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강남 국회의원, 분노 삭히고 집 내놨다…왜?

[the300]

박종진 기자, 김상준 기자 l 2020.07.09 16:51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경제혁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희숙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0.7.8/뉴스1


"다주택자가 나쁜 사람이 아니다"고 역설하던 윤희숙 미래통합당 경제혁신위원장이 세종시 집을 매물로 내놨다. 집이 팔리면 1주택자가 된다.

'다주택자=죄인취급'에는 여전히 반대하지만 부동산 정책 비판의 최전선에 서야하는 만큼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서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위원장은 전날 세종시에 보유하던 주택을 지역 부동산중개 업체에 매물로 등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출신인 윤 위원장은 KDI가 있던 세종시에 정부 방침에 따라 분양을 받은 아파트가 있다. 서울 성북구 아파트와 함께 모두 2채다. 본인은 지역구(서울 서초갑)에 전세를 산다.

윤 위원장이 집을 팔기로 한 건 소모적 논쟁이나 공격에 휩싸이지 않기 위해서다. 참여연대가 6일 부동산 관련 입법을 다루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기재위)와 국토교통위원회(국토위) 위원 56명 중 17명이 다주택자라고 지적하자 기재위원으로서 이름이 오른 윤 위원장도 곤혹스러웠다.

집 두 채 가액은 4억9000만원에 불과했지만 다주택자라는 공세가 부담이었다.

제1야당 경제전문가로서 앞으로도 계속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데 다주택자라는 꼬리표가 괜한 논란을 낳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아무리 '옳은 소리'를 해도 다주택자를 비딱하게 보는 일부의 시선 탓에 전달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주위의 조언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집값 상승의 주범이 다주택자인 것처럼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며 세금과 규제로 부동산 시장을 통제하겠다는 발상에는 단호히 반대한다.

윤 위원장을 비롯한 통합당은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다.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포함한 과감한 공급 확대 정책으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는 얘기다.

통합당은 연일 정부의 부동산 정책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정부가 고위공직자들에게 주택을 팔라고 압박하는 것은 여론무마용이라고 비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해임하지 않으면 국회에서 해임 건의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통합당 부동산 대책 TF(태스크포스)는 토론회를 열었다. TF 위원장인 송석준 의원은 "주택시장의 정상적 수요를 투기행위로 보고 강력한 거래규제와 금융규제 등 규제가 난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부동산가격 상승이 일부 투기꾼에 의한 것이 아니라 풍부해진 유동성 때문이라며 정부 정책을 투기수요 억제보다는 공급에 맞춰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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