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초선의 본회의 데뷔… 빛난 野, 선넘은 與 누구?

[the300]

서진욱 기자 l 2020.08.02 06:00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왼쪽)과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사진=뉴시스.


초선 국회의원들의 본회의 데뷔 무대가 엇갈렸다. 야권이 묻힌 국회에서 빛난 야당 의원들이 나온 반면, 대정부질문 취지를 왜곡한 여당 의원도 있었다.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과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7월 임시국회에서 돋보였다. 이들은 정부외 여당의 핵심 정책에 대해 논리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조목조목 지적했다. 날카로운 문제 제기와 호소력 짙은 발언으로 큰 화제가 됐다.

윤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민주당의 부동산 법안(주택임대차보호법·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 강행 처리를 비판했다.

"저는 임대인이자 임차인이다"라며 발언을 시작한 윤 의원은 "제 머릿 속에 든 생각은 4년 뒤부터는 꼼짝없이 월세살이겠구나였다"며 해당 법안이 부동산 시장에 불러올 부작용을 설명했다. 임대인 부담의 임차인 전가, 저금리 시대의 전세제도 소멸 가속화, 매물 감소에 따른 전세대란 촉발 등 문제를 제기했다.

조정훈 의원은 대정부 질문에서 활약했다. 조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 더불어시민당 소속으로 당선된 범여권 인사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인 '한국판 뉴딜'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따졌다.

조 의원은 지난달 23일 국회에서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에게 한국판 뉴딜의 일자리 정책에 양극화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담기지 않았다고 질책했다. 그는 "사회적 격차가 해소되지 않고 오히려 늘어난다면 한국판 뉴딜은 우리 국민과 국가에 보약이 아니라 독약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시스.


이에 비해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대정부 질문에서 통합당을 향한 비판을 쏟아내 논란을 촉발했다. 조 의원과 마찬가지로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 나선 이 의원은 "통합당이 지난 두달간 어떤 모습을 보였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는 말을 시작으로 통합당 행보를 비판했다.

이 의원이 입법부가 행정부를 견제·감시하기 위한 대정부 질문 취지와 다른 발언을 이어가자, 통합당 의원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통합당 의원들의 고성과 삿대질이 이어지며 본회의장이 난장판이 됐다.

민주당 소속 김상희 부의장까지 "대정부 질문에 맞는 질의를 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이 의원은 통합당을 향한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자 통합당 의원들은 "들을 필요가 없다"며 줄지어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이 의원의 대정부 질문 발언은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선 큰 화제가 됐으나, 여당 의원이 그것도 초선 의원이 대정부 질문 취지를 왜곡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국회법과 삼권분립을 훼손하는 행태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통합당 초선 의원들은 국회의장단이 중립성을 잃었다는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이후 이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했다. 그는 "오늘 대정부질문 영상을 보시며 불편하셨던 분들이 계신다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통합당의) 무리하고 무례한 억측에 대해 묵과하고 지나갈 수 없어 질의시간 일부를 할애해 바로잡고자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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