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포스트코로나 첫발 "전국민 고용보험 기초 놓겠다"

[the300]10일 생중계 연설, 거리두기 하며 문답

김평화 기자,김성휘 기자 l 2020.05.11 05:30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충격 극복 방안으로 고용안전망 확충을 들며 "전국민 고용보험 시대의 기초를 놓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오전 11시부터 생중계한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실직의 공포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그야말로 경제 전시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고용보험 적용을 획기적으로 확대하고 국민취업지원제도를 시행해 우리의 고용안전망 수준을 한 단계 높이겠다"며 "실직과 생계위협으로부터 국민 모두의 삶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아직도 가입해 있지 않은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보험 가입을 조속히 추진하고, 특수고용노동자,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 예술인 등 고용보험 사각지대를 빠르게 해소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어 "자영업자들에 대한 고용보험 적용도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한국판 뉴딜 정책' 추진 의지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지금의 위기를 새로운 기회와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겠다"며 "우리의 목표는 '세계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이라고 말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한 해 문 대통령이 제시한 수단은 '디지털 뉴딜'이다.

문 대통령은 "선도형 경제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개척하겠다"며 "우리는 ICT(정보통신기술) 분야에서 우수한 인프라와 세계 1위의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바이오 분야의 경쟁력과 가능성도 확인됐다"며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결합해 디지털 경제를 선도해 나갈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대통령 취임 3주년 특별연설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05.10. dahora83@newsis.com


문 대통령은 "혁신 벤처와 스타트업이 주력이 돼 세계를 선도하는 '디지털 강국'으로 대한민국을 도약시키겠다"며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등 3대 신성장 산업을 더욱 강력히 육성하여 미래먹거리를 창출하겠다"고 했다. 이어 "한국 기업의 유턴은 물론 해외의 첨단산업과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과감한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밖에 "우리는 이미 우리의 방역과 보건의료체계가 세계 최고 수준임을 확인했다"며 "사스와 메르스 때의 경험을 살려 대응체계를 발전시켜온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방역시스템을 더욱 보강해 세계를 선도하는 확실한 '방역 1등 국가'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태원 클럽 집단확진에 대해서는 "비록 안정화 단계라고 하더라도 사람이 밀집하는 밀폐된 공간이라면 언제 어디서나 유사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워 줬다"고 밝혔다. 이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며 "마지막까지 더욱 경계하며 방역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회가 동의한다면 보건복지부에 복수차관제도 도입하고자 한다"며 "감염병 전문병원과 국립 감염병연구소 설립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남과 북도 인간안보에 협력하여 하나의 생명공동체가 되고 평화공동체로 나아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문답에선 "남북철도 연결, 비무장지대 국제평화지대화, 이산가족 상봉 등 기존 제안은 모두 유효하다"며 "코로나 상황이 진정되는 대로 우리의 제안을 북한에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설득해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위기를 기회로, 두려워 멈출 이유없어"


문 대통령은 특별연설을 통해 남은 임기 2년 국정의 전환 방향을 드러냈다. 코로나19 감염을 막을 방역과 보건분야 선진화가 한 축, 전례없는 경제위기 극복방안이 또다른 축이다.

이를 통해 경제도 방역도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가 되자며 국민의 지지와 동참을 호소했다. 경제 회복, 국민 생명과 고용의 안전 등 '국난'에 집중하는 반면 사법·사회개혁 등 이른바 적폐 청산 이슈와 남북관계 개선은 비중이 줄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 3년 촛불의 염원을 항상 가슴에 담았다"며 "어려울 때마다 국민이 힘과 용기를 줬다"고 감사의 뜻을 밝혔다. 이어 "남은 임기 동안, 국민과 함께 국난 극복에 매진하면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취임 초 국정 화두는 '나라다운 나라'였다. '정의롭게'라는 철학을 정책 곳곳에 내걸었다. 구체적 실천은 혁신과 포용, 공정과 평화번영이라는 4대 키워드(혁포공평)였다. 취임3주년 연설을 분석하면 국정목표는 '세계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으로 진일보했다.

5100글자의 연설문 속 "선도"라는 표현은 11차례 나왔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목표는 ‘세계 속의 대한민국’을 넘어서 있다"며 "세계를 선도하는 확실한 방역 1등 국가가 되겠다. 국민과 함께 경제위기 극복에서도 세계의 모범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인간안보를 중심에 놓고 국제협력을 선도한다. 또 "혁신 벤처와 스타트업이 주력이 되어 세계를 선도하는 ‘디지털 강국’으로 대한민국을 도약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철학 면에선 경제위기의 빠른 극복을 맨 앞자리에 뒀다. 대규모 일자리 국책사업인 한국판 뉴딜을 시작한다. 데이터를 수집·축적·활용하는 데 쓰일 데이터 인프라 구축을 국가적 사업으로 정했다. 현장 문답에선 이를 "디지털 뉴딜"로 표현하며 의지를 드러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대통령 취임 3주년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2020.05.10. dahora83@newsis.com



문 대통령은 디지털 경제로 전환할 때 기존 일자리를 줄인다는 모순은 "큰 과제"라고 인정하면서도, 데이터 인프라는 대량의 일손이 필요한 일자리 창출사업이라고 설명했다.

