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1위 이재명 "국민 거스르는 정치인은 깨진다"

[the300][300티타임]이재명 경기지사

이해진 기자, 김하늬 기자 l 2020.08.17 08:15


이낙연 앞지른 이재명…"물(국민) 거스른 배(정치인)는 깨진다"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기본소득 연구포럼 창립총회 및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7.30/뉴스1




기본소득, 자치경찰제, 부동산 정책에 막힘없이 '답안지'를 작성하던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망론에 대해서는 말을 아꼇다. 자신이 답하기보다 국민의 '풀이과정'을 지켜보고 기다리겠다는 의미다.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에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난 이 지사는 "정치는 국민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날 공교롭게도 이 지사는 이낙연 당대표 후보를 제치고 여권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 지사는 최근 급격한 상승세를 달리는 자신의 지지율 동력을 묻는 질문에 빙긋 웃어만 보였다. 공고해보였던 이낙연 의원의 대권주자 1위 자리를 위협하는 자리까지 근접한 원인을 스스로 말하기 쑥쓰럽기도 하지만, 본인도 국민의 마음에 귀기울인다는 것으로 보였다. 

그는 "몇몇 정치인들은 자기들이 정치를 한다고 착각한다, 자기들끼리 이합집산 하는데 '다 물 위에 뜬 배들'일 뿐"이라고 했다. 국민이 대권주자로서의 소임을 맡기면 따르겠다는 뜻으로 읽혔다.

그는 "진짜 정치는 국민들이 하는 것이고, (정치인은) 그 흐름을 따라서 가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물의 흐름이란 것을 무슨 수로 거스를 수 있겠느냐"며 "(거스르면) 배끼리 부딪혀 깨진다"고 강조했다.



사이다 이재명?...'실용주의자' 이재명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3월2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평화의 궁전에서 나오고 있다./사진=뉴스1


이 지사의 인기비결로 통상 '사이다' 같이 톡톡 쏘는 시원함이 꼽힌다. 코로나19(COVID-19) 확산이 우려될 때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을 검체 체취를 위해 직접 찾아가거나, 경기도민 모두에게 10만원의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해 정부 재난지원금 지급의 촉매제 역할을 한 것, 수십년 유예돼온 경기지역 하천계곡을 정비한 일 등…

이 같은 면모는 이낙연 당대표 후보의 안정감과 포용성과 대조되는 이 지사의 강점으로 꼽히기도 한다. 김부겸 당 대표 후보는 "이 지사가 경기도정을 통해 문제를 하나하나 고쳐가는 덕분에 요새 너무 뜨더라"며 "선거를 하다 보니까 '왜 당신은 이재명처럼 하지 못하느냐'고 하는데, 그게 하루아침에 되나. 답답하다"고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하지만 이재명은 자신을 '사이다' 보다 '실용주의자'로 정의하고 싶어했다. 그는 현안에 대한 정치적 입장을 물을 때마다 "저는 아직 행정가"라며 "도정에 전념해야 한다"고 손사레쳤다. 그는 스스로 '날때부터 진보'라고 말하지만 정책에는 진보, 보수가 따로 없다고 본다. 좌파든 우파든 유용하고 효율적인 정책을 조립해 쓰면 된다는 입장이다. 이상을 쫓다가 가성비 낮은 정책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지사는 "안 하는 것 보다는 멋진 그림을 제시하고, 못 하는 것보다는 작은 그림으로라도 조금씩 조금씩 하자, 그래야 성공한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기본소득이 그렇다. 이 지사는 한국사회에 기본소득 의제를 앞서 던졌음에도 첫 해에 연 20만원 기본소득을 주장했다. 첫해에 20만원으로 시작해 매년 조금씩 증액해, 수년 내에 연 50만원까지 만들면 연간 재정부담 10~25조원으로 기본소득을 '시작'할 수 있단 제안이다. 100만원, 200만원을 말하는 후발주자들 보다 한참 적은 액수다.

일각에서는 '푼돈 기본소득', '가짜 기본소득' 이라고 비판했다. 그를 향해 '사이다 답지 못하다', '우파에 포획됐다', '복지정책의 전형을 흩트린다'고도 했다. 

이 지사는 "기본소득 200만원 하려니 돈이 없다고 하면서 20만원 주자고 하니 '푼돈'이라고 한다"며 "그럼 그건 기본소득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작게라도 시작해야 성공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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