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이인영·국정원 박지원·靑안보실 서훈..文 안보라인 재편

[the300]임종석·정의용은 외교안보특보에(종합)

김성휘 기자, 권다희 기자, 이지윤 기자 l 2020.07.04 05:40
[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은 3일 신임 국정원장에 민생당 박지원 전 의원(왼쪽), 국가안보실장은 서훈 국정원장,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4선 원내대표 출신의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내정했다. 2020.07.03.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①국정원장 박지원·통일부장관 이인영…국가안보실장 서훈
[the300]임종석·정의용은 외교안보특보(상보)

신임 통일부장관 후보자에 이인영 국회의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로는 박지원 전 국회의원이 3일 내정됐다.

서훈 국정원장은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임명될 예정이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이번에 물러나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각각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안보특별보좌관에 임명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같은 외교안보라인 재편 인사를 단행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3일 오후 브리핑에서 "통일부장관과 국정원장은 국회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국가안보실장과 외교안보특보는 이르면 오는 7월6일 임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인영 통일부장관 후보자는 민주화운동가 출신의 4선 국회의원으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냈다. 더불어민주당 남북관계 발전 및 통일위원회 위원장 맡는 등 남북관계에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췄다는 게 청와대의 평가다. 국회에서도 개혁성과 기획능력, 추진력 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청와대는 "이인영 후보자는 현장과 의정활동에서 쌓은 전문성 경험을 바탕으로 교착상태인 남북관계를 창의적 주도적으로 풀어나감으로써 남북간 신뢰회복을 획기적으로 진전시키는 등 남북 호혜 협력과 한반도 비핵화라는 국정과제를 차질없이 추진할 적임자"라고 밝혔다.

서훈 안보실장은 평생 국정원에서 일한 외교안보 전문가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기간 외교안보 공약 설계하고 국정원장 시절엔 국내정보담당관 제도를 폐지하는 등 국정원 개혁을 추진했다. 미국 일본의 외교안보 고위인사들과 긴한밀 네트워크로 남북 북미 정상 회담 등 현안을 기획 조율했다는 평가도 있다.

청와대는 "외교안보분야에 풍부한 정책경험과 전문성, 국정철학에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강한 안보,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국제협력 주도 등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구현이란 국정목표를 달성, 국민이 체감할 성과를 창출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는 거의 예상되지 않았던 깜짝 카드다. 4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제18 19 20대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활동했다. 김대중 대통령시절 대통령비서실장, 문화관광부 장관 등을 거쳤다. 특히 2000년 남북정상회담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기여했다.

박 후보자는 현 정부에서도 남북문제에 대한 자문 역할을 하는 등 북한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받는다.

청와대는 "오랜 의정활동에서 축적된 다양한 경험과 뛰어난 정치력, 소통력을 바탕으로 국정원이 국가안전보장이란 본연 업무를 충실히 수행토록 하는 한편 국정원 개혁을 지속 추진, 국민에게 신뢰받는 정보기관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임종석 외교안보특보에 대해 "현 정부 초대 비서실장 역임해 국정 전반에 대한 통찰력과 정무역량이 탁월할 뿐 아니라 외교안보에 다양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정에 대한 폭넓은 경험과 깊이잇는 식견을 바탕으로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자문역할을 내실있게 수행해, 국익수호와 한반도 평화정착에 큰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가안보실장에서 곧 외교안보특보가 될 정의용 특보는 외교관 출신으로 17대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 등을 지냈다. 현 정부 초대 국가안보실장에 임명돼, 남북 북미정상 회담 개최나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구축에 참여했다.

청와대는 "오랜 기간 국내외 외교현장에서 쌓아온 경험과 전문성 그리고 현 정부 국정철학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외교안보 특보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소 짓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②박지원+이인영에 북한, 서훈·정의용에 美·日 맡겼다


[the300]文대통령 3일 안보라인 재편성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안보라인 인사를 전격 발표하면서 교착상태인 한반도평화프로세스 개선에 승부수를 띄웠다. 국내적으로는 두달간 계속된 국정지지도 하락을 막기 위한 대책 성격도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신임 통일부장관 후보자에 이인영 국회의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로는 박지원 전 국회의원을 내정했다. 두 사람은 국회인사청문회를 거쳐 공식임명된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는 서훈 현 국정원장을 임명한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이번에 물러나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각각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안보특별보좌관에 임명한다. 안보실장과 두 명의 특보는 월요일인 6일 임명 예정이다.

