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와 경기도 오가는 광폭행보…"이재명이 달라졌어요"

[the300]

이해진 기자 l 2020.07.29 14:59
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2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고 대법원의 원심 파기환송으로 지사직을 유지하게 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입장을 밝히던 중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0.7.16/뉴스1



"이재명이 달라졌다"


경기 지역 국회의원들은 입을 모아 최근 이재명 경기지사의 언행이 달라졌다고 평가한다. 같은 편이라도 공격적으로 밀어붙였던 과거와 달리 차분하게 본인 영역을 구축하면서도 원팀 정신을 해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지사 본인 발언에서도 이같은 변화가 읽힌다. 지난 16일 무죄 판결 직후 낸 메시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하시고자 하는 일과 민주당이 지향하는 일이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2017년 19대 대선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치열한 경쟁 벌였던 것에 대해서도 스스로를 "싸가지가 없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8일 유튜브 채널 '김용민 TV' 등에서 이같이 말하며 "맞아봐야 정신이 든다고 좋은 경험도 됐다"며 "분명한 것은 문재인 정부가 성공해야 민주당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고 그래야 나도 활동할 공간이 생긴다"고 했다.

사법 족쇄를 푼 뒤로는 정책을 명분삼아 여의도를 찾는 발걸음도 한결 자연스러워 졌다. 지난 23일에는 소재·부품·장비 산업 육성방안 국회 토론회를 찾았을 때는 경기 지역 의원과 대거 함께하는 그림이 연출됐다.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정성호·김병욱·김영진·이규민 의원을 포함해 경기도 지역구를 위주로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만 약 20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 지사는 의원 하나하나와 악수하며 "다 도와주신 덕에 살아돌아왔다"며 토론회 분위기를 이끌었다.


여의도 파고드는 '이재명표 정책'
2017년 4월3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당시대선주자가 제19대 대통령후보자 수도권·강원·제주 선출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선출된 후 이재명 후보를 껴안고 있다./사진=뉴스1


'이재명표 정책'도 속속 입법으로 여의도 정치를 파고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안에서 이 지사 정책과 뜻을 같이하는 의원들이 이 지사와 교감하며 법안을 발의 중이다. 이 지사가 띄운 고위공직자의 부동산 백지신탁 의제는 신정훈 의원이 받아 공직윤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고 나섰다. 근로감독권 지자체 공유 아이디어는 윤준병 의원이 대표 발의했고, 병원 수술실 CCTV 설치는 김남국 의원이 대표발의 후 국회 간담회 등을 통해 이 지사와 함께 국회 통과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말'과 '경기도'에 갇혀있던 이재명표 정책에도 날개가 돋히는 모습이다. 이 지사 측근은 "어디까지나 경기도정을 우선한다"면서도 "도정과 정책을 고리로 여의도 접점을 늘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경기지사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경기도 소부장산업 육성방안 국회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07.23. photocdj@newsis.com



이에 탄력받듯 여의도를 향하는 이 지사의 발걸음도 더욱 과감해지는 모습이다. 지난 23일 국회 토론회 참석 후 이 지사는 경기 지역 의원들과 여의도 한 식당에서 만찬을 했다. 이 지사가 만든 자리로 전해졌다. 

이 지사 측은 "이 지사가 대법원 판결 후 경기 지역 의원들과 만나 감사 인사와 축하를 나누는 자리였다"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지만, 경기도가 아닌 여의도란 정치적 공간에서 의원들과 나눈 스킨십이란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이 지사는 오는 30일 또 한번 국회 일정이 예정돼 있다. 국회 기본소득 연구포럼 창립퐁회 및 세미나에서 참여한다. 코로나19(COVID-19) 정국에서 재난지원금 등 기본소득 관련 의제를 전국적 이슈를 던졌던 이 지사가 국회에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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