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연 위상 되찾을 수 있을까…지상욱 "모든 것 쏟아붓겠다"

[the300]

김상준 기자 l 2020.06.30 15:28
지상욱 전 미래통합당 의원, 김은혜 미래통합당 대변인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 정책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여의도연구원 원장에 지상욱 전 의원 임명 관련 기자회견을 연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스1

미래통합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여연)이 다시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 신임 여연원장 지상욱 전 통합당 의원은 "대한민국이 최초로 낳은 정당정책연구원의 가치를 되찾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 원장은 30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상대책위원회로부터 여연원장이라는 중책을 맡아달라며 임명을 받게 됐다"며 "어려운 시기에 어깨가 무거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 원장은 "새로운 정치의 물결을 일으킬 수 있도록 뒷받침이 되는 정책들을 단순히 머리가 아니라 가슴과 국민으로부터 얻는 실질적 데이터를 가지고 내겠다"고 약속했다.

당의 재탄생을 이끌어 다가오는 대선에서 승리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지 원장은 "신뢰 회복이야 말로 우리가 2022년 대선에서 수권할 수 있는 가장 지름길"이라며 "다시 태어나지 않으면 (당에)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혁신을 위해 파격적인 여연 조직 개편 가능성도 열어놨다. 지 원장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모든 것은 백지 상태에서 승리하기 위해 어떤 방법도 다 할 수 있다"며 "우리의 현실 안에서 바꿀 것은 바꾸고 혁신할 것은 혁신해야 한다. 연구원이 지금까지 어떻게 해왔고 무엇이 문제였는지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지 원장은 오늘부터 바로 업무 보고를 받는다. 연구원 현황과 함께 앞으로 연구원 운영 등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연구원들과 논의할 예정이다.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은 오늘 오전 지 원장과 따로 만나 "실리콘밸리 출신의 엔지니어이자 공학도 출신으로서 데이터 정치, 정책적 선도로 창의의 대안을 제시해달라"고 당부했다고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이 전했다.

지 원장은 20대 총선 때 처음 국회에 입성했다. 새누리당(통합당 전신) 대변인과 원내부대표, 바른정당 정책위의장과 원내부대표, 예결위 간사로 활동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서울 중·성동을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통합당 내부에서 지 원장은 도시 재생, 건축 관련 정책 전문가로 통한다. 일본 동경대 공학대학원 건축학 박사 출신으로 연세대 토목공학과 겸임교수를 지냈다.

한편 여연은 총선 이후 통합당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보수는 실력'이라는 이미지를 만든 뿌리가 여연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지만, 총선을 전후로 여연이 '예전의 여의도연구원이 아니다'라는 말이 당 안팎에서 터져나왔다.

총선 참패 이후에는 항상 선거 패배 원인으로 지목됐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 5월 통합당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통합당은 뇌가 없다. 여의도연구원이 망가졌다"고 말한 바 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취임 후 '여의도연구원 해채'까지 언급했었다.

지 원장 '등판'으로 여의도연구원이 옛 명성을 되찾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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