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이 쏜 '전 국민 1인당 50만원', 가능하다고?

[the300]

박종진 기자 l 2020.04.07 11:33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4.15총선에서 종로에 출마하는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역에서 호남으로 향하는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 등 한국당 비례대표 후보들을 배웅하고 있다. 미래한국당은 이날 호남 지역을 방문해 기자회견과 선거유세 등을 이어간다. 2020.4.7/뉴스1


극한이 대립을 펼쳐온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총선을 코앞에 두고 한 목소리를 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재난지원금을 주자는데 뜻이 일치했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가 공을 쏘았다. 소득 하위 70%에만 주자는 정부여당안에 반대하며 줄 거면 차라리 다 주자고 주장해온 황 대표가 5일 1인당 50만원을 제시하자 하루 만에 여당 지도부가 '전 국민 지급'으로 방향을 틀었다.

여야가 총선을 앞두고 경쟁적으로 포퓰리즘성 공약을 남발한다는 비난이 쏟아진다.

하지만 통합당은 '1인당 50만원 지급'이 포퓰리즘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안과 다르다는 얘기다. 긴급성과 형평성을 살리면서도 재원 마련에 문제가 없다는 게 골자다. 



김종인 "당장 급한데 100만원 도대체 언제"…박형준 "기존 예산에서 하자는 것, 포퓰리즘 아냐"



당의 선거전략을 총괄 지휘하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7일 서울지역 지원유세에 나서 "우리보다 나중에 코로나를 체험한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이미 각종 조치를 취하고 돈을 풀고 있다"며 "(4인 가구당) 100만원 준다는 것도 당장 급한데 선거가 끝나고 국회가 열리고 그렇게 해서 주겠다는데 한국경제는 아주 깊은 나락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황 대표가 제시한 안은 대통령 긴급재정경제명령권을 사용하기 때문에 국회의 관련 절차 없이 바로 시행 가능하다는 것이다. 기준이 모호한 70% 대신 전 국민에게 주면 사회적 혼란과 부작용도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최대 문제로 꼽히는 재원도 추가 예산 부담이 없다고 본다.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포퓰리즘 비판에 반박하면서 "우리 입장은 기존 예산에서 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복지관련 예산, 올해 특별한 위기 상황으로 불용 예산 등 생기고 그런 항목을 취합해서 100조원 긴급 예산을 마련하자는 제안"이라고 말했다. 512조원의 올해 예산 내에서 재구성하자는 얘기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예산안이 확정된 상태에서 새로 예산을 편성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박형준 미래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전략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주말 기점으로 경제실정 기억 되살리고, 정권 경제기조 바꿔야 코로나도 극복한다는게 현장에서도 확인했어'라며 '반드시 승리 확신'한다고 밝혔다. 2020.4.7/뉴스1




"하위 70% 기준 해괴, 불공평…4인 가구 100만원은 너무 적다"



다음은 1인당 50만원 지급과 관련한 질문에 통합당이 답변한 내용이다.

―왜 갑자기 재난지원금 전 국민 50만원인가.

▶갑자기가 아니다. 코로나 사태가 터지고 두 달 동안 정부대책을 지켜봤다. 정부의 찔끔찔금하는 대책을 보니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돈 빌려가라는 대책이 전부였다.

거의 두달 기다려 나온 재난지원금이라는 것이 건강보험료 기준 하위 70%만 준다는 해괴한 기준을 내놓는 것을 보고 이래서는 안 된다 하는 생각에 차선책으로 내놓은 것이다.

―건강보험료 기준 하위 70%는 무엇이 문제인가.

▶산정기준이 1년 내지 2년 전 소득이다. 그 사이에 사정이 얼마나 많이 바뀌었겠나. 게다가 직장가입자 부동산은 계산에 넣지 않는데 지역가입자 부동산은 소득계산에 넣으니 불공평하다. 또 맞벌이는 이중으로 건강보험료를 내니 불리하다.

―다 주는 것은 포퓰리즘 아닌가.

▶지금은 비상시국이다. 긴급재난 극복을 위해 일회적으로 발동되는 것은 미증유 한계상황에 대한 비상응급조치다.

원칙적으로는 재난피해를 본 계층과 취약 계층에 지급하는 게 맞다. 기재부 등 정부에서도 이런 취지로 50% 하위소득자들에게 주려고 했던 것으로 안다. 그러나 민주당은 당정협의로 70% 하위소득자들에게 주도록 정부를 압박했다. 총선에서 중도층의 표심을 사려고 정치적 판단을 한 것 아니냐. 도대체 70% 지급은 어디에서 나왔나.

70% 이상 상위소득자들 중에도 실질적으로 피해를 본 계층이 존재하는 점 등을 감안해 여러 가지 부작용과 사회적 혼란을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줘야한다는 판단이다.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7일 서울 성북구 화랑로 정태근 성북구을 후보자 선거사무소에서 정 후보 지원발언을 하고 있다. 2020.4.7/뉴스1


―재원은 어떻게 마련하는가.
▶2020년 예산이 512조원 정도다. 평상시를 예상하고 구성된 예산이지만 지금은 나라경제가 무너질지도 모르는 위태로운 상황이다. 당초 계획을 근본적으로 수정하면 20%, 약 100조원은 코로나 사태 수습재원으로 돌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1인당 50만원 기준은 어디서 나왔나.

▶4인 가족 최저생계비가 월 185만원(보건복지부 기준) 정도로 안다. 코로나 비상응급사태를 해결하려면 최소한 월최저생계비 정도는 지급해야한다. 정부의 4인 가족 100만원은 너무 작은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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