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주호영 첫 전투 '5일 개원'…"반드시" vs "인해전술"

[the300]

박종진 기자, 김상준 기자, 이지윤 기자 l 2020.06.01 11:28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6.1/뉴스1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상임위 배분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제21대 국회 개원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의석수를 앞세워 일방적으로 여는 국회에 반대한다는 얘기다. 숫자에서 절대 열세인 통합당이 시작부터 끌려다니지 않기 위해 기 싸움을 벌이는 모양새다.

하지만 민주당은 개원에는 협상이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충돌이 예상된다.

주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첫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회의에서 "(지난달 29일 저녁 회동에서 민주당에) 개원 협상은 국회의장단, 상임위 배분을 다 끝나고 해온 게 지금까지 관례이기 때문에 의장만 먼저 선출하는 일방적 국회는 동의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원 구성에 관한 전체가 일괄 타결 돼어야만 첫 본회의를 열어서 의장단을 선출하겠다고 했고 이건 민주당이 야당일 때부터 늘 그렇게 해왔다"며 "국회법을 내세워 법대로 하자는 건 다수의 힘으로, 인해전술로 일방적으로 하겠다는 의사를 비친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총선 후 첫 임시회는 의원의 임기 개시 후 7일째인 이달 5일 열어야 한다. 그러나 그동안은 통상 원 구성 협상에서 여야가 줄다리기를 계속하는 탓에 7~8월에야 협상이 마무리되기도 했다. 

주 원내대표는 상임위원장 배분을 '11대 7'로 하되 핵심인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를 관행대로 야당인 통합당이 가져와야 한다는 주장이다.

주 원내대표는 "삼권분립 원리에 따라 국회가 행정부를 견제하는 게 가장 큰 역할이고 법사위와 예결위를 야당이 맡았을 때 실질적 기능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민주당에 요구했다"며 "민주당은 '지금은 177석으로 168석을 넘으면 모든 상임위에서 다수이기 때문에 기존과 다르다'는 주장을 펴면서 전 상임위원장을 다 가져갈 수 있다는 말은 하지 않으면서 법사위, 예결위는 내줄 수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법정시한내 국회 개원해야, 야당 개원으로 발목잡기 안돼'라고 밝혔다. 2020.6.1/뉴스1


주 원내대표에 따르면 민주당은 대외적으로는 '18대 0' 가능성을 언급하며 압박하면서 협상 자리에서는 법사위와 예결위를 요구한 셈이다. 국회법상으로는 선거로 뽑게 돼 있어 민주당이 마음 먹으면 모든 상임위원장을 가져갈 수도 있다.

다만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에서 6월5일을 지켜달라고 했고 합의되지 않으면 일방적으로 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실제 강경하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내일 의원총회를 열고 임시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할 것"이라며 "21대 국회 임기가 개시됐음에도 또 다시 과거의 일하지 않는 국회가 재현되는 것을 민주당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5일 국회 개원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상임위원장도 원칙대로 표결로 다 가져와야 한다는 기류도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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