5명의 안보 라인중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를 제외하면 모두 문재인정부 초기부터 당청 핵심부에 있던 인사다. '쇄신'이나 '물갈이'보다는 '재편'에 가깝다.

한반도평화프로세스에서 안정적 상황관리와 적극적인 상황반전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의지가 담겼다. 단순히 상황관리에 머물지 않으면서 과감한 대북 접근으로 돌파구를 열겠단 구상으로 풀이된다.



이인영= 기획, 창의, 주도



이인영 후보자에게는 기획력과 창의성. 주도적인 남북관계를 주문했다. 전임자인 김연철 전 장관이 여러 난관을 뚫는 적극적인 돌파 측면에서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와 비교하면 문 대통령이 이인영 후보자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 더욱 뚜렷해진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그에 대해 "현장과 의정활동에서 쌓은 전문성, 경험을 바탕으로 교착상태인 남북관계를 창의적 주도적으로 풀어나감으로써 남북간 신뢰회복을 획기적으로 진전시키는 등 남북 호혜 협력과 한반도 비핵화라는 국정과제를 차질없이 추진할 적임자"라고 밝혔다.


서훈= 미국, 일본…박지원= 북한



박지원 국정원장에게는 대북관계, 서훈 국가안보실장에게는 미국과 일본 등 전통적 우방관계를 맡긴 걸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박 후보자에 대해 "2000년 남북정상회담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기여했고 현 정부에서도 남북문제에 대한 자문 역할을 하는 등 북한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받는다"고 평가했다.

서훈 실장에 대해선 "미국, 일본의 외교안보 고위인사들과 긴한밀 네트워크로 남북 북미 정상 회담 등 현안을 기획 조율했다는 평가도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외교안보분야에 풍부한 정책경험과 전문성, 국정철학에 깊은 이해"가 있는 인사라고 강조했다.

앞서 북한은 정의용 실장, 서훈 국정원장을 특사로 보내겠다는 문 대통령의 제안을 거절하고 이 사실을 공개했다. 두 사람으로 대표되는 기존 안보라인에 불신을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이에 정의용 실장은 특보로, 서훈 원장은 안보실장으로 돌리면서 '북한을 아는' 박지원 후보자를 국정원장에 앉혀 미국 등 우방국은 물론 북한에도 신호를 보낸 걸로 풀이된다.

(서울=뉴스1) = 문재인 대통령이 3일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에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왼쪽)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임명했다. (청와대 제공) 2020.7.3/뉴스1




임종석=통찰력, 정의용= 미국



한편 임종석-정의용 두 특보의 역할도 주목된다. 두 사람에 대한 공통 평가로 "식견"이 담긴 점도 흥미롭다. 특보는 공식 직책보다는 자유롭지만, 문 대통령의 의중이 실렸다는 점에서 결코 비중이 작지않다. 문 대통령도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대통령이 특보로 임명했을 만큼 신뢰를 받았다.

청와대는 임종석 특보에게는 국정 전반을 보는 통찰력과 정무적 판단력을 기대했다. 정의용 특보에겐 미국을 설득하는 임무를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존 노 볼턴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회고록은 문 대통령과 정 실장의 역할을 비난했지만, 정 실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미정상회담을 설득할 만큼 소통능력을 갖춘 걸 역설적으로 드러냈다.

임 전 실장에 대한 청와대의 판단은 "현 정부 초대 비서실장을 역임해 국정 전반에 대한 통찰력과 정무역량이 탁월할 뿐 아니라 외교안보에 다양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정의용 실장에 대해 "남북-북미 정상회담 개최,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구축에 기여하는 등 복잡한 외교안보 현안에 슬기롭게 대처해 왔다"고 평가했다.



지지층 붙잡고 국정동력 만회할까


이날 인사가 국정지지율 등 분위기 반전의 계기가 될 지도 포인트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지지층의 재결집 여부와 직결된다. 안보라인 전면 재편을 위해선 인사검증 등 시간이 필요할 거란 당초 전망보다 이르게 5명의 인선을 내놓은 것은 이런 시급성을 반영한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박지원 후보자를 다른 직책도 아닌 국정원장에 발탁한 것이 눈에 띈다. 정치적 친소 관계나 호불호를 떠나, 필요한 곳에 필요한 사람을 썼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통일부 장관으로 내정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입장을 밝힌 뒤 의원실을 향하고 있다. 2020.7.3/뉴스1



③'정치인 통일장관' 이인영, 남북관계 돌파 '새 길' 찾을까
[the300]강경화 외교 '최장수 장관'…정경두 국방장관도 유임

문재인 정부 3기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 원내대표 출신 4선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내정된 건 중진 정치인 출신 통일부 장관을 통해 꽉 막힌 남북관계를 풀어내겠다는 의지의 반영이다. 다만 남북관계가 대외변수에 영향을 받는만큼 통일부 장관의 개인적 의지로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적이란 시각도 있다.



