비스 사업 기회를 늘릴 전망이다. 

현대차가 국내 중소·중견 버스제작 3사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공급하는 협약도 있다. 우진산전, 에디슨모터스, 자일대우가 참여했다. 이들에게 수소버스 제작사업 진출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정부는 우리나라에 세 가지 경쟁력이 있다고 봤다. 첫째 전기차는 세계 최고수준 에너지효율을 달성했다. 둘째 수소차는 세계 최초 양산은 물론이고 최장 운행거리가 가능한 상황이다. 셋째 세계 주요 자동차 생산국 중에 전기차 보급속도가 가장 빠른 편에 속한다.

이밖에 문 대통령의 지난달 미국 뉴욕 유엔총회 참석 일정을 계기로 현대차가 미국 자율차 소프트웨어 업체 앱티브와 합작법인을 세우는 데 합의했다. 소프트웨어 분야 경쟁력을 끌어올릴 토대도 갖췄다는 평가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무엇이든 변혁기에는 위기이기도 하지만 기회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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