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4·3추념식 2년만에 참석..유해봉안관·위령비 참배

[the300]

김성휘 기자 l 2020.04.03 12:25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에서 진행된 제72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4·3 영령 앞에 분향하고 있다. 2020.04.03. woo1223@newsis.com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제주에서 열린 제 72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을 찾아 "진실에 바탕을 둔 명예회복이 국가의 책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주 4·3이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 등 인류 보편적 가치로 만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제주에서 열린 추념식에 4·3 희생자 유가족, 지역사회 관계자, 정치권과 함께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추념식 시작후 오전 10시 정각 사이렌이 울리는 가운데 참석자들은 묵념했다. 희생자의 영령을 위로, 추모하기 위해 제주 전역에 울리는 묵념 사이렌이다. 2018년 제70주년 추념식부터 이렇게 해 왔다.

문 대통령은 4·3 진상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 특별법 개정에 대한 영상물을 본 후 화환과 동백꽃으로 헌화, 분향했다.

문 대통령 추념사에 이어 아라중 2학년 김대호 군이 유족 편지를 낭독했다. 김군은 할머니 양춘자 여사와 함께 신원확인 보고회에 참석했다. 양 여사의 부친 양지홍씨가 당시 희생자로, 김 군에게는 증조할아버지다. 

김 군은 할머니의 고된 삶을 보며 미래세대로서 느끼는 감정을 얼굴도 모르는 증조할아버지께 드리는 편지에 담았다. 김 군이 낭독을 마치고 내려오자 문 대통령이 일어서서 그의 등을 두드리며 위로,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희생자 유해가 안치된 유해봉안관을 방문했다. 4·3평화재단 이사장으로부터 설명을 들었다. 고 양지홍씨의 유가족들이 함께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2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편지를 낭독한 희생자 유족 김대호 군을 격려하고 있다. 2020.04.03.[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woo1223@newsis.com

문 대통령은 4·3 희생자와 군경 희생자의 신위를 함께 안치한 영모원으로 장소를 옮겼다. 군경과 희생자 신위를 함께 안치함으로써 4·3 화해의 상징적 장소가 된 곳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위국절사 영현비, 한국전쟁·베트남전 참전용사를 기리는 호국영령 충의비와 4·3 희생자 위령비 등을 모두 참배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참석은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이라는 가치를 미래세대에 전승하고. 국가 추념식의 의미를 높이는 취지다. 희생자와 유가족의 명예회복과 인권신장, 국민통합을 도모하는 의지도 담았다.

문 대통령은 2017년 5월 취임, 2018년 70주년 추념식에 참석한 뒤 2년에 한 번은 참석한다는 입장을 가졌다.

이번 추념식은 코로나19 확산을 고려, 예년보다 간소하게 진행했다. 2018년 1만5000여명이 참석한 데 비해, 올해는 그 100분의1 수준인 150여명이 참석했다. 

희생자유족회장 등 유족 60여명, 4·3평화재단 이사장, 제주 지역사회 대표 등 유관단체가 참석했다. 정치권에선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이 왔다. 정부관계자로는 추미애 법무장관, 지자체에선 원희룡 제주지사 등이 참석했다.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제72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이 열린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에서 4·3 영령께 유족들이 참배하고 있다. 2020.04.03. woo122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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