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출마 청년에게 금전적 지원 검토"

[the300][300티타임]이진복 총선기획단장 "지역구 출마하는 청년에 당이 금전적 지원하는 것도 검토"

김민우 기자, 김예나 인턴기자 l 2019.12.30 07:27
이진복 자유한국당 총선기획단 총괄팀장을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났다/사진=김창현 기자

자유한국당이 내년 국회의원 총선에서 비례대표 후보로 40%를 30·40대 청년에게 할당한다. 지역구에 출마하는 청년들에게 당에서 금전적 지원을 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한국당 총선기획단 총괄팀장을 맡고 있는 이진복 의원은 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나 “청년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비례대표에 30~40대를 최대 40%까지 공천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아직 최종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젊은 청년들에게 기회의 균등함을 제공하기 위해 지역구에 출마하는 청년들에게 금전적인 지원을 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젊은 친구들을 광장에 던져놓고 혼자 살아오라고 하는 건 아닌 것 같다”며 “젊은이들에게 금전적이나 기회의 균등함이나 용기를 불어넣는 이벤트를 만들어서 훌륭한 젊은 인재들을 영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당 총선기획단은 앞서 공천과정에서 청년에게 최대 50%의 가산점을 주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여성과 탈북자, 장애인에게 주어지던 가산점도 30%로 상향조정했고 당 사무처 당직자와 국회의원 보좌진에 대한 가산점(30%)도 신설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비례대표의 40%를 청년으로 채워넣겠다는 의미다. 정치신인과 청년·여성층에 주는 가산점 비율이 더불어민주당(10∼25%)보다 높고 파격적이다.

이 의원은 “당의 체질을 바꾸려면 현역의원 교체율을 높일 수 밖에 없다”며 “약 30%는 컷오프하고 새로운 신인에게 기회를 주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이 새로 일어서면 좋고 만약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새로 들어온 젊은 청년들이 앞으로 새로운 것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인지도가 낮은 사람들이 총선에서 이길 수 있겠냐고 묻는데 유권자들은 후보자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변화 자체가 주는 메시지가 중요하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현역 30% 컷오프에 대해선 “세부기준은 전문가들과 논의중인데 여론조사는 물론 당이 어려울 때 어떤 활동을 했는지도 평가하는 등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이라며 “누구를 찍어내기 위한 컷오프가 아니다. 공정하고 객관적 기준을 만들어 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잘하고 있는 사람을 자르면 국민들이 우리를 가만히 두지 않는다”면서 “밑에서부터 (못하는 순서대로) 컷오프 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수통합에 대해선 “지금은 (통합을 위한) 동기가 보이지 않는다”며 “선거법이 확정되면 결정의 순간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보수당(바른미래당) 보다는 우리공화당과의 통합 논의가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진복 자유한국당 총선기획단 총괄팀장을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났다/사진=김창현 기자


다음은 이 의원과 일문일답.

-우선 현역 30%를 컷오프 하겠다고 선언했다. 기준은 정했나. 
▶세부 기준은 아직 전문가들과 논의중이다. 여론조사로 컷오프 기준을 삼는 것도 고려중이다. 다만 여론조사는 질문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상반될 수도 있어서 고민이다. 당이 어려울 때 어떤 활동을 했느냐를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런 부분을 다 고려해서 만들어 낼 수 있을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 세부기준이 만들어지면 발표는 공천관리위원회가 하게 될 것이다. 

-여성·청년 등에게 공천 시 가산점을 주기로 했는데. 
▶젊은 친구들을 선거라는 광장에 던져놓고 혼자 살아오라고 하는 건 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비례대표에 30·40대를 40%까지 공천하려고 한다. 청년 인재를 우리 당이 육성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밑바닥부터 고생해본 청년들을 우리가 키워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젊은이들에게 금전적 지원, 기회의 균등함 등 용기를 불어넣는 이벤트를 만들어서 훌륭한 젊은 인재들을 영입할 것이다. 곧 발표할 거다. 

-금전적 균등함, 기회의 균등함을 준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
▶아직 대표의 재가를 받지는 못했지만 우리가 검토중인 것들이 있다. 당이 청년과 여성들에게 총선 때 금전적으로 일부 지원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 어떤 청년과 여성들에게 기회를 주고 지원을 해줄 것인가가 고민이다. 그래서 정치판 옆에서 지켜보고 배웠던 10년이상 연속근무한 당 사무처 직원들, 보좌관들에게 가점(30%)을 주는 방안을 만든거다. 일선현장에서 열심히 뛰는 사람을 우리가 육성해야 한다. 청년들이 지역구에 나가서도 적응할 수 있도록 우리가 길러야 한다.  

-청년 등용문을 넓힐 수록 현역 교체율을 높아질 수 밖에 없을텐데.
▶당의 체질을 바꾸려면 현역의원 교체율을 높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한 30%는 컷오프하고 새로운 신인에게 기회를 주자는 거다. 그래서 당이 새로 일어서면 좋고 만약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새로 들어온 젊은 청년들이 앞으로 새로운 것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본다. 

