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항모·핵잠·아이언돔…코드는 '北 무력화'와 '자주안보'

[the300](종합)'21~25 국방중기계획'…내년부터 5년 동안 국방비 300조원

최경민 기자 l 2020.08.10 16:43
자료=국방부

군이 바다에 경항공모함와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한 가운데, 북한 장사정포의 위협을 완전히 방어하는 아이언돔(Iron Dome)을 구축한다. 정찰용 위성이 만든 언블링킹 아이(Unblinking Eye, 감지 않는 눈)를 통해 동아시아 안보상황을 실시간으로 관측한다.

국방부는 10일 '21~25 국방중기계획'을 통해 이같은 국방비전을 공개했다. 2020년대에 우리군이 추진할 자주국방 정책의 큰 틀을 잡은 셈이다. 병력 감축 국면에서 오히려 첨단무기를 확보해 기술집약적 군을 만들 방침이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향후 5년 동안 국방비에 총 300조7000억원을 쓴다. 연평균 국방비 증가율은 6.1%. 올해 50조2000억원 수준이었던 국방비는 △2021년 53조2000억원 △2022년 56조5000억원 △2023년 59조8000억원 △2024년 63조6000억원 △2025년 67조6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국방부는 우선 내년부터 경항모 확보사업을 추진하겠다고 공식화했다. 실제 전력화는 2030년이 지나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항모는 3만톤급 규모로 병력·장비·물자 수송능력이 뛰어나다. 특히 F-35B와 같은 수직이착륙 전투기 운용이 가능하다.

국방부 관계자는 "해양분쟁 발생 해역에 신속히 전개해 해상기동부대의 지휘함 역할을 수행한다"며 "해외에서 재해·재난 발생 시 재외국민 보호, 해난사고 구조작전 지원 등 초국가·비군사적 위협에도 대응 가능한 다목적 군사기지의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3600톤·4000톤급 잠수함 건조도 추진 과제다. 국방부는 "추진방식은 현 단계에서 말하기 부적절하다"고 했지만, 4000톤급 잠수함은 핵추진 잠수함(핵잠)을 의미하는 것이다. 선체 내 핵연료로 구동하는 핵잠은,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

국방부는 4000톤급 잠수함과 관련해 "SLBM을 탑재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미사일, 어뢰 등 잠수함 무장능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이 숙제다. 한국이 원자력을 군사적 목적으로 쓸 수 없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8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통화에서 핵잠의 도입 여부를 타진했던 바 있다.

북한이 가진 무기 중 수도권에 직접적으로 위협이 되는 장사정포의 방어를 위한 아이언돔도 추진한다. 전력화는 빠르면 2020년대 후반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미국 해군의 로스앤젤레스급 핵추진 잠수함 '오클라호마시티'(6900t급). 2019.07.28. yulnetphoto@newsis.com

아이언돔은 팔레스타인 로켓 등을 요격하기 위해 이스라엘이 개발한 것이다. 이것을 '한국형'으로 만들겠다는 게 국방부의 계획이다. '천궁-2' 등 우리의 요격미사일을 활용할 수 있다. 수도권 전체를 커버할 수 있게 한국형 아이언돔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

우주에는 2025년까지 군사용 정찰위성을 띄운다. 최근 우리 군은 한국의 첫 군 전용 통신위성 아나시스(ANASIS) 2호를 발사했다. 후속과제로 군사용 정찰위성 발사를 얘기해 왔는데, 이를 2025년까지 달성하겠다고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이 군사용 정찰위성에 맞춰 고체연료를 사용한 로켓 기술 개발이 이뤄진다. 최근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을 통해 우주발사체에 대한 고체연료 사용제한이 완전히 해제됐던 바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개발은 5년 정도 보고 있다"며 "초소형 정찰위성 발사 때까지 개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이지스함 추가 전력화 △독자적인 6000톤급 한국형 차기구축함 확보 △유사시 대응능력이 강화된 3000톤급 잠수함 전력화 △패트리어트와 국내 개발 철매-Ⅱ 성능개량형 추가 배치 △현재 대비 약 3배의 요격미사일 확보 등이 주요과제다.

전체적으로 볼 때 군의 계획은 북한의 안보 위협을 완전히 무력화시키는 동시에, 동북아 안보 상황에 주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만드는 것에 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한미 전시작전권 전환(2022년 목표) 이후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취지도 읽힌다.

한편 국방부는 병 봉급을 2025년까지 병장기준 월 96만3000원(하사 1호봉 50%)으로 인상할 계획이다. 봉급 기준을 '최저임금'에서 '하사 1호봉'으로 바꿔 병사들의 처우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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