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코로나 선거'…회복 가능한 사회모델이 쟁점 될 것"

[the300][대한민국4.0포럼 리뷰]학자들이 말하는 '한국정치4.0'②신진욱 중앙대 교수

유효송 기자 l 2020.05.24 10:53
신진욱 중앙대 교수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새로운 21대 국회를 위한 '대한민국4.0포럼'에서 '진영에 갇힌 대한민국 현실'에 대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신진욱 중앙대 교수는 지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머니투데이가 주최하고 대한민국 국회가 후원한 '대한민국 4.0포럼-새로운 21대 국회를 위하여'에 참석해 21대 총선 결과를 분석했다. 

그는 "이번 총선은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에 대응하는 정당들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라고 했다. 신 교수는 "이번 선거 결과는 코로나 위기로 인해 우연히 나온 것도, 유권자 변화에 따라 필연적으로 나타난 결과도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쳤던 것은 국민이 절박하고 긴급한 과제라고 생각하는 코로나 위기 상황에 정치인과 정당이 어떤 태도를 보여줬느냐"라며 "정치인들은 유권자들에게 굉장히 높은 수준의 심판과 심사를 받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신 교수는 21대 국회의 주역이 될 당선인들에게 경각심을 당부했다. 그는 "(총선 결과에서) 의석 분포는 굉장히 차이가 많이 나지만 정당별 지역구 득표율을 보면 민주당과 통합당의 차이가 8%밖에 나지 않는다"며 "앞으로 유권자들의 표심이 단기적으로 매우 빨리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진욱 중앙대 교수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새로운 21대 국회를 위한 '대한민국4.0포럼'에서 '진영에 갇힌 대한민국 현실'에 대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다음은 신진욱 중앙대 교수의 발제 주요 내용]


21대 총선은 '코로나 선거'


21대 총선의 의미는 크게 세가지다. 첫 째는 코로나19(COVID-19) 위기 속에서 성공적으로 선거를 치렀다는 것이다. 한국 만큼 성공적으로 전국 선거를 치른 사례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세계적 관점에서 보면 한국에서 치른 이번 총선은 대단한 의미를 갖고 있다. 

둘째 1992년 이후 20년 동안 국회의원 총선 역사에서 최고 수준의 투표율 이번에 기록했다는 점이다. 셋째 이번 선거는 정책 이슈가 부재했다. 유권자가 정치에 무엇을 바랬는지 총선 결과의 의미를 알아내기 힘들다는 뜻이다.

이번 선거는 국민이 지금 가장 절박하고 긴급한 과제라 생각하는 코로나 위기상황에 정치인과 정당이 어떤 태도를 보여줬느냐에 대한 단기적 평가다. 

세계적인 민주주의 침체와 위기의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장기적으로 선거 참여율이 하락하는 추이는 전세계에서 관찰된다. 단기적으론 코로나 위기로 인해 선거 실시 자체가 불가능하거나 실시했어도 투표율이 극단적으로 낮은 경우가 전부였다. 

이런 여러가지 문제가 있는 가운데 한국 민주주의가 독보적 활기를 보이고 있단 점을 의식하고 있어야 한다. 모든 주요 선거에서 투표율이 지난 10여년간 상승하는 추이를 보인다. 단기적으론 코로나 위기 중 세계 최초로 선거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놀랍도록 높은 투표율 보였다. 

87년 민주화 이후 역대 국회 총선에서 의석 분포의 추이를 보면서 이번 총선 의미를 짚어봐야 한다. 전체 추이는 기본적으로 다당제 체제가 유지된다는 점이다. 소수정당의 생명력이 지속되는 추이를 보인다. 

우리나라는 민주화 이후 꾸준하게 소수정당이 의석을 가질 수 없는 양당 체제의 한 방향으로 가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정당 분포의 다양성이 꾸준히 늘지도 않는다. 그런 가운데 양대 정당 중심 체제가 지속된다. 

역대 총선 정당별 의석 비율을 보면 2000년대 들어 양당의 경쟁 구도가 강해지기 시작한다. 국회 내에서 가장 큰 의석을 점한 양당 외 소수정당은 양당 트렌드에 대한 반대 트렌드로 경쟁해 왔다. 이번 선거에서도 양대정당 체제 특성이 대단히 강하게 나타난 것처럼 보이나 다른 각도에서 보면 소수정당이 상당한 득표를 얻었다고 볼 수 있다. 

21대 총선 결과는 크게 세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 의석분포의 측면에서는 집권 여당의 역사상 최대 승리다. 제1당의 비율 봤을 땐 역대 최대란 한 측면이 있다. 두 번째, 지역구 득표율 통계 보면 여야 양대 정당의 차이가 크지 않다. 세 번째 정당 특표율로 보면 소수정당에 대한 강한 지지가 나타난다. 



득표율과 의석분포 왜곡 심해…관건은 회복가능성의 차이


의석분포 이상으로 앞으로 전개될 유권자들의 표심이 단기적으로 매우 빨리 변할 수 있다. 의석 분포는 굉장히 차이가 많이 나타나지만 총선의 정당별 지역구 득표율 보면 민주당과 통합당이 8%포인트 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 득표율과 의석분포 사이의 왜곡 또는 불일치가 심한 선거였다. 

소수 정당에 대한 강한 지지가 나타난다는 사실은 정당 득표율로 봤을 때 나타난다. 정의당과 국민의당의 득표 합산이 17.5%나 된다.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정당이건 중도나 보수적인 성향이건 간에 앞으로 의정활동 통해 유권자 기반 넓힐 수 있는 토대가 이번 총선에서 부정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21대 총선은 코로나 위기 대응이 변수였다. 한국은 감염자가 제일 낮은 나라에 속한다. 감염 억제를 빠른 시간에 성공한 사례다. 세계 코로나 인식 연구에서 '정부 대응에 대한 긍정 평가'도 오스트리아 다음으로 한국이 높은 긍정 평가를 보인다. 

이는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 무당층이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지지도와 거의 일치할 정도로 좁혀진 국면도 선거에서 멀지 않은 국면에 있었다. 어떻게 될지 알수 없던 상황 지속됐단 것이다. 

장기적으로 각국 사회모델의 지속가능성, 회복가능성의 차이가 다시 수면위로 올라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는 정부 공공지출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밑바닥이다. 정부가 개입해 불평등 줄여주는 정도가 OECD중 제일 낮다. 노인빈곤율과 자살율이 가장 높은 나라다. 이 오래 지속돼 온 '헬조선 구조'가 K-방역 이후 다시금 국민 의식 속 점점 더 올라올 수 있단 점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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