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2022년 대통령", 잠룡들이 움직인다

[the300]

박종진 기자 l 2020.05.27 09:19
(광주=뉴스1) 허단비 기자 =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이 17일 오전 광주 북구 5·18민주묘지를 찾아 윤상원 열사의 묘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2020.5.17/뉴스1


"2022년 3월9일 민주당 후보를 이기겠다"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이 2년도 채 남지 않은 대통령 선거에 도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히면서 잠룡들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제21대 총선 불출마로 4선, 16년간에 국회 생활을 마무리하는 유 의원은 26일 자신의 팬클럽 '유심초' 카페에 영상 메시지를 올려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유심초'는 대구에서 유 의원을 지지하는 청년들의 모임에서 이름을 따왔다. 2015년 유 의원의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본격적인 팬클럽으로 출범해 올해로 5년째를 맞는다. 



경제전문가인 유승민 "코로나19 사태, 제게 '숙명'같은 시기"



유 의원은 자신을 믿고 지지해준 이들을 향해 강렬한 집권 의지를 드러냈다. 유 의원은 "내년 대선후보 경선과 1년 10개월 후 있을 2022년 3월9일 대통령 선거가 저의 마지막 남은 정치의 도전"이라며 "반드시 제가 보수쪽의 단일후보가 돼 본선에 진출해서 민주당 후보를 이기겠다"고 말했다.

정치생명을 걸고 경선에서부터 이겨 보수 단일후보로 나서겠다는 각오다. '숙명'이라는 표현도 썼다.

유 의원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끝나더라도 엄청난 경제 위기가 닥쳐올 것"이라며 "경제 전문가이자 정치인이자 대선에 나가려는 사람으로서 이 시대가 어떻게 보면 제게 숙명 같은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미국 위스콘신대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서 KDI(한국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등으로 일했던 경제 전문가다.

선거기간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원유세에 총력전을 펼쳤던 유 의원은 총선 이후 낙선자들을 두루 만나왔다.

올 여름까지 당분간 대구 고향 집에서 머물며 대선 전략 등을 다듬을 예정이다. 이어 가을부터 실질적인 대선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제21대 국회의원선거 대구 수성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홍준표 당선인이 지난달 16일 오후 대구 수성구 두산오거리에서 유세차에 올라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2020.4.16/뉴스1




홍준표, 전국 버스킹 예고…황교안, 활동 재개…원희룡, 예의 주시



주요 주자 중에 유 의원이 처음으로 대권 도전을 공식화한 만큼 야권 다른 주자들에게도 관심이 쏠린다.

제21대 국회에서 다시 여의도에 입성한 홍준표 전 대표도 사실상 대권 도전 의사를 밝혔다. 홍 전 대표는 국회 개원 이후 적당한 시점을 잡아 전국으로 다니며 정치 버스킹(거리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자신이 나라를 운영할 능력이 되는지 국민들에게 직접 물어보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대다수 야권 잠룡들은 낙선했거나 총선에 나서지 않았다. 이 때문에 차분히 정국 구상을 하는 중에 물밑 활동을 시작하는 '정중동'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황교안 전 대표는 당선인들과 낙선자 등에게 연락을 돌려 인사를 나누고 측근들을 만나는 등 활동을 재개하고 있다. 다만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터라 전면에 나서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나경원 전 원내대표 등도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며 향후 활동을 고심하고 있다.

중앙무대에서 떠나 있었던 원희룡 제주지사는 정국 현황을 면밀하게 살피고 있다.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자신의 역할을 가다듬어 대권 도전 시점을 결정할 예정이다.

국회를 떠나는 6선의 김무성 의원은 서울 마포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킹메이커'로 나선다.

보수 참패 과정에서 누구보다 쓴소리를 냈던 김세연 의원도 사무실을 내고 '원외 정치활동'을 계속한다. 당장 내년 4월 재·보궐 선거에서 부산시장 후보로 나설지가 관건이다.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가 26일 서울 종로구의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2020.5.26/뉴스1




'김종인 비대위' 변수…새로운 주자 등장할까



야권 잠룡들의 변수는 '김종인 비대위'다. 통합당은 27일 전국위원회 등을 열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최종 의결한다.

김종인 비대위원장 내정자는 비대위 등 당 요직에 젊은 인재들을 기용하고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을 해체수준으로 혁신해 대권 주자를 키워낸다는 계획이다.

김 내정자는 70년대생 경제전문가를 대권 후보의 예시로 들기도 했다. 지난 대선에 출마했던 이들을 겨냥해서는 "시효가 끝났다"며 부정적 입장도 밝혀왔다.

김 내정자가 얼마나 당을 장악하고 어떤 방향으로 변화를 이끌어내느냐에 따라 기존 대권 주자들의 경쟁구도가 바뀔 수도, 새로운 후보가 등장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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