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스타' 윤희숙, 또 나온다→안하기로…이유는?

[the300]

박종진 기자 l 2020.08.04 12:12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윤희숙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0.8.4/뉴스1


일약 '스타 의원'으로 떠오른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 발언자로 또다시 나설 예정이었지만 마지막 조율 과정에서 빠졌다.

여론의 주목에 따른 부담을 줄이면서도 메시지 전달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통합당은 4일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이날 오후 열리는 본회의 대응전략을 논의했다.

지난달 30일 본회의에서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단독으로 통과시킨 더불어민주당은 이날도 종합부동산세법과 지방세법, 부동산거래신고법 개정안, 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후속 입법안 등을 밀어붙일 예정이다.

통합당은 압도적 의석 수 차이로 실효성이 떨어지는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를 하지 않는 대신 반대토론과 자유발언 등으로 법안 처리의 부당함을 역설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종부세법, 소득세법, 법인세법 개정안 등 기획재정위 소관 법안 반대토론자가 3명에서 2명으로 줄었다. 당초 추경호, 류성걸, 윤희숙 의원이 토론자로 나서기로 했다. 윤 의원은 종부세법 개정안 반대토론을 할 예정이었지만, 막판 조율 과정에서 빠졌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윤 의원이 제외된 것에 "말이 반복돼서"라고 밝혔다. 윤 의원이 아니더라도 현안에 정통한 추 의원과 류 의원만으로 충분하다는 얘기다.

윤 의원을 제외한 데는 복합적인 사정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본인의 부담이 너무 컸다.

윤 의원은 지난달 30일 본회의에서 단 5분의 자유발언으로 여론의 집중적 관심을 받았다. "나는 임차인입니다"고 말하며 전세 사는 임차인 입장에서 조목조목 정부 부동산 대책의 허점을 지적해 많은 국민의 호응을 받았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07.30. mangusta@newsis.com


단숨에 '스타 초선의원'이 됐지만 심리적 압박이 상당했다. 문재인 정권 지지자 등을 중심으로 비난하는 문자메시지가 쏟아졌고 민주당 의원들은 윤 의원의 주택 소유 이력 등을 공격했다. 교수 출신으로 정치를 해본 적 없던 윤 의원으로서는 견디기 쉽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연이어 본회의장 반대토론에 나서야 하는 처지였다. 게다가 이번에는 임차인의 입장이 아니라 종부세 강화안에 반대해야 하는 편에서 논리를 펴야 하기 때문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당으로서도 굳이 모험을 할 필요가 없다. 윤 의원이 직전과 같은 호응을 얻지 못하거나 자칫 여론의 역풍을 맞는다면 손해다.

이날 반대토론과 자유발언에 나서는 다른 의원들을 위해서도 윤 의원이 나서지 않는 게 더 나을 수 있다. 여론의 관심이 윤 의원에게 집중돼 다른 의원들의 목소리가 묻힐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통합당 한 의원은 "지난 본회의에서 윤 의원이 연설을 잘했지만 그 정도로 반응이 좋을지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며 "또다시 그런 반응이 있을 것이란 보장도 없고 다른 의원들이 윤 의원과 비교되는 부담도 있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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