고용보험의 획기적 확대, 국민취업지원제도 시행도 눈에 띈다. 평소 같으면 비용확대 등 어려움이 적지않은 난제여서 공론화도 쉽지않다. 코로나19 위기를 고용안전망 강화의 기회로 삼는다. 문 대통령은 국회의 입법 협조를 거듭 당부하면서도 "고용보험 대상을 단계적으로 넓혀 가겠다"고 말했다. 일방 추진보다 사회적 합의를 염두에 뒀다.

문 대통령은 정치사회 분야는 비중있게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에 대해선 한 문장에 그쳤다. 포스트코로나 국면에 국정 우선순위를 재정비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언급이 적은 데 대해 문답에서 "오늘은 국정 전반을 다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라 당면한 경제 위기, 또 국난 극복을 위한 대책 쪽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제는 북미 대화만 바라보지 말고 남북 간에 할 수 있는 일들은 찾아내서 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 이태원 클럽 코로나19 집단감염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워준다"며 "그렇다고 두려워 제자리에 멈춰설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등교개학 일정 등 생활속 거리두기를 차질없이 추진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규모 재정투입 사업을 열거했지만 재정확충 방안을 연설에 담지 못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文 "악수는 못할것같다"…철저한 '거리두기' 3주년 연설


문 대통령 특별연설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 돌발상황 없이 진행됐다. 무엇보다 이태원 클럽에서 코로나19가 다시 집단감염된 이후 방역과 거리두기가 더욱 강조됐다.

청와대 비서진 중에선 노영민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등 3실장만 10일 연설이 열린 청와대 춘추관을 찾았다. 연설을 진행하는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이나 강민석 대변인 등 소통 라인을 제외하면 그렇다. 과거 기자회견때는 비서관급 참모들까지 수십명이 참석했다.

언론인들은 통상 대통령 일정에 필요한 소지품 검사 외에도 열을 재고 문진표를 작성해야 입장이 허락됐다. 문진표는 최근 확진자와 접촉한 적 있는지, 독감이나 폐렴으로 치료받았는지 등을 쓰도록 했다.

좌석도 거리두기를 철저히 지켰다. 같은 줄에서는 좌우로 한 자리 건너서 앉고 앞뒤로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대각선 좌석만 허용됐다. 참석자들은 모두 마스크를 쓴 채 대통령 연설을 들었다. 질문자는 마스크를 벗고 말한 뒤 곧장 마스크를 다시 쓰도록 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대통령 취임 3주년 특별연설을 마친 뒤 인사하기 위해 취재진 쪽으로 향하고 있다. 2020.05.10. dahora83@newsis.com


문 대통령도 거리두기를 의식한 듯 연설과 문답까지 마치고 "악수 못 할 것 같다. 인사만 하고 가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연단에서 목례한 다음 퇴장하려 했으나 참모들과 대화를 나누고는 이내 뒤돌아 서서 첫 줄의 기자들에게 다가가 눈을 맞추며 인사를 나눴다. 손을 잡는 악수나 주먹을 부딪치는 방식은 아니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오전 11시부터 생중계를 통해 5100글자, 200자 원고지 49장 분량의 연설문을 읽었다. 국민과 함께해 온 3년을 돌아보고 남은 2년 임기의 국정방향을 담았다. 특히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관한 정부계획에 중점을 뒀다.

연설 후 윤도한 수석은 "오늘은 기자회견이 아니라 특별연설"이라며 "연설 내용 가운데 추가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거나 또는 궁금하신 부분이 있으면 질문 간단하게 받겠다"고 말했다. 총 3명의 기자가 지목됐다. 각각 △디지털 산업이 오히려 일자리를 줄일 수 있다는 모순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 △남북관계 전망에 대해서다. 문 대통령은 질문마다 상세하게 답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1~3년 계기에 꼭 대국민 메시지를 냈지만 형식은 조금씩 바꿔왔다. 이번엔 연설이다. 코로나19를 극복하는 데 국민이 뜻을 모아달라는 강력한 메시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또 문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이나 기자회견 장소로 춘추관을 고른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소프트'하게 격식을 깬 소통보다 '정공법'을 택한 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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