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협에도 국민 73% "투표한다"…왜?

[the300]코로나에도 "4·15 총선 투표 더 하겠다" 여론조사 결과 나와

이해진 기자 l 2020.04.04 06:00
/사진=뉴스1


투표율이 저조할 것이란 정치권 전망과 다른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노년층과 아이를 둔 부모가 투표소에 가는 걸 꺼릴 것이라고 봤지만, 오히려 투표의향은 여느 총선때보다 높게 집계됐다.

한국갤럽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의뢰로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 3일 발표한 결과, 21대 총선에서 '반드시 투표할 것'이란 응답이 72.7%로 나타났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같은 시기 실시된 여론조사 응답 63.9% 보다 8.8%포인트 높은 수치다.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는 응답과 '가능하면 투표할 것'이라는 응답을 합치면 93.6%에 달한다. 대통령 선거(2017년 조사 95.7%)와 맞먹는 수준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3일~24일 양일간 전화면접(CATI)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프레임은 유·무선전화 RDD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5.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통합당 "죽더라도 한 표 찍겠다는 것"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황교안 미래통합당 종로구 후보가 3일 서울 종로구 이화동에서 거리 유세를 마치고 주민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2020.4.3/뉴스1


이진복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지금 죽더라도 한 표 찍겠다는 말이 나온다"고 여론조사에 담긴 유권자 심리를 해석했다. 다만 "투표의향 만으로 당의 유불리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신세돈 미래통합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통합당에 "긍정적인 추세"라면서도 "당의 유불리를 떠나 민의를 반영하기 위해선 국민들께서 투표를 많이 하셔야 한다"고 짚었다.

신 위원장은 "지난 3년간 소득주도성장의 실패, 최저임금의 실패, 기업이 다 죽어가고 있고 이에 따른 근로자의 어려워짐이 있었다"며 "경제가 많이 나빠진 것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투표의향으로) 표출되는 것 아닌가 해석한다"고 했다.

신 위원장은 "2016년 총선 때도 사실 경제가 어려웠고 집권여당에 대한 심판이 어느정도 작용해 (새누리당이)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왔다"며 "그래서 현재 투표율이 높아지는 것은 적어도 우리 통합당으로서는 긍정적인 추세로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 "높아진 정책 관심 영향"


(남원=뉴스1) 유경석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29일 전북 남원시 춘향골 공설시장을 찾아 이강래 예비후보와 시장을 돌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침체된 상인들에게 격려의 말을 건네고 있다. 2020.3.29/뉴스1


민주당은 코로나 위기 속 정책과 정치에 대한 관심도 상승에 따른 투표의향 증가로 해석했다.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투표의향·투표율 여론조사를 다각도로 살펴보고 있다"며 "투표율 자체가 유불리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기본적으로 투표율이 높은 것은 좋은 것이다"고 했다.

높게 집계된 4·15 총선 투표의향에 대해서는 "코로나 경제위기가 심화되고 재난소득 등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결국 정책 결정과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코로나' 정말 투표 장벽 안 될까 



/그래픽=중앙선거관리위원회


투표의향이 실제 투표로 이어질진 미지수다. 역대 투표율은 모두 투표의향 보다 낮았다. 20대 총선 때는 66.6%가 선관위 여론조사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했으나 실제 전국 평균 투표율은 58%였다. 19대 총선 때는 56.9%가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답했으나 실제 당일 전국 투표율은 54.2%였다. 

특히 이번 총선은 코로나가 변수로 꼽힌다. 이미 재외국민 투표은 신청자 17만여명명 가운데 50.7%인 8만7252명이 재외공관 선거사무 중지로 투표하지 못했다. 선관위가 투표소 줄을 사람마다 1m 간격으로 띄울 방침인데 현장에서 줄이 길게 서거나 대기시간이 길어지면 투표를 포기하고 발길을 돌릴 가능성도 있다. 

선관위는 철저한 방역을 위해 안전한 투표 절차를 마련했다. 투표권자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며 투표소에 들어갈 때 발열 체크를 해야 한다. 이상 증상이 없으면 손을 소독하고 비닐장갑 착용 후 투표를 한다. 발열 증상이 있으면 별도 마련된 임시 기표소에서 투표하고 소독 티슈를 활용해 임시 기표소를 소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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