-‘인적쇄신’도 중요하지만 당의 중심을 잡아줄 중진급의 의원들도 필요하다. 균형점을 찾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우리는 누구를 찍어내기 위한 컷오프를 하려는 게 아니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을 만들어 내겠다는 거다. 한번에 모든 걸 다 없애고 새로운 사람들로 구성할 수는 없다. 그럼 조직이 없어지는 거다. 조직 내 반발도 크다. 또 잘하고 있는 사람을 자르면 국민들이 우리를 먼저 가만히 두지를 않는다. 그래서 밑에서부터 (못하는 순서대로) 컷오프 하자는 것이다. 

-지나친 가산점 제도로 인해 당내 ‘경선’에서 이긴 사람이 ‘본선’(총선)에서는 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그 부분을 굉장히 많이 토론했다. 그래서 청년·여성에 가점을 많이 주면 안 된다는 사람도 많았다. 동전의 양면 같은 것이다. 그렇지만 선택해야 한다. 지금 안 하면 해 볼 시간이 없다. 우리가 이 일을 천년만년 할 것은 아니지 않나. 당을 위해서라도, 미래를 위해서라도 우리가 초석을 만들고 돌다리를 만들어 줘야하지 않나. 그 조차도 안 하면 안 된다. 나부터 희생해야 한다면 할 거다. 

-그런 노력 자체가 총선 과정에서 유권자들에게 주는 하나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인가.
▶정치하다 보면 여러 사람을 많이 만난다. 그 중 어떤 사람이 “너네가 공천만 잘하면 다 이긴다. 사람을 바꾸라”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다 바꾸면 인지도 낮은 사람들이 선거에서 이길 수 있겠냐”고 물었다. 그 사람이 “너희당(한국당)이랑 민주당 둘 다 꼴 보기 싫은데 그놈이 그놈이면 기대도 없는데 찍겠냐”고 하더라. 후보자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변화 자체가 유권자들에게 주는 메시지다

이진복 자유한국당 총선기획단 총괄팀장을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났다/사진=김창현 기자


-보수통합 논의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탄핵 사태를 겪으며 보수 지식인들이 저희를 다 떠났다. 또 극우라 일컫는 우리공화당, 중도보수라 일컫는 바른미래당도 갈라져 나갔다. 이 세 부류를 어떻게 엮느냐가 과제다.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지만 한번 갈라졌다가 합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우선 보수 지식인을 영입하는 일부터 하고 있다. 2019년 2월 황교안 대표 체제가 출범된 이후 우리가 접촉한 사람만 3000명이 넘는다. 그 분들을 모셔 오기 위한 작업은 완료단계다. 

-새로운보수당·우리공화당과 통합 논의는 진척이 있나.
▶조금 더 중도적 입장에 있는 보수인사들과 유승민을 대표로 하는 새로운보수당 그룹이 있다. 그 사람들과 통합하기 위해 접촉을 많이 했다. 그러나 저쪽 내부사정도 복잡하다. 양쪽이 배려하고 기다려야 한다. 그런 노력의 일환을 통해 일이 결정될 것이라고 본다. 우리공화당도 한국당 의원들이 여러 채널을 통해 계속 접촉하고 있다. 선거법만 이미 다 결정됐으면 보수통합 문제도 속도가 났을 것이다.

-만약 선거법이 통과되면 다당제 출현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맞다. 보수통합을 꼭 총선 전에 해야만 하는 건 아니다. 대선을 앞두고도 할 수 있다. 동기가 어떻게 만들어지느냐에 따라 환경이 변하는 것이다. 1990년 3당합당, 1997년 DJP연합 (김대중-김종필 연합)도 마찬가지였다. 될 수 없어 보이는 일이 성사됐다. 시대적 화두와 동기 부여가 있어야 한다. 억지로 갈 수는 없다. 색이 비슷하니 합하자는 게 시대적 화두였을 때가 있다. 쪼개져 있는 게 건전하다는 게 시대적 화두였을 때도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지금은 비슷한 사람끼리 모여야 한다는 이야기다. 

-유권자의 입장에서 보면 한국당이 우리공화당과 합칠 경우 지지할 수 없다고 하는 사람이 많다. 반대로 박근혜 전 대통령 열성 지지자들은 한국당이 새보수당과 합칠 경우 지지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한국당의 딜레마다.
▶우리 내부에서도 뜨거운 논쟁이 진행중이다. 우리공화당과 통합을 단순히 작은 이익 여부로만 판단하기에는 문제가 복잡하다. 어떤 특별한 동기가 필요하다. 지금은 그 동기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새보수당보다 논의 속도가 더 느리다. 당연한 거다. 그들(우리공화당)은 근 2년간 똘똘 뭉쳐 투쟁해온 사람이다. 외부에서 범접하기 어려운 조직체가 만들어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틀을 깨고 화합하는 쪽으로 가는 게 만만찮다. 억지로 하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 그래서 문을 열어놓고 우리는 신호를 보내주는 중이다. 그쪽에서 마음의 변화가 생기고 껍데기를 깨고 나오길 바라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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