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무급휴직 해결 최우선"·美 "공평분담"…방위비 평행선 길어지나(상보)

[the300]

권다희 기자 l 2020.04.07 15:51
[서울=뉴시스]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국방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제공) 2020.02.25. photo@newsis.com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전화통화를 하고 제11차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SMA) 협상에 대해 논의했다. 한미 외교당국 수장에 이어 양국 국방장관들이 방위비 협상 논의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이르면 1일 타결설' 이후 양측이 입장차를 여전히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관측된다. 



한미 국방장관 통화…韓 "무급휴직 최우선 해결해야"·美 "공평분담 중요"



국방부에 따르면 정 장관과 에스퍼 장관은 전날 미국 측의 요청으로 6일 오후 8시30분부터 25분간 통화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정 장관은 SMA 협상 타결 지연이 한미동맹의 안전성과 연합방위태세유지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한미 국방당국의 공동인식 하에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을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전했다. 

이어 최 대변인은 "한미 양 장관은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협상이 상호 동의가능하고 공정한 수준에서 결정돼야 한다는 점과 조속한 합의를 위해서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정 장관은 통화에서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 문제 해결을 최우선 순위로 꼽은 것이다. 주한미군은 미군기지 내 방위비 분담금으로 임금이 지급되는 한국인 근로자 약 8500명 중 약 4000명에 대해 지난 1일 무급 휴직을 시작했다. 

그러나 미국 측은 '공정한 분담'이라는 대목에 방점을 뒀다. 에스퍼 장관은 6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정 장관이 오늘 동맹 전반에 대한 공평 부담 분담의 중요성을 논의하기 위한 내 전화를 받아줘 감사하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그는 "우리가 식속히 공정하고 균형 잡힌 포괄적 합의에 서명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주한미군의 구호 '같이 갑시다'(We go together)'를 알파벳으로 소리나는대로 적은 '#KachiKapshida'란 해시태그를 달았다. 

'신속히 공정하고 균형 잡힌'이란 표현 등을 볼 때 에스퍼 장관이 이번 통화에서도 미국 측 입장을 재차 강조했을 것으로 해석됐다. 한국이 더 많은 총액을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 2일 로버트 에이브람스 주한미군사령관이 트위터에 '김칫국 마시다'란 글귀를 올리며 촉발된 논란에 대한 언급이 있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에이브람스 사령관이 한국측의 방위비 협상 타결 기대감을 표현에 빗댄 것일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며 논란이 일었다.   

(서울=뉴스1) =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협상대사와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가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제11차 한미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을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2020.1.15/뉴스1




타결설→신중론 기류 바뀐 방위비 협상 여전히 '협의 중'



한미 국방장관의 통화는 지난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간 전화 통화 이후 이뤄진 것이다. 방위비 협상은 지난달 31일, 지난 1일께 '최종타결' 기대감이 고조됐다가 막판 진통이 길어지는 분위기다. 

지난달 31일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 협상대사는 "협상 타결을 위한 막바지 조율 단계에 와 있다"며 "상당한 의견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조만간 최종 타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측 협상 대표가 명시적으로 '최종타결 기대'를 언급하며 타결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확산됐다. 

그러나 분위기는 갑자기 반전됐다. 외교부는 2일 오후 "방위비분담 협상 관련 고위급에서도 계속 협의해왔으나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고위급협의란 강경화 장관과 폼페이오 장관의 유선 협의로 알려졌는데, 이들이 직접 나섰지만 매듭을 짓지 못했단 얘기다. 

여전히 상황이 진전됐다는 신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레브리핑에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계속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외교부 당국자는 "대면협의는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상황"이라며 "유선 등으로 협의가 계속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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