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비대위' 첫 출항…'이념' 지우고 '메시지' 컨트롤

[the300]

김민우 기자 l 2020.05.31 14:04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국조직위원장 회의에 참석 후 차에 탑승하고 있다. 2020.05.27. bluesoda@newsis.com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가 1일 첫발을 뗀다. 당 운영의 밑그림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이 어떤 메시지를 처음으로 내놓을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립현충원 참배한 후 국회에서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갖는다. 김 위원장은 '약자와의 동행'을 기치로 걸고 대기업·성장주의 위주의 당 경제정책 기조를 전면 개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창조적 파괴를 통해 당을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회적 약자를 포용하기 위해 기본소득을 비롯한 사회안전망 전반에 대한 대책, 경제활성화 방안 등이 곁들여질 가능성이 높다.

김 위원장은 2011년 한나라당 비대위원으로 영입됐을 때도 진보진영이 주로 주장하던 '경제민주화'를 보수정당의 간판으로 내걸어 당의 외연을 확장하는데 성공했다.

2016년에도 민주당 비대위 대표를 맡았을 때는 북핵 실험으로 안보불안이 가중되자 북한을 향해 '궤멸'이라는 용어를 써 파장을 일으켰다. 이 발언은 대북친화정책을 고수하는 민주당에 등을 돌린 유권자들이 민주당으로 돌아오도록 하는 긍정적 효과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위원장은 이번에 진보와 보수의 이념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유형의 정당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진보, 보수, 중도라는 말 쓰지 마라. 자유우파라는 말도 쓰지 말라"고 김 위원장이 통합당에 지지한 것도 이념으로 승부를 거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당 회의방식도 전면개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위원들이 돌아가며 공개발언을 하던 기존의 방식에서 탈피해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 중심으로 사안에 맞는 핵심 메시지만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당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4.15 총선 당시부터 당의 '메시지 컨트롤' 기능 부재를 지적해온 만큼 메시지 관리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첫 회의에는 비대위 인선작업도 마무리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통합당은 김미애 당선자·성일종 의원·김현아 의원·김병민 서울 광진구갑 조직위원장·김재섭 도봉구갑 조직위원장·정원석 청사진 공동대표 등으로 비대위를 구성하기로 의결했다. 주호영 원내대표와 이종배 정책위의장도 당연직으로 비대위원직을 맡는다.

사무총장은 김선동 20대 국회의원이 내정됐다.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으로는 재선급 의원이 거론된다. 당내 경제통인 추경호·송언석 의원 등이 물망에 오른다. 비대위 대변인으로는 21대 국회에 첫 입성한 김은혜 당선인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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