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일자리'에 고용보험기금, 3년만 10조→4조원대 급감

[the300]국회 "고용부, 일자리 사업별 세부평가 결과 공개하라"…내년 예산도 부실 편성 불가피

박종진 기자 l 2020.08.09 11:47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1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들이 실업급여설명회를 경청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6월 실업자가 IMF외환위기 이후 21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취업자는 전년동월대비 35만2000명 줄면서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취업자수가 4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여파가 이어지던 2010년 1월 이후 10년만이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2020년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올 6월 실업자는 122만8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9만1000명 증가했다. 이는 통계 시계열이 바뀐 1999년 6월 148만9000명을 기록한 이후 21년 만의 최대치다. 2020.7.15/뉴스


재정지원 일자리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올해 고용보험기금 적자가 3조26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국회의 분석이 나왔다.

재정 건전성을 강조해온 국회 예산정책처는 일자리 사업의 내실 있는 심사를 위해 사업별 세부 평가결과를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9일 국회 예산정책처(예정처)의 '2019회계연도 결산분석'에 따르면 재정지원 일자리 사업의 주요 재원인 고용보험기금은 지난해 2조877억원 적자에 이어 올해는 3조2602억원의 적자를 낼 전망이다.

누적적립금은 4조931억원으로 줄어든다는 예상이다. 2017년 10조2544억원에서 불과 3년 만에 6조원 이상이 사라지는 셈이다. 



국회 "고용노동부, 일자리 사업별 세부평가 결과 공개하라"…이대로는, 내년 예산도 부실 편성 불가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에 따른 고용 충격으로 재정수지 악화는 단기간에 회복되기도 어렵다.

예정처는 "재정 건전성이 악화되면 대량 실업의 발생 등으로 실업급여 지출이 증가하는 경우에 대비하기 어렵고 고용안정과 직업능력개발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 수행에도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기금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재정수지 관리방안을 적극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고용노동부가 일자리 사업의 사업별 평가등급 등 세부 평가결과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한다는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자료를 투명하게 내놓고 국회의 심사를 제대로 받으라는 요구다.

현재는 개선방안 등 총괄적 평가결과만 공개할 뿐 사업별 평가등급(S, A, B, C, D 등 5개 등급)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예정처는 "2019년 사업별 평가등급을 고려한 결산 심사는 물론 내년도 예산안 편성시 사업별 평가등급의 반영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서울-세종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 참석해 눈을 비비고 있다. 2020.7.30/뉴스1




실집행률 높여야, 중앙 정부가 돈 풀어도 현장서 막혀



또 예정처는 전체 결산분석에서 전반적으로 실집행실적 관리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최근 5년간 총지출 기준 집행률은 평균 96.2%로 양호했지만 교부성 예산의 실집행률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보조사업의 집행률은 97.3%, 출연사업의 집행률은 99.2%였지만 각각 1단계 실집행률은 88.8%, 96.7%로 낮다.

미세먼지와 선제적 경기 대응을 목적으로 편성된 5조8000억원의 추경(추가경정예산) 집행도 마찬가지였다. 추경증액분의 집행률은 96.9%였지만 실집행률은 87.9%에 불과했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예산을 집행해도 실제 사업현장 등에서 집행되지 않거나 추진되는 속도가 느리다는 뜻이다. 특히 추경 집행처럼 긴급성이 핵심인 사업에서는 문제가 더 심각할 수 있다.

예정처는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한 소재·부품·장비 지원사업에서도 예산 실집행률을 더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소상공인 지원사업에서는 전통시장 지원사업이 연례적으로 실집행이 부진(2019년 실집행률 66.4%)하다며 지연요소를 해소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안일환 기획재정부 차관이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8차 재정관리점검회의를 주재, 발언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2020.07.31. photo@newsis.com




국회 예산정책처 "재정건전성, 민간부채 증가 고려해야"



재정 건전성 문제에서는 정부부채만 따지지 말고 총부채(가계부채+기업부채+정부부채)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비율을 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의 정부부채뿐만 아니라 증가하는 민간부채를 고려해 재정 건전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2016년 1343조원(GDP 대비 77.1%)에서 2019년 1600조원(83.6%)으로 증가했다. 기업부채는 같은 기간 1643조원(94.4%)에서 1954조원(102.1%)으로 늘어났다.

예정처는 같은 날 발간한 '한국경제의 구조변화와 대응전략' 보고서에서 "생산연령인구의 감소, 4차 산업 혁명으로 인한 노동수요의 감소, 화석연료 사용감소 등이 나타나면서 전통적인 세입에 기반할 경우 재정수입 감소가 예상된다"며 "반면 인구구조 변화 등으로 재정지출은 증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예정처는 "재정의 지속가능성과 효율성, 그리고 형평성을 확보하기 위해 중장기적인 목표에 기반한 전략적 지출검토, 하향식 예산과정을 도입하는 방안 등의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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