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부산…與 "분위기 바뀌었다"vs野 "잘하면 전석석권"

[the300]

부산=김민우, 서진욱 기자 l 2020.04.07 05:37
21대 총선에서 부산 사상구에 출마한 장제원 미래통합당 후보(왼쪽)와 배재정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난 4일 지역구 유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김민우 기자.

부산지역 민심의 향방에 여야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초까지만해도 어려워진 경제상황으로 인해 여당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으나 코로나19사태를 기점으로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 

부산지역 18석 전지역 석권까지 바라보던 미래통합당에선 위기감까지 느껴진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절망감이 줄고 자신감이 붙고 있다. 


민주당 "일주일 새 분위기 달라졌다"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의원

민주당의 목표는 부산 18석 중 10석이다. 최소한 현재 6석에서 1, 2석을 추가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부산 권역 선대위원장인 김영춘 의원(진갑)은 “한 달 전만 해도 굉장한 어려운 상황이었으나 한 주 사이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부산 전체 판세를 볼 때 어느 쪽이 우세하다고 말하기 어려운 혼전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19 사태 대처를 분위기 반전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김 의원은 “해외 상황을 보면서 우리가 잘 대처했다고 생각하는 시민들이 늘었다”며 “그런데도 야당은 못한다고 비판하니까 ‘반대만 하는 야당, 발목잡는 야당’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인 전재수 의원(북강서갑)은 18석 중 9석을 차지할 것이란 낙관론을 폈다. 부산에서 경쟁의 정치질서를 회복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전 의원은 “1990년 3당 합당 이후 30년간 부산에서 통합당의 정치적 독점이 이어졌다”며 “이로 인해 경쟁이 실종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부산 시민들이 30년간 통합당을 밀어줬지만 대선후보도 배출하지 못했고 부산경제 부흥도 가져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산에서 경쟁의 정치질서를 복원하려면 9대9 구도를 돼야 한다”며 “열심히 일한 사람이 평가받고 그렇지 못하면 자동적으로 아웃되는 경쟁 질서를 이번 총선을 통해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지역민심에 대해선 “바닥은 확실히 찍었고 반등의 기미가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전세계적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압도적인 모범사례를 만들어 가고 있다”며 “(재평가 여론이) 수도권에 빠르게 영향을 미쳤으나, 부산엔 이제 남하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좋아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통합당 "잘하면 전지역 석권도 가능"…일부지역에선 '위기감'도 


미래통합당 부산권역 공동선대위원장인 하태경 의원이 4일 부산 해운대구 자신의 선거캠프사무실에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나 부산지역 선거 판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사진=김민우 기자


통합당은 18개 지역구 가운데 14~16개 지역에서 승리할 것으로 보고있다. 

성동규 여의도 연구원장은 “여당에선 정부가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대응 잘하고 있다고 하지만 실제 지역민심을 보면 정권심판론이 굉장히 강하게 작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대 총선에서 통합당이 12석 이기고 5석을 뺏겼는데(1석은 무소속 승리) 이번에 최소한 2~3석은 더 가져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통합당 부산권역 공동선대위원장인 하태경 의원도 “부산지역은 전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로 이뤄진 도시”라며 “소득주도성장에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 중 하나다. 그래서 지역민심이 아주 좋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어 “민주당 의석수를 6석 이하로 줄이면 성공으로 보고있다”면서도 “부산 지역에서 전지역을 석권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도읍 의원(부산 북·강서을)은 “20대 총선과 비교해보면 명함을 받아주는 비율이 오히려 높아졌다”며 “수치화 할 수는 없지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것은 통합당에 대한 인식이 좋아졌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의 지역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의원시절 마지막 지역구다. 국제신도시 등의 건설로 젊은층의 유입이 많아져 부산 내에서 상대적으로 민주당세가 강하다고 평가받는 곳이다. 

반면 일부 지역에서는 위기의식도 감지된다. 지난 총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전 지역구인 사상구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장제원 의원은 “지난 1월만 해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먹고살기 힘들다’며 정부 비판을 했다”면서도 “그러나 최근에는 이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지역 분위기가 후보간 경쟁이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과 경쟁하는 양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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