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이자 "민망하다 민망해", 정세균 "너무 많이 끄집어 내지는…"

[the300]

김상준 기자 l 2020.09.16 16:26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사진=뉴스1

1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세균 국무총리와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민망함'을 공유했다. 임 의원이 정 총리에게 최저임금 인상 등 정책의 실패를 지적하며 "민망하지 않냐"고 묻고 정 총리가 인정하면서다.

임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정 총리가 지난 10일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 군 휴가 특혜 의혹에 대해 "민망하다"고 한 점을 거론하며 "사전을 보면 민망하다는 말의 뜻은 '겸연쩍고 부끄럽다'다. 제가 볼 때 민망한 정책을 몇 가지 지적하겠다"고 입을 뗐다.

임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지키지 못한 점을 지적하며 "임기 내에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정 총리는 "사실상 어려울 것 같다. 첫 해는 16.4%, 다음해에는 10.9% 인상하는 등 노력했는데 지난해, 올해 낮은 한 자리수로 인상하다보니 공약을 지키가 어렵게 됐다. 물론 이유는 있지만 매우 민망하다"고 했다.

임 의원은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보안검색요원 비정규직 정규직화 논란도 "민망하다"고 비판했다. 임 의원은 "문 대통령이 2017년 5월10일 인국공을 방문했는데, 그 전에 입사한 분들은 (정규직 전환) 시험이 면제되고 이후에 입사한 분들은 시험을 봐야 한다. 민망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정 총리가 '자세한 경위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로 말하자 임 의원은 "어쨋든 민망한 것이 맞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정 총리는 "그럴 수도 있다. 그런데 너무 민망한 것을 많이 끄집어 내진 말아주시라"고 당부했다. 이 과정에서 정 총리와 임 의원 모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이어 임 의원은 "한국공항공사에도 보안검색요원 있는데 왜 직고용이 안 되느냐. 대통령이 간 곳은 산삼 뿌리를 먹고 안 간 곳은 무 뿌리를 먹는 것이냐. 민망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에 정 총리는 "어느 한쪽에서 좋은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이뤄지면 다른 곳에도 전이될 수 있다. 한꺼번에 다 해야 한다는 군사문화적 사고보다는 어딘가에서 바람직한 현상이 일어나면 그게 불씨가 돼 들불처럼 퍼지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임 의원은 "백번 동의한다"면서도 "그러나 대통령이 찾아가지 않은 '변방'부터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먼저 했으면 얼마나 더 좋았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민망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정세균 국무총리/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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