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조 국민채'…文"구체 방안이 먼저" vs 黃"협의체부터"

[the300]

김상준 기자 l 2020.03.26 17:12
황교안 미래통합당 종로구 후보가 26일 서울 종로구 훈정동 종묘광장공원 입구에서 노인복지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의 '40조원 국민채' 발행 제안에 대한 검토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필요한 협의체 마련'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정부 차원에서 먼저 '액션'을 취하라는 메시지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에서 노인 복지 공약을 발표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국민채 발행의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면 검토하겠다고 했다'는 물음에 "필요한 협의체가 확립되면 마련한 대책들을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통합당은)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서 가지고 있다"면서 "협의체가 마련되면 현실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필요 협의체가 영수회담을 의미하느냐'는 물음에는 "영수회담까지 갈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실무자들, 전문가들이 함께 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에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하고 나서는 모양새다. 정부가 먼저 통합당에 다가와 도움을 구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40조원 국민채'를 구상한 것으로 알려진 신세돈 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나 정부에 대한 불신을 토로했다. 

신 위원장은 "이미 정부는 통합당의 정책을 싹 베끼고 있다"며 "그런 식이면 뭐하러 구체적인 안까지 제공하느냐"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전날(25일) 정부가 발표한 '기업 구호 긴급자금'을 예로 들었다. 그는 "정부가 29조원 규모를 투입해 중소·중견기업을 지원한다고 했다"며 "통합당이 18일에 이미 냈던 정책을 그대로 베껴서 발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 위원장은 통합당 차원의 구체적 제안은 더이상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안은) 주지 않을 것"이라며 "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건 정부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황 대표의 '40조원 국민채 발행' 제안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면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말한 '보다 구체적인 방안'은 40조원을 어떻게 마련할지 등 자금 조달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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