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4색 협치' 강조…여야 '흑백' 마스크 대조 속 개원

[the300]

유효송 기자, 김상준 기자 l 2020.07.17 06:00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국회 개원식에 참석한 국무위원과 여당 의원들이 흰색 마스크를(위),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검은색 마스크(아래)를 쓰고 참석하고 있다/사진=뉴스1


48일간 공전을 거듭하며 '최장 지각 개원식'을 연 21대 국회가 16일 오후 2시 국회의원 선서와 문재인 대통령의 개원 연설로 문을 열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176명 모든 의원이 참석해 연설 내내 박수로 호응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시국을 반영해 흰 마스크를 착용했다. 미래통합당은 규탄 리본을 옷 상의에 달고 검은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으로 본회의장에 입장해 여야가 '흑백' 대조를 이뤘다. 통합당 의원들은 연설 중 일부 대목에서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쯤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대통령은 짙은 남색 양복에 파란색과 분홍색, 주황색, 노란색 스트라이프(줄무늬)가 사선으로 그려진 '4색 넥타이' 차림으로 하늘색 마스크를 썼다.

개원식은 국회의원 선서, 박병석 국회의장의 개원사, 문 재통령의 시정 연설 순으로 50여분 동안 열렸다. 민주당 의원들은 개원식 시작 전 의원 선서문을 들고 의장석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연설은 오후 2시20분쯤부터 약 30분 동안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국회 본회의장 왼편 통로로 입장했다. 여당 의원들은 일어서서 박수로 환영했다. 통합당 의원들은 기립은 했지만 박수는 치지 않고 문 대통령을 맞이했다.

문 대통령은 단상 앞에 서 좌우를 번갈아 바라보며 차분히 연설을 했다. 여당 의원들은 연설 전후를 제외하고 총 18번의 박수를 치며 문 대통령의 연설에 호응했다. 연설 도중 문 대통령이 "국난극복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말하거나 "사상 최초의 ‘남북 국회 회담’도 21대 국회에서 꼭 성사되길 기대한다"고 언급하자 민주당의 박수갈채가 터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주로 '한국판 뉴딜'이나 '권력기관 개혁'등 연설 내용에 박수를 보냈다.

반면 통합당은 대통령의 연설 중 단 한차례도 박수를 치지 않았다. 특히 문 대통령이 "협치도 손바닥이 서로 마주쳐야 가능하다"라고 하자 야당 쪽에서는 "에이"와 같은 야유가 나오며 "협치합시다 협치" 등을 외침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주택공급 확대를 요구하는 야당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면서"라고 말할 때 야당 쪽을 쳐다봤지만 통합당의 반응은 없었다. 또 부동산 투기 수요와 관련한 대목에선 통합당 의원들이 작은 목소리로 "아"라며 웅성거렸다.

오후 2시50분쯤 문 대통령이 연설을 마치자 민주당은 기립해 큰 박수를 보낸 반면 통합당은 가만히 앉아있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시기를 반영해 연설이 끝난 뒤 마스크를 곧바로 착용했다.

문 대통령은 연설 종료 직후 곧바로 통합당 쪽으로 다가가 야당 의원들과 간단한 목례를 주고 받았다. 통합당 일부 의원들은 문 대통령의 눈 인사에 화답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통합당 좌석 뒤쪽을 돌아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와 짧게 악수를 했다.

이후 민주당 좌석 쪽으로 향해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 설훈, 이낙연 의원 등과 인사를 주고 받았다. 문 대통령은 이후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인사를 한 뒤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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