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기본소득은 정직하지 못하다"

[the300][인터뷰]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해진 기자 l 2020.06.22 06:06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이기범 기자

“요즘 상황을 보면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생각난다. 소설에서 레트 버틀러는 스칼렛 오하라에게 ‘혼란이 올 때, (돈을 벌) 기회가 온다’고 말한다”

“요즘 상황을 보면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생각난다. 소설에서 레트 버틀러는 스칼렛 오하라에게 ‘혼란이 올 때, (돈을 벌) 기회가 온다’고 말한다”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포스트 코로나19(COVID-19)’를 준비하며 소설 속 버틀러처럼 ‘위기에서 기회를 찾아내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위기가 그냥 기회가 되는 법은 없다. 남들과 달라야 기회가 온다. 이 의원은 ‘전에 없던’ 대규모 버블(거품)을 감수하겠단 각오가 우리에게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의원은 “자본주의에서는 버블 이상의 버블이 있어야 위기를 넘어가는 측면이 있다”며 “이번에는 우리가 적어도 디지털혁명과 생명과학, 그린뉴딜에 총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치 케네디처럼 과감한 도전”이라고 덧붙였다. 

사람을 달에 보내는 ‘나사 프로젝트’로 60년대 핵전쟁 위기를 돌파한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 만큼이나 담대한 결정과 투자가 우리에게도 필요하단 의미다. 

이 의원은 “코로나는 우리에게 ‘과연 선진국이란 무엇일까’, ‘어떤 나라인가’라는 물음을 던졌다”며 “대한민국이 전 세계 삶의 질 1위 국가로, 모범국가로 가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의원은 디지털 기관차가 미래로 달리게 하는 한편 사회 곳곳에 ‘디지털 쿠션’을 깔아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우리가 디지털 혁명의 선두주자가 돼야 하는데 당장 실업과 실직, 파산의 두려움을 안고 있는 수많은 이들과 기업이 부서지지 않게 함께 가느냐도 중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에서 제기하는 기본소득은 답이 아니라고 본다. 이 의원은 “코로나19 같은 재난이 닥쳤을 때 재난지원금을 주는 것엔 찬성한다. 부서지게 둘 수 없으니까. 하지만 한달에 60만원씩 5000만명에게 나눠주는, 300조원이 드는 기본소득은 (답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본소득은) 현실적이지도 않고 정직하지 못한 일이라고 본다”며 “가능하지 않을 일”이라고 했다.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이기범 기자


그가 제시하는 대안은 ‘참여소득’과 ‘저비용 도시’다. 매달 얼마씩 국민 주머니에 꽂기 전에 비싼 삶의 방식부터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의원은 “산업혁명이 만든 대량생산·대량소비 체제의 대도시는 집·주거·의료·교육 모든 게 비싸다”며 “디지털 혁명으로 소득과 일자리는 불안해지는데 수명은 120세까지 늘고, 고비용 문제까지 겹친다. 이렇게는 살 수 없다.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여소득은 공동체에 ‘기여하는 만큼’ 버는 소득이다. 이 의원은 ‘사회적 도토리’란 이름을 붙였다. 이 의원은 “누구는 아이를 봐주고, 누구는 영어를 가르쳐준다. 지불 비용을 줄이면서 돈이 생기는 것과 같은 효과”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시대에는 ‘데이터’가 유용한 도토리가 된다. 이 의원은 “미래학자들에 따르면 집에서 대부분 60%의 일이 일어나기 때문에 집에서 일어나는 데이터를 주면 집이 공짜로 생긴다는 얘기를 한다”며 “데이터를 생산하는 만큼 보상을 받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데이터 거래소’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예 일자리·주거·교육·문화가 한 세트가 된 ‘콤팩트 도시’를 만들어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한다. 지방 중소도시에 ‘혁신 저비용 도시’를 만들자는 구상이다. 

그는 “도시 전체가 위워크(글로벌 공유오피스 회사) 같은 시스템으로 만들어 학교, 도서관, 운동시설, 스마트 오피스가 유기적으로 연결하면 비용을 적게 들여 일하고, 운동하고, 아이들도 공부할 수 있다”고 했다. 

우리 사회 ‘돈 길’도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부동산 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의 전환이다. 이 의원은 “확장재정 정책은 당분간 불가피하다. 그런데 현재는 부동산 시장이 과잉됐다”고 짚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 때 주식시장이 700포인트 정도에서 시작해 2000포인트 쯤으로 끝났다”며 “2007년도 때 이야기인데, 지금 13년이 지났는데 2000포인트 박스권이다. 이건 문제가 있다. 유동성 자본이 주식시장으로 전환할 방법을 대대적을 고민할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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