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기 '합승'까지…코로나로 전세계 6600명 '컴백홈'

[the300]

권다희 기자 l 2020.04.07 05:33
[인천공항=뉴시스]홍효식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교민들이 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 임시생활시설로 향하는 버스를 탑승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0.04.01. yesphoto@newsis.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한국에 돌아오는 재외국민이 급증세다. 국내 대비 해외의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하고 있어 유학생, 주재원을 중심으로 한 재외국민의 귀국 행렬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늘 뉴질랜드, 헝가리 등서 특별기 등으로 귀국 



7일 외교부에 따르면 전날 기준 전세계 43개국에서 6619명의 재외국민 및 단기 여행객 등이 코로나19로 귀국했다. 이날 뉴질랜드, 헝가리에서도 재외국민이 추가로 입국해 집계 귀국 인원은 더 늘어나게 된다. 

지난달 26일부터 4주간 봉쇄조치가 시작된 뉴질랜드에선 이날 오전 7시20분(현지시간) 한인회가 주선한 임시항공편이 오클랜드 공항을 이륙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260여명이 탑승할 예정"이라 밝혔다. 

오클랜드 한인회에 귀국을 신청한 인원이 약 1800명으로 파악된만큼, 한인회와 항공사 측은 추가 전세기 투입도 검토 중이다. 2차 임시항공편은 오는 10일께 출발할 계획이다. 

헝가리에서는 SK이노베이션 직원들을 현지 파견하기 위해 띄운 전세기로 헝가리에 머물던 한국인들 60여명이 귀국한다. 6일(현지시간) 부다페스트에서 출발할 예정인 이 항공기엔 약 60여명이 탑승할 예정이다. 

케냐에서도 우리 국민 60여 명이 이날 오후 카타르 항공 임시편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전날 한인회 주선 임시항공편으로 체류 국민 221명이 귀국한 인도에선 뭄바이, 첸나이 등에서 추가 귀국 행렬이 이어질 예정이다.  

여기에 봉쇄령이 내려지는 국가가 증가하고, 민간 항공편 운항이 중단된 지역이 속출하면서 특별기를 통한 귀국 수요는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콩고, 라오스,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등에서 귀국이 협의되고 있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 지역에 체류했던 교민과 중국인 가족들이 12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해 3차 전세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0.02.12. myjs@newsis.com




정부 전세기는 최후의 수단…'항공편 함께 주선' 귀국 공조 활발 



정부는 항공기 임차에 정부 예산이 쓰이는 정부 전세기 투입은 '최후의 수단'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지금까지 중국 우한, 일본 크루즈선, 이란, 이탈리아, 페루 등 다섯 국가의 경우에만 정부 전세기가 운용됐다. 

그러나 전세계 각지의 귀국 희망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일정 규모 이상의 인원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한인회와 민간 항공사 차원의 협의 만으론 항공편 운항이 어려워 이를 해결하기 위한 현지 공관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아프리카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에선 지난달 31일 한국측 주도로 마련한 임시항공편에 우리 국민 26명과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호주, 노르웨이 국적의 탑승자가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까지 이동한 후 각각 자국으로 귀국했다. 

당초 한국인 26명만으로 항공사와 임차 계약이 어려운 상황이 되자 임상우 주마다가스카르 대사가 현지 외교단을 통해 타국의 귀국자들을 파악했고, 결국 약 100명에 육박하는 총 탑승자를 꾸려 항공편 주선이 마무리 됐다. 

카메룬에선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40명 만으론 항공편 주선이 어렵자 일본국제협력단(자이카)과 함께 96명의 탑승인원을 구성, 카메룬 수도 야운데에서 아디스아바바까지의 항공편을 공동으로 계약했다. 

결국 마다가스카르에서 온 26명과 카메룬에서 온 40명 등 66명은 아디스아바바에 모여 우여곡절 끝에 지난 1일 인천에 무사히 도착했다. 

이처럼 한국 측이 주도적으로 주선한 항공편에 외국 국적자들이 귀국하는 경우와 함께, 우리 국민들이 타국 정부가 마련한 전세기로 귀국한 사례도 있었다. 

이집트에선 지난달 29일과 31일 영국 정부가 주선한 전세기를 타고 우리 국민 57명이 런던으로 이동했다. 인천발 항공편이 남은 런던에서 귀국을 할 수 있도록 이집트 내 한국 공관이 우리 국민들에게 이 전세기를 주선해 준 것이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지난달 29일과 지난달 31일 각 3명의 한국인이 프랑스 정부가 자국민을 귀국시키기 위해 띄운 항공편을 이용해 귀국했다. 역시 아직 인천으로의 항공편이 남은 파리까지 온 뒤 이 곳에서 경유하는 방식이다. 

우루과이에선 한국민 2명이 뉴질랜드인들을 위해 마련된 시드니행 항공편을 타고 귀국했고, 두바이에서는 우리 국민 11명이 태국 정부가 마련한 전세기로 방콕을 경유해 귀국했다. 

아밖에 파나마에선 네덜란드 정부 전세기에 우리 국민 2명이 타고 암스테르담을 거쳐 귀국했고, 주르완다 미국 대사관이 주도해 띄운 항공편에도 우리 국민들이 타고 르완다를 빠져 나왔다. 

3월 12일 UAE에 수출하기 위한 진단키트 관련 물품이 인천공항 근처 물류 창고에 보관돼 있다. /사진제공=외교부





의료물품 보내며 한국 교민 귀국  



한국산 방역물품에 대한 전세계 각국의 요청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서 물품을 싣고 오기 위한 특별편을 이용해 우리 국민들이 귀국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미얀마에서는 한국 업체가 미얀마 공장에서 생산한 방호복을 운송하기 위해 마련된 대한항공 전세기에 미얀마 체류 국민이 함께 귀국했다. 지난 1일 127명이 귀국했고, 다른 항공편으로 추가 귀국도 추진된다. 

세르비아의 경우, 한국산 의료장비를 수송하기 위한 특별기를 지난 2일 세르비아에서 출발시켰는데, 이 소형 항공기에 한국 국민 5명이 함께 타고 귀국길에 올랐다. 

지난 3일엔 모로코 정부가 마련한 특별기로 모로코에서 발이 묶였던 105명이 귀국했다. 모로코 정부는 당초 한국산 의료물품 운송을 위해 화물기 투입을 검토했다가 우리 정부가 귀국 지원을 요청하자 여객기와 화물기를 모두 보냈다. 모로코는 우리 국민들이 탔던 특별기와 별도로 보낸 화물기로 의료물품을 수송했다. 

한편 전날 기준 해외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우리 국민은 36명으로 집계됐다. 14명이 완치됐고, 22명은 치료·격리 중이다. 독일이 9명으로 가장 많고, 중국, 미국, 캐나다, 태국 등에 확진자가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아직 중증인 경우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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