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리더십" 극찬 WHO, 한국인 '이종욱'이 이끌었다

[the300]2006년 별세, 노무현 대통령도 애도..방대본 권준욱과 '인연'

김성휘 기자 l 2020.04.07 11:40
[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과 전화 통화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2020.04.06. photo@newsis.com


세계보건기구(WHO)가 한국의 코로나19 대응과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했다. 그런데 국제 보건분야에 '대한민국'의 위상은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작지 않았다.

이런 '저력'이 코로나19 사태라는 위기에 국가적 대응역량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인으로 처음 WHO 수장이 됐던 고(故) 이종욱 전 사무총장의 존재가 결정적이다. 



'아시아의 슈바이처' 이종욱을 아십니까


이종욱 전 WHO 사무총장(1945년생)은 한국인 첫 WHO 사무총장(제6대)이었다. 서울대 의대 시절부터 한센병 치료 봉사를 했다. 졸업후 태평양의 피지 섬으로 갔다. 이 지역의 빈곤 환자를 돌보는 일에 투신했다. 이때 WHO와 인연을 맺었다.

그는 헌신적 의료봉사로 '아시아의 슈바이처'로 불렸다. WHO에 몸담은 후 결핵관리국장, 예방백신국장 등을 거쳤다. 예방백신국장 시절 다량의 백신 보급으로 세계 소아마비 근절에 노력했다. 이때 '백신의 황제'란 별명도 얻었다.

WHO 결핵관리국장이던 2003년 1월, WHO 사무총장(제6대)에 선출됐다. 참여정부가 2월 공식출범하기 직전이다. 
이종욱 전 WHO 사무총장(1945~2006)


이후로도 이 총장은 에이즈 퇴치 등 세계 보건 향상에 변함없이 힘썼다. 특히 세계적 위상이 높은 국제기구 수장이면서 검소한 생활과 헌신적인 업무 스타일을 유지해 WHO 안팎에서 신망이 높았다. 

'에이즈 퇴치'는 미완의 과제로 남았지만 그가 기울인 노력만큼은 세계가 인정한다는 평가다. 그는 2006년 초 과로로 쓰러졌고, 끝내 별세했다.

2006년 5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도 고인의 부인에게 조전을 보내 "우리 국민은 고 이종욱 사무총장이 WHO에서 탁월한 지도력을 발휘, 국제보건협력 강화와 세계인의 건강증진에 크게 기여한 점을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라고 위로했다.



방역본부 권준욱도 '인연' 


그의 사후 WHO는 제7대 마가렛 찬 사무총장에 이어 제8대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이 이끌고 있다. 

에티오피아 출신 테드로스 총장은 이종욱 사무총장 시절인 2003년 에티오피아 보건부 차관이 됐고 2005년 보건부 장관이 돼 이 전 총장과 업무협조를 했다. 테드로스 총장은 아프리카의 말라리아 퇴치에 기여한 걸로 평가된다. 

이종욱 전 총장과 인연이 깊은 국내 인사들도 코로나19 대응의 최전선에 있다. 이름 이니셜(JW)이 같은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사스, 메르스 등 국내 신종 감염병 대응을 빠짐없이 현장에서 겪은 베테랑이다. 현재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으로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과 함께 방대본의 대국민 브리핑을 이끈다. 

그는 연세대 의대 졸업후 공중보건의로 일하다 1992년 복지부에 특채됐다. 2003년 9월부터 2006년 3월까지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 파견근무를 하며 이종욱 전 총장과 함께 일했다. 이종욱 전 총장의 어록을 정리한 책을 펴내기도 했다.
[청주=뉴시스]강종민 기자 =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이 5일 오후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2020.03.05. ppkjm@newsis.com




WHO "한국전략 주효, 문대통령 리더십"


WHO의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지난 6일 문재인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대통령께서 코로나19 사태에 발휘한 리더십을 높이 평가한다"며 “적극적인 검사와 진단, 확진자 동선 추적 등 한국의 포괄적 전략이 주효하고 있다”고 밝혔다.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어제로 한국 내 확진자가 가장 감소했다는 반가운 보고를 받았는데, 한국의 상황이 호전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사무총장을 비롯해 WHO 차원에서 우리의 방역 역량과 공중보건 조치를 높이 평가해 주시고 신뢰해 주시는 것에 감사드린다”며 “우리 정부는 일관되게 개방성, 투명성, 민주성의 3대 원칙에 따라 대응하고 있고, WHO 권고에 따라 인적물적 이동의 불필요한 제한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7일은 WHO 세계 보건의 날이다. 우리나라도 이날을 보건의 날로 정해 기념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제43차 인권이사회 고위급 회기 참석을 계기로 2월2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을 면담했다. (사진=외교부 제공)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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