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학생에게 '현금' 지원하자"… 학생·학부모 '표심' 노렸나

[the300]

서진욱 기자, 박종진 기자, 김민우 기자, 김상준 기자 l 2020.04.09 15:51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당 소속 후보들의 막말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여야가 총선을 앞두고 대학생 현금 지원을 꺼내들었다. 대학생과 학부모 표심을 겨냥한 전략이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은 9일 오전 국회에서 대국민 사과 직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극복을 위해 정부가 모든 대학생과 대학원생에게 특별재난장학금 100만원씩 지급하자고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어려운 경제 상황으로 자영업자 등의 소득이 급감하고 있을 때 열심히 아르바이트해서 등록금 보태겠다는 안타까운 심정을 이해하고 이 분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재원 조달 문제에는 "정부가 교육부 예산에서 활용하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신세돈 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은 "대학생, 대학원생을 200만명으로 보고 2조원 정도 예상된다"며 "대통령 의지만 있으면 조달에 큰 무리가 없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긴급재정명령권을 발동하면 신속하게 지급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 수성갑 후보가 4.15총선을 엿새 앞둔 9일 오전 대구 수성구 신매네거리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스1.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대학생 현금 지원 주장이 나왔다. 대구 수성갑에 출마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이날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위기 극복을 위해 대학생들의 2020학년도 1학기 등록금 중 20%를 환급하는 방안을 정부에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대학도 힘을 모아야 한다"며 "코로나19로 대학생들의 학업에 많은 차질이 발생한 만큼 2020년 1학기 등록금 20% 환급을 정부에 강력히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학업 만족도와 경제적 상황 등 2가지 측면에서 등록금 환급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1학기 등록금 20% 환급(상한 100만원)할 경우, 대략 1조1700억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당과 정부에 강력하게 요청해서 학생과 학부모의 짐을 덜어드리겠다"고 말했다.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이 지난 7일 오전 대전 유성구 장동혁 유성구갑 후보 사무실에서 열린 청년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반대 목소리도 나왔다. 유승민 통합당 의원은 김 위원장의 제안이 나온 직후 "대학생·대학원생들을 특정해서 돈을 주는 방식은 찬성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이날 경기 김포 구래동에서 홍철호 통합당 경기 김포을 후보자 지원유세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런 것을 다룰 때는 원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그 연령대(대학생 연령대)에는 어렵게 학교를 못다니거나 실업상태에 있거나 아주 어려운 직장을 다니거나 근근히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젊은이들도 있다"며 "그러나 (이들을 외면하고) 대학생으로 특정 카테고리를 정해 돈을 주는 방식은 찬성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유 의원은 황교안 대표의 전 국민 50만원 지원 주장에 대해서도 반대한 바 있다. 유 의원은 "전 국민에게 줄 돈이 있으면 진짜 어려운 사람들에게 두번, 세번 드리거나 더 많이 드릴수 있지 않냐"며 "보수정당은 그런 상황에서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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