文 정부 통일부 장관, 관료→학자→정치인


이인영 후보자는 지난달 17일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이 남북관계 악화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뒤 유력한 차기 장관으로 꼽혀 왔다. 남북관계 경색 돌파를 위해 무게감 있는 정치인 출신 장관이 필요하다는 청와대와 여당의 중론 속에서다. 여권은 관료(1기 조명균 장관), 학자(2기 김연철 장관) 출신 통일부 장관의 한계를 지적해 왔다. 이 한계를 무게감 있는 정치인 출신 인사가 돌파할 것이란 기대다.

이 후보자는 남북관계에 대한 오랜 관심을 이력으로도 입증했다. 20대 전후반기 모두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활동했고, 21대에도 외통위에 지망해 배정됐다. 민주당 남북관계발전 및 통일위원회 위원장, 남북경제협력 특별위원회 위원장 등 남북관계 관련 이력으로 빼곡하다. '남북관계에 관심이 많은 중진의원'이란 교집합에서 명실공히 첫순위에 들어 왔다.

청와대가 이날 내정을 발표하며 밝힌 평가에도 이러한 기대가 고스란히 담겼다. 청와대는 이 후보자가 "남북관계에서 풍부한 경험과 전무성을 갖췄다"며 "국회의원 재임시에도 개혁성과 탁월한 기획능력으로 강한 추진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또 "현장과 의정활동에서 쌓은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교착 상태의 남북관계를 창의적이고 주도적으로 풀어나감으로써 남북 간 신뢰 회복을 획기적으로 진전시키는 등 남북 화해 협력과 한반도 비핵화라는 국정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할 적임자"라 했다.



통일부 장관 교체에도 난제 많아




이 후보자가 여러 면에서 통일부 장관 적임자란 데엔 이견이 크지 않다. 다만 통일부 장관이 실질적으로 남북관계 교착을 돌파할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이란 지적도 있다. 남북관계 자체가 북미관계 등 내부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 대외환경에 큰 영향을 받아서다.

여기에 남북관계를 물밑에서 조율하는 국가정보원과의 유기적 협업이 필요하고, 대미 외교를 담당하는 외교부와의 공조도 핵심적이다. 이 때문에 외교안보부처를 조율하는 국가안보실과 외교안보부처 수장들과의 호흡이 매우 중요하다.

일각에선 통일부 장관을 부총리로 격상시켜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통일부가 다루는 '남북관계'가 기본적으로 대통령의 의제이고 정보·외교부서와 함께 운영될 수밖에 없다는 구조적인 특성상 직제 격상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란 시각도 있다.

근본적으로 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후 북미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고, 2018년 한반도평화프로세스가 가속화했을 때 처럼 우리 정부가 조율할 수 있는 여지가 좁아졌다는 게 문제다. 북한이 우리 정부의 북미관계 개입을 노골적으로 거부하면서 남측의 인도적 지원이나 교류 제안 등도 모두 거절하고 있어서다.



이인영 "당장 할 수 있는 인도적 외교 협력부터 살펴볼 것"



이런 어려운 조건 속에서 통일부 장관으로 내정된 이인영 후보자는 "우리가 당장 할 수 있는 인도적 외교 협력의 문제라든지 지난 시기 우리가 함께 약속했던 것을 다시 신뢰를 통해 실천해가는 과정을 먼저 살펴볼 것"이라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내정이 발표된 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다시 평화로 가는 오작교를 다 만들 수 없어도 노둣돌 하나는 착실히 놓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후보로 내정된 포부를 밝혔다.

통일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대해선 "통일부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으리라 생각한다"며 "민족에 대한 한 없는 사랑과 무한한 충성심으로 임했을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또 "그간 부족한 점이 있었다면 새로운 창의적 대안을 만들겠다"며 "새로운 길을 만들면서 통일부가 민족의 부가 될 수 있도록 일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청와대의 외교안보라인 인선 속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자리를 지켰다. 문재인 정부 초대 외교부 장관인 강 장관은 현재로선 문재인 정부 최장수 장관이란 기록을 갖게 됐다. 정경두 장관은 2018년 8월 후보자로 내정돼 그해 9월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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