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비상경제선언 3주, A부터Z까지 직접 챙겼다

[the300]

김성휘 기자 l 2020.04.09 05:35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전화 통화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2020.04.02.[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photo@newsis.com

코로나19로 인한 비상경제 선언 후 3주, 문재인 대통령이 각종 대책을 A부터 Z까지 직접 챙기고 있다. 대국민 메시지까지 직접 쓴다. 정책을 국민에게 전달, 설득하는 역할까지 도맡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문변'(문재인 변호사)을 아이디로 쓰는 문재인 대통령의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해외유입 확진자를 우려하는 글이 올랐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입국 관리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흘 뒤 7일, 문 대통령은 인천공항을 깜짝 방문, 검역 관계자들을 만났다. 

7일 오후엔 "세계 보건의 날을 맞아 - 간호사 여러분, 응원합니다"라는 글도 썼다. 인천공항 방문 후 "돌아오는 길, 못내 마음에 걸리던 분들을 생각했다"며 간호사들을 언급했다. 메시지-정책-동선을 연결했다. 

식목일인 5일 강릉을 찾았다. 현장에서 밝힌 '식목 정책'은 디테일을 담았다. 문 대통령은 "양적인 면에서는 산림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으나 질적인 면에서는 아직도 펄프 원료나 목재를 많이 수입해오고 있다"며 빨리 자라는 나무 위주로 심다보니 산림의 경제성도 약하다고 지적했다.

나흘에 걸친 메시지의 상당부분은 문 대통령이 '직접' 썼다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당연히 참모진의 도움은 받았다. 각 담당 비서관실이나 정부부처에서 취합한 상세자료가 기초다. 하지만 그걸 읽고 숙지해서 메시지로 만들어내는 작업은 문 대통령의 몫이다.

검토자료가 미진하거나, 궁금한 점이 생기면 문 대통령이 추가자료를 요구하기도 한다. 문 대통령 활동범위는 이처럼 정책수립부터 홍보, 현장 실행까지 폭넓다. 키워드는 '직접'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비상경제회의를 띄우겠다고 선언했다. 이틀 후 19일 1차 회의를 시작으로 2차(24일), 3차(31일), 4차(4월8일)까지 내달렸다. 
[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7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마련된 코로나19 개방형 선별진료소(오픈 워크 스루·Open Walk Thru)를 살펴본 후 이동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2020.04.07. photo@newsis.com


"검토하는 자리가 아니라 결정하는 자리"가 될 것이란 문 대통령 말처럼 비상경제회의는 경제콘트롤타워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서 정한 정책의 현장집행에 애로가 있다는 보고를 받고는 현장 간담회를 한다. 해외유입 확진자 차단을 위해서는 직접 인천공항 검역소를 가는 식이다.

여기에 집회자제 요청 등은 약식 대국민담화 효과를 냈다. 그 통로가 SNS(소셜미디어)이긴 해도 문 대통령이 직접 메시지를 발신한 데 의미가 있다.

문 대통령은 참여정부 5년 중 거의 대부분 청와대 비서실장 민정수석 시민사회수석으로 일했다. 변호사로 살아온 경력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어지간한 국정 이슈는 "나무와 숲을 동시에 본다"고 할 만큼 꿰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는 일상적 시스템으로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국민이 각종 정책에 대해 느끼는 무게감과 효능감을 극대화하려면 누구보다 문 대통령이 움직이는 게 최선인 상황이다. 문 대통령이 경제 사령탑을 자임한 이유다.

해외에서도 한국의 코로나19 방역상황을 주목하면서 문 대통령의 리더십을 높이산다. 문 대통령은 4·15 총선과 거리를 두고 있다. 그럼에도 더불어민주당이 "믿을 수 있는 대통령"을 내세워 표심을 얻는 근거가 된다.

한편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긴급재난지원금 등 전례없는 특단의 대책은 '대통령의 결단'으로 결론을 내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참모들이 대통령만 바라보는 상황이면 안 된다"고 말했다. 자칫 대통령이 나서지 않는 정책은 국민이 진정성을 체감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문 대통령은 4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위기 극복에 필요한 조치들을 언제든지 내놓겠다. 가용한 자원을 모두 동원하고 과감하고 적극적인 재정 투입도 주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제4차 비상경제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04.08.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dahora8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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