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때' LNG선 100척 쾌거…文, 靑도 귀기울인 이유

[the300]

김성휘 기자 l 2020.06.04 06:01
[거제=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3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열린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 호 명명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04.23 since1999@newsis.com


국내 조선사들이 카타르에서 700억리얄, 우리돈 약 23조6000억원 규모의 역대급 LNG(천연액화가스) 운반선 계약을 따낸 것은 경제계뿐 아니라 청와대에도 큰 관심을 받았다. 무엇보다 문재인 대통령이 측면지원에 나서 관심을 기울여 온 사업이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3일 청와대 참모진 사이엔 카타르 LNG선 수주가 단연 화제다. 코로나19 여파로 해운 조선 등 주력 기간산업들이 어려운 가운데 이룬 성과다. 문 대통령도 전날 관련 보고를 받았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상당한 만족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의 구체적 언급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들 사이에선 "문 대통령식 경제외교의 성과 측면에서 볼 수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사연이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월28일 청와대에서 한-카타르 정상회담을 가졌다. 카타르 국왕을 수행했던 사드 빈 셰리다 알 카비(Al-Kaabi)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은 60척의 LNG선을 발주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이 선박 수주 경험이 많고 기술력에서 정평이 나있는 만큼 앞으로도 LNG선 도입에 좋은 협력 관계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해운업은 최근 해양오염과 대기오염 등의 문제로 친환경선박으로 전환되고 있는 추세"라며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선박으로 교체를 하면 LNG 수요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타르에서 대량 수주 가능성을 본 문 대통령은 이후로도 관련 사안을 챙겼다. 경제라인 참모들이 진행상황을 종종 보고했다고 한다. 

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LNG를 연료로 하는 선박, 카타르 측은 LNG운반선을 말한 것이기는 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LNG를 압축해 보관하는 기술에서는 기본원리가 같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해외순방시 세일즈 외교마다 우리 기업의 현지진출 현장을 찾아가며 경제-세일즈 외교에 공을 들였다. 해외정상을 만날 때는 '원론'에 그치지 않았다. 카타르의 경우처럼 구체적 사업을 짚어서 협조를 요청하곤 했다. 

지난해 3월 브루나이 국빈방문때 대림산업이 건설중이던 템부롱(Temburong) 대교 건설현장을 찾았다. 동서로 나뉜 브루나이 국토를 잇는 프로젝트로 브루나이 정부의 역점사업이다. 

2018년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바라카 원전 현장, 싱가포르 전철 차량기지 건설 현장에서 우리 대기업과 협력업체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이미 수주해서 건설중인 곳을 찾아가서 신규 수주에 무슨 도움이 되겠냐는 시선도 있었다. 청와대는 그러나 문 대통령이 찾는 현장은 해당국 정상과 정부가 관심을 기울이는 프로젝트가 대부분이란 데 주목했다. 한국 대통령이 힘을 실을 경우 해당국에서 우리 기업을 보는 시선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2일 외신 등에 따르면 카타르 수주물량은 당초 기대한 60척보다 많다. 한국 조선업계의 실력이 확인된 점도 고무적이다. 문 대통령은 4월23일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찾아 '알헤시라스'호 명명식을 갖는 등 해운과 조선분야 경쟁력 회복에 관심을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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