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죄송" 사과한 김종인, "3류 청와대" 심판 호소

[the300](종합)

박종진 기자, 김상준 기자 l 2020.04.09 16:47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9일 서울 중랑구 상봉터미널 앞에서 열린 김삼화 중랑구갑 후보, 윤상일 중랑구을 후보 지원유세에서 후보들과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0.4.9/뉴스1


연일 터진 막말 논란에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거듭 고개를 숙였다. 80살의 김 위원장(1940년생)은 기자회견 도중 3번 몸을 숙여 사과했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 터진 악재에 이유를 불문하고 잘못했다며 자세를 낮췄다.

김 위원장은 9일 오전 국회에서 대국민 사과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수도권 집중 지원유세를 시작하기 전에 사과부터 했다.

김 위원장은 "통합당의 국회의원 후보자 두 사람이 말을 함부로 해서 국민 여러분이 실망하고 화나게 한 것 정말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고 밝혔다.

3040 세대를 비난한 김대호 서울 관악갑 후보, 세월호 막말 논란을 또 다시 일으킨 차명진 경기 부천병 후보의 제명 방침을 밝히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김 위원장은 "전국의 후보자와 당 관계자들에게 각별하게 언행을 조심하도록 지시했다"며 "그런 일이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약속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건 말이 적절한지 아닌지를 따질 문제가 아니다"며 "공당의 국회의원 후보가 입에 올려서는 결코 안 되는 수준의 단어를 내뱉은 것"이라고 말했다. 차 후보는 지역 토론회에서 세월호 텐트 내에서 문란한 행위가 있었다는 인터넷 매체의 보도를 인용해 발언했다.

김 위원장은 막말 논란은 명백히 잘못된 일로서 할 말이 없지만 나라를 위해서 용서해달라고 호소했다. 김 위원장은 "이 나라가 죽느냐 사느냐가 걸린 만큼 최선을 다해보겠다"며 "총선에서 통합당에 한 번만 기회를 주시면 다시는 여러분이 실망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은평구, 강북구, 도봉구, 중랑구 등 강북 일대와 경기 광명, 의왕·과천, 분당 등 경기남부 지원유세에 나섰다. 선거 초중반 PK(부산·경남)와 강원, 충남 등을 다닌 데 이어 연일 수도권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다만 차 후보가 포함됐던 경기 부천은 당초 예정돼 있었지만 일정을 미루기로 했다.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9일 서울 은평구 통일로에서 허용석 은평구을 후보 지원 유세를 마치고 북한산 쓰레기장 반대 시위를 하는 주민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2020.4.9/뉴스1


김 위원장은 청와대를 겨냥해 공세 수위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강북갑정양석 후보 지원 유세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경제가 엄중해졌음에도 요즘 청와대가 무슨 짓을 하는지 전혀 보이질 않는다. 그렇게 자주 열리던 수석보좌관회의도 제대로 열리지 않는다"며 "국민들은 '청와대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발생했구나' 하는 우려의 목소리를 전한다"고 주장했다.

'삼류'라는 표현도 썼다. 김 위원장은 은평구 지원 유세에서 "최근 정부의 실태에 국민들은 '국민이 일류, 정부가 이류, 청와대 삼류'라고 얘기를 한다"고 말했다.

중랑구에서는 서울 유권자들을 치켜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 위원장은 "저는 서울 시민들의 성숙한 선거 의식을 많이 경험했다"며 "오늘날의 정치 변화,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서울 시민들이 보여준 투표 결과가 가져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누가 뭐라고 그래도 서울시 유권자들을 믿는다. 여론조사에 절대 속지 않는다"며 "이번 주말을 기해 서울 유권자들이 마음을 정하리라 생각한다. 문재인 정부를 심판하자"고 말했다.

유세 과정에서 실수로 '미래통합당'이 아닌 '더불어민주당'으로 말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당대 최고의 책사로 꼽히는 김 위원장은 2012년에는 새누리당(통합당의 전신), 2016년에는 더불어민주당의 선거를 지휘해 각각 승리로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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